선거결과를 통한 정치적 특징과 의미

입력 1991.06.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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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선거결과를 보면 은 짚어보고 음미해 볼만한 내용이 여러 곳 있습니다.

민자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 무소속의 예상외 선전으로 요약되는 선거결과는 우리 정치권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해 주기도 합니다.

유권자들이 안정을 추구했다는 점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일이지만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집권당에게 압승을 안겨준 민심도 다각도로 분석해봐야 할 일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정치적 특징과 의미를 조순용 기자가 짚어봅니다.


조순용 기자 :

지구당위원장이 구속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세 후보를 모두 당선시킨 민자당 강남을 지구당의 환호는 이번 선거의 최대이변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의 승패의 관권이라면 여야 모두가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치며 백중세를 점쳤던 서울에서 여당인 민자당이 전체의석의 83% 차지라는 뜻밖의 결과는 최대이변이며 전통적인 야당도시라고 서울을 믿고 있는 야당들에게는 깊은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3당 합당의 여파로 민주당이나 민자당 공천탈락자들이 대부분인 무소속과의 각축이 예상된다던 부산에서도 민자당은 51명 의원정수 가운데 단 1명만을 야당에 내주었을 뿐 대승을 거두어 도시는 곧 야당이라는 종례의 인식이 무너졌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역당 탈피라는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 평민 당에서 옷을 갈아입은 제1야당 신민당은 철저히 실패함으로써 오히려 지역당 인식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새로운 야당의 입지를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민주당은 전국 어느 곳에서도 의미 있는 숫자에 당선자를 내지 못해 사실상 몰락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야권 단일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에서도 민자당이 2/3이상의 당선을 이룩함으로써 이제 야권은 새로운 방식의 질적인 야권통합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읽게 됐습니다.

개표초기 집계에서 드러났듯이 20대 군인 등이 대부분인 부재자표가 거의 무소속이나 야당에 모아졌던 사실은 부재자투표의 의혹을 씻어줬다는 측면과 함께 전체 유권자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2~30대 젊은 유권자의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었습니다.

따라서 2~30대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기권함으로써 야당은 참패했고 전국에서 40.5%의 득표율을 얻어 민자당은 전체의석의 65%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민당보다 의석수에서는 뒤졌지마는 득표율에서는 오히려 앞선 무소속의 대거진출도 눈에 띈 대목인데 이는 기성정당들에 대한 불신에 반사위기에서 풀이돼 앞으로 정치구도에서 무시 못 할 요인으로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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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결과를 통한 정치적 특징과 의미
    • 입력 1991-06-21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선거결과를 보면 은 짚어보고 음미해 볼만한 내용이 여러 곳 있습니다.

민자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 무소속의 예상외 선전으로 요약되는 선거결과는 우리 정치권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해 주기도 합니다.

유권자들이 안정을 추구했다는 점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일이지만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집권당에게 압승을 안겨준 민심도 다각도로 분석해봐야 할 일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정치적 특징과 의미를 조순용 기자가 짚어봅니다.


조순용 기자 :

지구당위원장이 구속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세 후보를 모두 당선시킨 민자당 강남을 지구당의 환호는 이번 선거의 최대이변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의 승패의 관권이라면 여야 모두가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치며 백중세를 점쳤던 서울에서 여당인 민자당이 전체의석의 83% 차지라는 뜻밖의 결과는 최대이변이며 전통적인 야당도시라고 서울을 믿고 있는 야당들에게는 깊은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3당 합당의 여파로 민주당이나 민자당 공천탈락자들이 대부분인 무소속과의 각축이 예상된다던 부산에서도 민자당은 51명 의원정수 가운데 단 1명만을 야당에 내주었을 뿐 대승을 거두어 도시는 곧 야당이라는 종례의 인식이 무너졌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역당 탈피라는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 평민 당에서 옷을 갈아입은 제1야당 신민당은 철저히 실패함으로써 오히려 지역당 인식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새로운 야당의 입지를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민주당은 전국 어느 곳에서도 의미 있는 숫자에 당선자를 내지 못해 사실상 몰락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야권 단일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에서도 민자당이 2/3이상의 당선을 이룩함으로써 이제 야권은 새로운 방식의 질적인 야권통합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읽게 됐습니다.

개표초기 집계에서 드러났듯이 20대 군인 등이 대부분인 부재자표가 거의 무소속이나 야당에 모아졌던 사실은 부재자투표의 의혹을 씻어줬다는 측면과 함께 전체 유권자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2~30대 젊은 유권자의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었습니다.

따라서 2~30대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기권함으로써 야당은 참패했고 전국에서 40.5%의 득표율을 얻어 민자당은 전체의석의 65%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민당보다 의석수에서는 뒤졌지마는 득표율에서는 오히려 앞선 무소속의 대거진출도 눈에 띈 대목인데 이는 기성정당들에 대한 불신에 반사위기에서 풀이돼 앞으로 정치구도에서 무시 못 할 요인으로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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