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쿠데타실패 발표

박성범 앵커 :

고르바초프의 개방과 개혁정책에 따라서 성숙된 시민의식과 민주의식을 쌓아온 소련 국민들은 드디어 그들이 지켜야 할 소중한 자유의 가치를 스스로 지켰습니다.

오늘 모스크바 시내에는 수십만 명이 모여서 시민 승리축하 대회를 여는 등 소련 곳곳이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필도 기자 :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은 오늘 열린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에서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야나예프 등 비상사태위원회의 8명 가운데 7명을 체포하거나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

야나예프, 크류츠코프도 역시 체포됐습니다.

정필모 기자 :

이들 8명 가운데 푸고 내무장관은 체포되기 직전에 부인과 함께 권총자살을 기도해 오늘 오후 숨지고 부인은 위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련연방 검찰청으로부터 국가 반역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에 재판에 회부돼 국가범죄에 상응한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련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고르바초프 이전 소련군부가 사용했던 숙청이나 망명 강요는 하지 않고 당에서의 제명이나 공직박탈의 수준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고르바초프가 이들을 사면해 무력화된 보수파마저 품안에 두려는 정치적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입지가 강화된 옐친이나 소련 국민들이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