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무방비

입력 1991.10.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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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이번 대구 방화 사건과 그 피해는 우리에게 몇 가지 큰 교훈을 던져 줍니다.

인명 피해가 컸던 원인과 문제점을 대구에서 오헌주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오헌주 기자 :

한 청년의 순간적인 감정 폭발로 16명이 숨지는 참사를 빚은 대구 심산4동 거성관 나이트클럽입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술안주와 테이블, 여기저기 흩어진 신발과 옷가지 등이 사고 당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이 난 지 14분이라는 빠른 시간에 진화됐는데도 불구하고 16명이라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것은 종업원들이 화재에 대한 기본상식이 부족했고 소방 당국도 형식적으로 소방 점검을 했기 때문입니다.

불이 나자 전기 기사 24살 권오만 씨는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착각해 나이트클럽의 전원스위치를 꺼버림으로서 홀 전체가 암흑천지로 변했고 또 단전이 됐을 경우 당연히 켜져 있어야 할 이 비상등이 꺼지는 바람에 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컸습니다.


남병일 (거성관 약사) :

저도 불이 있을 때까지는 침착했습니다.

침착했는데 불이 꺼지니까 저도 갈 길이 바쁘더라고요.

그래서 벌벌 기어 나오다 보니 다치기도 하고 잘못 들어가서 화장실에 들어갔다 다시 기어나오고...


오헌주 기자 :

특히 정원의 80명의 두 배인 150명을 입장시킨 데다 5명의 무대에 깔린 카페트 등에서 나오는 유독가스로 진화와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 나이트클럽의 소화전도 작동되지 않아 진화 작업에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도 관할 서부 소방서가 지난달 실시한 정기점검에서는 아무런 하자도 없는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이밖에도 나이트클럽 부근에 있는 태양주유소에서도 사용치도 확인하지 않고 술 취한 김 씨에게 휘발유를 판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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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무방비
    • 입력 1991-10-18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이번 대구 방화 사건과 그 피해는 우리에게 몇 가지 큰 교훈을 던져 줍니다.

인명 피해가 컸던 원인과 문제점을 대구에서 오헌주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오헌주 기자 :

한 청년의 순간적인 감정 폭발로 16명이 숨지는 참사를 빚은 대구 심산4동 거성관 나이트클럽입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술안주와 테이블, 여기저기 흩어진 신발과 옷가지 등이 사고 당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이 난 지 14분이라는 빠른 시간에 진화됐는데도 불구하고 16명이라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것은 종업원들이 화재에 대한 기본상식이 부족했고 소방 당국도 형식적으로 소방 점검을 했기 때문입니다.

불이 나자 전기 기사 24살 권오만 씨는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착각해 나이트클럽의 전원스위치를 꺼버림으로서 홀 전체가 암흑천지로 변했고 또 단전이 됐을 경우 당연히 켜져 있어야 할 이 비상등이 꺼지는 바람에 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컸습니다.


남병일 (거성관 약사) :

저도 불이 있을 때까지는 침착했습니다.

침착했는데 불이 꺼지니까 저도 갈 길이 바쁘더라고요.

그래서 벌벌 기어 나오다 보니 다치기도 하고 잘못 들어가서 화장실에 들어갔다 다시 기어나오고...


오헌주 기자 :

특히 정원의 80명의 두 배인 150명을 입장시킨 데다 5명의 무대에 깔린 카페트 등에서 나오는 유독가스로 진화와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 나이트클럽의 소화전도 작동되지 않아 진화 작업에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도 관할 서부 소방서가 지난달 실시한 정기점검에서는 아무런 하자도 없는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이밖에도 나이트클럽 부근에 있는 태양주유소에서도 사용치도 확인하지 않고 술 취한 김 씨에게 휘발유를 판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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