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위험 상존

입력 1991.10.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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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대형 화재 참사는 지하시설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지하 유흥업소들이 탈출 비상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고 특히 인화성이 높은 내부 장식을 해놓고도 소방장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화재의 경우에는 질식사가 많은 점도 공통적인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박선규 기자 :

서울시내의 한 나이트클럽입니다.

좁은 계단을 통해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깔린 고급스런 카페트가 홀 안에까지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넓은 홀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 등이 빡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무대 쪽은 장식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시설물들이 불에 치명적으로 약하다고 하는 점입니다.

이들 시설물들은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무대 뒤쪽의 전선과 함께 대형 화재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300여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홀의 비상구입니다.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와 다다른 문은 바깥으로 향하는 문은 이렇게 굳게 닫혀 있습니다.

사정은 주변의 다른 업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상계단에 가득 쌓인 음료수 상자 등과 비상문에 용접된 몇 개의 잠금장치는 평상시 이곳이 제대로 사용되던 비상구가 아님을 설명해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화기와 소화전 등의 형식적인 소방 장비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이 태반입니다.


이홍규 (서울 남부소방서 노량진 경찰서장) :

이런 곳이 화재가 발생하면은 거기에서 나온 유독성 가스 때문에 저희 소방관들이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박선규 기자 :

문제는 이런 유흥업소의 화재 무방비 시설이 거의 단속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행법상 지하 업소의 천정과 벽은 불에 타지 않는 재료를 쓰게 돼 있지만 이게 무시된 지는 이미 오랩니다.

그나마 무대장치에 대해서는 이런 규정조차 없습니다.

이런 점은 해마다 네 차례씩 실시되는 소방본부의 정기 점검에서도 무시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형식적인 점검이 대형 참사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최근에는 심야 영업 제한을 피해 비상구는 물론 정상 통로까지 막고 영업을 하는 업소가 늘어 대형 참사의 가능성은 더욱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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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위험 상존
    • 입력 1991-10-18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대형 화재 참사는 지하시설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지하 유흥업소들이 탈출 비상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고 특히 인화성이 높은 내부 장식을 해놓고도 소방장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화재의 경우에는 질식사가 많은 점도 공통적인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박선규 기자 :

서울시내의 한 나이트클럽입니다.

좁은 계단을 통해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깔린 고급스런 카페트가 홀 안에까지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넓은 홀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 등이 빡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무대 쪽은 장식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시설물들이 불에 치명적으로 약하다고 하는 점입니다.

이들 시설물들은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무대 뒤쪽의 전선과 함께 대형 화재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300여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홀의 비상구입니다.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와 다다른 문은 바깥으로 향하는 문은 이렇게 굳게 닫혀 있습니다.

사정은 주변의 다른 업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상계단에 가득 쌓인 음료수 상자 등과 비상문에 용접된 몇 개의 잠금장치는 평상시 이곳이 제대로 사용되던 비상구가 아님을 설명해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화기와 소화전 등의 형식적인 소방 장비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이 태반입니다.


이홍규 (서울 남부소방서 노량진 경찰서장) :

이런 곳이 화재가 발생하면은 거기에서 나온 유독성 가스 때문에 저희 소방관들이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박선규 기자 :

문제는 이런 유흥업소의 화재 무방비 시설이 거의 단속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행법상 지하 업소의 천정과 벽은 불에 타지 않는 재료를 쓰게 돼 있지만 이게 무시된 지는 이미 오랩니다.

그나마 무대장치에 대해서는 이런 규정조차 없습니다.

이런 점은 해마다 네 차례씩 실시되는 소방본부의 정기 점검에서도 무시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형식적인 점검이 대형 참사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최근에는 심야 영업 제한을 피해 비상구는 물론 정상 통로까지 막고 영업을 하는 업소가 늘어 대형 참사의 가능성은 더욱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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