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남 아나운서 :
30여년 간 혼자 어렵게 살아온 한 할머니가 노점상등을 하며 모아온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면서 구청에 기탁했습니다.
권순범 기자가 전합니다.
권순범 기자 :
올해 73살인 황봉심 할머니, 췌장암을 알아 지난달 말부터 동부 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실상 시한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안 황 할머니가 유언을 작성한 것은 지난 19일, 노후 생활 연금 신탁과 전세 보증금 등 전 재산 4천 9백여 만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동대문 구청에 맡긴다는 내용입니다.
결혼한 후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바로 이혼당한 할머니, 그 후로 혼자 살아오면서 지난 30여년 동안 껌이나 담배를 팔거나 날품을 팔아 때일 은행에 차곡차곡 모은 할머니의 한과 삶이 질게 묻어 있는 전 재산입니다.
할머니가 사는 곳은 서울 장한 3동에 한 연립주택 지하에 있는 단칸방입니다.
텔래비젼 한대만 있을 뿐 옷장 등 가구는 아예 없습니다.
보자기에 싸놓은 옷가지, 성경책, 라면상자, 밥통이 할머니가 갖고 있는 전부입니다.
이웃들은 할머니가 그렇게 큰 돈을 갖고 있었다는데 놀라며 평소 지독할 정도로 돈을 아꼈다고 말합니다.
이병만 (이웃주민) :
안 쓰고 하여튼 방도 얼마나 찬지 이렇게 가보면 차가지고 그래서 제가 연탄도 사드리고, 안 잡수셔요.
권순범 기자 :
한 겨울에도 연탄때기를 망설여 냉기가 돌았다던 3평짜리 지하 단칸방에서 사회의 각박함을 녹이는 훈훈한 인정이 피어난 셈입니다.
KBS 뉴스 권순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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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봉심 할머니 30여년간 모은 돈 장학금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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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3-02-23 21:00:00
박태남 아나운서 :
30여년 간 혼자 어렵게 살아온 한 할머니가 노점상등을 하며 모아온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면서 구청에 기탁했습니다.
권순범 기자가 전합니다.
권순범 기자 :
올해 73살인 황봉심 할머니, 췌장암을 알아 지난달 말부터 동부 시립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실상 시한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안 황 할머니가 유언을 작성한 것은 지난 19일, 노후 생활 연금 신탁과 전세 보증금 등 전 재산 4천 9백여 만원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동대문 구청에 맡긴다는 내용입니다.
결혼한 후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바로 이혼당한 할머니, 그 후로 혼자 살아오면서 지난 30여년 동안 껌이나 담배를 팔거나 날품을 팔아 때일 은행에 차곡차곡 모은 할머니의 한과 삶이 질게 묻어 있는 전 재산입니다.
할머니가 사는 곳은 서울 장한 3동에 한 연립주택 지하에 있는 단칸방입니다.
텔래비젼 한대만 있을 뿐 옷장 등 가구는 아예 없습니다.
보자기에 싸놓은 옷가지, 성경책, 라면상자, 밥통이 할머니가 갖고 있는 전부입니다.
이웃들은 할머니가 그렇게 큰 돈을 갖고 있었다는데 놀라며 평소 지독할 정도로 돈을 아꼈다고 말합니다.
이병만 (이웃주민) :
안 쓰고 하여튼 방도 얼마나 찬지 이렇게 가보면 차가지고 그래서 제가 연탄도 사드리고, 안 잡수셔요.
권순범 기자 :
한 겨울에도 연탄때기를 망설여 냉기가 돌았다던 3평짜리 지하 단칸방에서 사회의 각박함을 녹이는 훈훈한 인정이 피어난 셈입니다.
KBS 뉴스 권순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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