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부부 근로자

입력 1992.04.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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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부부 근로자; 주식회사 세일 에서 여행용 가방 제조하는 사장부부와 근로자들및 인터뷰하는 장상준 세일대표 와 근로자 #인력난


하나의 일손이라도 보태기 위해서 사장이 직접 생산 근로자로 나선 회사가 있습니다.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설명해주는 경우입니다.

이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몽룡 기자 :

지난 87년 2천만 달러어치의 여행용 가방을 미국과 유렵 등지에 수출해 산업포장까지 받았던 이 회사도 인력난이라는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87년에 570명까지 불어났던 종업원 숫자가 매년 100여 명씩 줄어들더니 불과 4년 만에 지금은 150명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나마 주부인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후발 개도국의 추격 속에서도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해외로부터 주문량이 몰려들고 있으나 납기를 맞출 자신이 없어 기존 거래업체의 주문도 거절해야 될 지경입니다.

이미 받아놓은 주문에 대려면 하루에 최소한 1,600개의 가방을 생산해야 하나 각 생산라인마다 최소한의 인력마저 채우지 못해 800개의 가방을 만드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러다보니 비싸게 구입한 생산기계도 대부분 제대로 가동을 못하고 텅 빈 공장에 버려둔 상태입니다.

대학 3학년 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이라서 회사를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는 사장은 자기 아내까지 부품 조립라인에 참여시키고 자신도 근로자와 똑같이 생산현장에서 한 몫을 거들고 있습니다.


문 :

언제서부터 현장에 나오셨어요?


장상준 (주-세일 대표) :

한 2년 됐습니다.


문 :

인력난이 그렇게 심각합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아주 심각합니다.


문 :

수출물량은 뭐, 제대로 납기가 지켜집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거의 불가능합니다. 도저히 지킬 수가 업습니다.


이몽룡 기자 :

종업원들은 사장이 화장실까지 청소하는 바람에 처음에는 거북해했지만 차츰 회사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박민정 :

다른 회사 사장님들 같으면 사무실에 앉아계셔서 현장에는 안 들어오시잖아요, 그런데 다른 회사 사장님들 보다는 더 많이 열심히 노력하세요.


이철현 :

우리들이 작업하는데 있어서 그 어렵고 또한 어려운 문제점들을 오히려 사장님 오셔서 직접 해결해주는 그런 점이 아주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몽룡 기자 :

사장의 출근은 아침 7시, 퇴근은 밤 11시로 변함이 없지만 요즘 들어 부쩍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장이 발 벗고 나서는 바람에 생산성이 20%나 늘었지만 여행용 가방 제조업체가 하나 둘씩 문을 닫는데다 노동 집약적이 ㄴ산업은 한계에 와있으니 업종을 바꾸라는 주위의 권유도 많기 때문입니다.

2대째 지금 이 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지금 자제분들한테 이 사업을 물려주실 계획이십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생각 없습니다.


이몽룡 기자 :

이유가 뭡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고생은 제 선에서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몽룡 기자 :

뭔가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우리 산업의 냉엄한 현실을 되새기게 하는 생산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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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장부부 근로자
    • 입력 1992-04-08 21:00:00
    뉴스 9

사장부부 근로자; 주식회사 세일 에서 여행용 가방 제조하는 사장부부와 근로자들및 인터뷰하는 장상준 세일대표 와 근로자 #인력난


하나의 일손이라도 보태기 위해서 사장이 직접 생산 근로자로 나선 회사가 있습니다.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설명해주는 경우입니다.

이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몽룡 기자 :

지난 87년 2천만 달러어치의 여행용 가방을 미국과 유렵 등지에 수출해 산업포장까지 받았던 이 회사도 인력난이라는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87년에 570명까지 불어났던 종업원 숫자가 매년 100여 명씩 줄어들더니 불과 4년 만에 지금은 150명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나마 주부인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후발 개도국의 추격 속에서도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해외로부터 주문량이 몰려들고 있으나 납기를 맞출 자신이 없어 기존 거래업체의 주문도 거절해야 될 지경입니다.

이미 받아놓은 주문에 대려면 하루에 최소한 1,600개의 가방을 생산해야 하나 각 생산라인마다 최소한의 인력마저 채우지 못해 800개의 가방을 만드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러다보니 비싸게 구입한 생산기계도 대부분 제대로 가동을 못하고 텅 빈 공장에 버려둔 상태입니다.

대학 3학년 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이라서 회사를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는 사장은 자기 아내까지 부품 조립라인에 참여시키고 자신도 근로자와 똑같이 생산현장에서 한 몫을 거들고 있습니다.


문 :

언제서부터 현장에 나오셨어요?


장상준 (주-세일 대표) :

한 2년 됐습니다.


문 :

인력난이 그렇게 심각합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아주 심각합니다.


문 :

수출물량은 뭐, 제대로 납기가 지켜집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거의 불가능합니다. 도저히 지킬 수가 업습니다.


이몽룡 기자 :

종업원들은 사장이 화장실까지 청소하는 바람에 처음에는 거북해했지만 차츰 회사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박민정 :

다른 회사 사장님들 같으면 사무실에 앉아계셔서 현장에는 안 들어오시잖아요, 그런데 다른 회사 사장님들 보다는 더 많이 열심히 노력하세요.


이철현 :

우리들이 작업하는데 있어서 그 어렵고 또한 어려운 문제점들을 오히려 사장님 오셔서 직접 해결해주는 그런 점이 아주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몽룡 기자 :

사장의 출근은 아침 7시, 퇴근은 밤 11시로 변함이 없지만 요즘 들어 부쩍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장이 발 벗고 나서는 바람에 생산성이 20%나 늘었지만 여행용 가방 제조업체가 하나 둘씩 문을 닫는데다 노동 집약적이 ㄴ산업은 한계에 와있으니 업종을 바꾸라는 주위의 권유도 많기 때문입니다.

2대째 지금 이 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지금 자제분들한테 이 사업을 물려주실 계획이십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생각 없습니다.


이몽룡 기자 :

이유가 뭡니까?


장상준 (주-세일 대표) :

고생은 제 선에서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몽룡 기자 :

뭔가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우리 산업의 냉엄한 현실을 되새기게 하는 생산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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