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서 법적조약 의미

박대석 앵커 :

이번에는 오늘 채택한 남북합의서가 지니는 역사적인 의의를 지난 72년에 7.4공동성명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임병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임병걸 기자 :

이번 12.13 합의서가 지니는 역사적인 의의는 지난 1972년 발표된 7.4 공동성명과 비교해 볼때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7.4공동성명은 남북한이 자주, 평화, 민족적 대단계를 원칙으로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다분히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12.13 합의는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2.13 합의는 모든 분야에 걸쳐서 포괄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으면서도 이합의의 실천을 위해서 한달만에 3개의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협의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으며 효력 발생조항도 두고 있습니다.

7.4공동성명과 12.13합의서는 합의의 주체와 방식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7.4공동성명은 당시 남북 최고책임자의 비공개적인 특명을 받은 이후락 정보부장과 김영주 북한 조직지도부장간의 비밀회의 등의 결과 전격적으로 발표됐다는 점에서 선언의 대표성과 정통성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12.13합의서는 남한과 북한을 합법적이고 공개적으로 대표하는 양국의 총리가 합의서명했다는 점에서 분단 후 최초로 정부대표가 서명한 정부간 공식문서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7.4성명과 12.13합의서는 또한 성사의 배경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7.4공동성명은 서로의 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였으나 이번 12.13합의는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국제질서에 호응하고 고조되고 있는 남북한의 통일열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통일지향적인 합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번 합의는 따라서 냉전구조아래서 타율적으로 분단을 맛봐야 했던 한민족이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통일로 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과 남북한 최고 책임자간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한층 크게 했다는 점에서 통일의 초석을 굳게 다진 합의로 평가됩니다.

남과 북은 이제 오늘의 합의를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 총력을 모아야 한다는 민족지상의 과제를 남겨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