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 전용아파트 정상인이 차지

입력 1991.09.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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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앵커 :

장애자들을 위해서 지난 88년에 지은 장애자 전용아파트의 실제 입주가가 대부분 정상인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짧은 기간에 분양금을 낼 수 없었던 장애인들이 입주를 포기하고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아넘겼기 때문입니다.

변덕수 기자가 보도 합니다.


변덕수 기자 :

서울 문정동에 있는 장애자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에는 다른 아파트와는 달리 이렇게 복도에 장애자용 난간이 설치돼 있어 이곳이 장애자용 아파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거실과 방 사이에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문턱을 만들지 않았고 복도와 화장실도 일반 아파트보다 넓습니다.

처음부터 장애인 전용아파트로 만들어 88년 장애자 올림픽 선수촌으로 사용한 뒤 장애인들에게만 분양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분양된 뒤 2년이 지난 지금 474세대 가운데 90%나 정상인들이 자치하고 있습니다.


진안실 (장애인) :

계약금을 10일 이내에 불입을 하라고 통지를 받았어요.

그런데 우리 그 영세한 환자들이 갑자기 그 많은 동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계약금이 531만원인데....


변덕수 기자 :

45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2천8백만 원이나 되는 분양금을 낼 수 없었던 장애인들은 입주를 포기하고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아넘긴 것입니다.

모처럼 마련한 장애인 시설이 엉뚱하게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시설을 만들 때는 장애인들의 능력과 형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강병근 (건국대 교수) :

일반 분양과는 달리 사회복지차원에서 장기 영구임대주택으로 분양을 해주는 것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변덕수 기자 :

전문가들은 또 장애인들이 스스로 설 수 있게끔 장애자용 공장 같은 자활시설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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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자 전용아파트 정상인이 차지
    • 입력 1991-09-02 21:00:00
    뉴스 9

이규원 앵커 :

장애자들을 위해서 지난 88년에 지은 장애자 전용아파트의 실제 입주가가 대부분 정상인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짧은 기간에 분양금을 낼 수 없었던 장애인들이 입주를 포기하고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아넘겼기 때문입니다.

변덕수 기자가 보도 합니다.


변덕수 기자 :

서울 문정동에 있는 장애자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에는 다른 아파트와는 달리 이렇게 복도에 장애자용 난간이 설치돼 있어 이곳이 장애자용 아파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거실과 방 사이에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문턱을 만들지 않았고 복도와 화장실도 일반 아파트보다 넓습니다.

처음부터 장애인 전용아파트로 만들어 88년 장애자 올림픽 선수촌으로 사용한 뒤 장애인들에게만 분양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분양된 뒤 2년이 지난 지금 474세대 가운데 90%나 정상인들이 자치하고 있습니다.


진안실 (장애인) :

계약금을 10일 이내에 불입을 하라고 통지를 받았어요.

그런데 우리 그 영세한 환자들이 갑자기 그 많은 동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계약금이 531만원인데....


변덕수 기자 :

45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2천8백만 원이나 되는 분양금을 낼 수 없었던 장애인들은 입주를 포기하고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아넘긴 것입니다.

모처럼 마련한 장애인 시설이 엉뚱하게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시설을 만들 때는 장애인들의 능력과 형편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강병근 (건국대 교수) :

일반 분양과는 달리 사회복지차원에서 장기 영구임대주택으로 분양을 해주는 것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변덕수 기자 :

전문가들은 또 장애인들이 스스로 설 수 있게끔 장애자용 공장 같은 자활시설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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