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선언

박성범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요일 밤 KBS 9시 뉴스입니다.

오늘 오전 노태우 대통령에 의해서 발표된 한반도의 비핵화선언은 북한의 핵사찰 거부의 명분을 없애고 남북대화의 걸림돌을 제거하면서 한반도에서의 핵정책을 자주적 입장에서 다루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보유하자는 국가들이 쌍무적 방위협정에 따라서 핵우산의 보호를 받게 되는 국제적 관행을 우리도 그대로 적용받는다는 점을 제외하면은 한반도에서의 핵은 평화적 목적 이외에 완전히 제거한다는 포괄적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직접 들어 봅니다.

노태우 대통령-한반도 비핵화.평화구축 선언 :

나는 우리의 평화 의지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화학.생물무기를 이땅에서 제거하기 위하여 우리의 정책을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첫째 우리는 핵에너지를 평화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하며 핵무기를 제조.보유.저장.대비.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우리는 핵무기의 확산방지에 관한 조약과 이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와 체결한 핵안전조치협정을 준수하여 한국내의 핵시설과 핵물질은 철저한 국제사찰을 받도록 하며 핵연료 재처리 및 핵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

셋째, 우리는 핵무기와 무차별 실상무기가 없는 평화적인 대결을 지향하며 화학.생물무기의 전면적인 제거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이에 관한 구체적 합의를 준수한다.

우리는 핵과 화학.생물 무기를 갖지 않는 이와 같은 정책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북한이 국제시찰을 피하며 핵무기를 개발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있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북한도 나의 이 선언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북한은 우리와 함께 핵재처리 및 농축시설의 보유를 분명히 포기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핵안전조치협정에 조속히 서명하고 이와 같은 조처를 취한다면 남북한은 고위급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포함한 모든 군사 안보문제를 협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이 정책을 선언하기에 앞서 정부는 이 정책이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였으며 우리의 안보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위해서 이와 같은 결단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