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쿠데타실패 주한소련대사 기자회견

박성범 앵커 :

소련의 쿠데타가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한 소련대사관 등 서울 거주 소련인들도 기쁨과 안도의 빛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예레멘코 소련 대리대사는 오늘 긴 침묵을 깨고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정지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지환 기자 :

예레멘코 주한 소련 대리대사는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불안 초조한 심정에서 벗어나 모처럼 환한 웃음을 띄었습니다.

예레멘코 (주한 소련 대리대사) :

한마디로 하면 난 대단히 기쁩니다.

우리 소련국민들이 그렇게 자유롭게 민주화의 길을 위해서 나아갈 수 있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 소련하고 한국간의 관계는 성공적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을....

정지환 기자 :

그동안 무거운 공기감이 돌던 대사관공기도 활기차게 바뀌었습니다.

각계에서 이어진 경축전보와 함께 직원들은 자축파티를 열어서 페레스트로이카의 부활을 축하했고 사무실은 전처럼 소련입국 비자신청인들로 붐볐습니다.

태능선수촌에서 코치생활을 하고 있는 소련인 코치들도 쿠데타 실패소식이 전해지자 함께 모여 그동안의 불안감을 씻어내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쁘띠아띠에 (펜싱코치) :

고르비와 옐친, 민주주의가 승리해 무척 기쁩니다.

크솔라포바 (체조코치) :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정지환 기자 :

이밖에도 오늘 쿠데타 실패소식이 전해진 뒤로 소련 아에로플로트 항공과 대한항공에는 그동안 뜸했던 소련 행 예약문의가 잇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