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인물] 김광옥 장학사

입력 1993.04.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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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찬 앵커 :

우리같이 대학입시의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특히 신뢰성이야말로 입시제도의 생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신뢰성이 송두리째 한꺼번에 또 참담하게 무너져버린 사상 유례 없는 입시부정 사건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학력고사를 관리하는 교육평가원 장학사가 시험의 정답을 유출시킨 사건이 바로 그겁니다. 금주의 초점인물은 정답유출의 장본인인 교육평가원의 김광옥 장학사입니다. 그를 통해서 우리사회와 또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선규 기자의 취재입니다.


박선규 기자 :

30년의 교육공무원의 몰락, 그의 몰락과 함께 우리나라 입시관리의 신뢰성도 무너졌습니다. 광운대와 경원대 등 일부 사립대학의 불법에 이미 참담해진 국민들은 사상 유례 없는 현직 입시문제 관리자의 충격적인 답압유출에 말할 수 없는 분노와 깊은 절망감을 느낍니다.


김평화 (학부모) :

믿을 수가 없잖아요 지금. 우리가 애들이 진짜 실력대로 우리가 대학을 갈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해보겠는데 너무 지금 일이 엄청나게 벌어져가지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신필원 (교사) :

직접 교육에 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에게 대할 참 면목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움도 느낍니다.


김봉준 (고 3학생) :

저희들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고 있는 사람만 대학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박선규 기자 :

이번에 노출된 대학입시 학력고사 정답유출은 입시제도 자체의 존립마저 흔들어 놓았습니다. 부정을 막기 위해 파견된 관리자들이 저지른 이 사건은 학력지상주의에 바탕을 둔 극도의 이기주의와 한탕주의가 어우러진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엄청난 금풍공세는 교육경력이 30년이나 된 장학사의 양심을 마비시켰고 한번 부정한 방법에 맛들인 이들은 이후로도 손을 떼지 못했습니다.


김지태 (서울 용산고 교장) :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변명의 여지가 없이 이 만큼 우리 한국 사람의 양심이 이렇게 땅에 떨어졌는가 하는데 대한 개탄을 할 뿐입니다.


박선규 기자 :

국립교육평가원의 허술한 운영은 입시부정을 낳고 수년 동안 계속되게 한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수험생 자녀가 있는 경우 관리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90년 이후부터만 26명의 평가원 직원들이 자녀를 수험생으로 둔 상태에서 입시출제 관리위원으로 일했고 김 장학사도 그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더욱이 김 장학사는 지난 89년부터 계속해서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관하고 각 대학에 나눠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음으로써 답안유출이라는 부정이 더욱 수원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박병용 (국립교육평가원장) :

출제본부에 들어가는 관리 위원에 대해서는 엄선해서 입소하도록 하고 또 한 번 입소한 사람이 재차 입소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박선규 기자 :

신뢰성이 생명인 대입학력고사. 한 교육자의 타락한 양심과 어떻게든 자녀를 대학에 보내야겠다는 삐뚤어진 교육관은 우리나라 교육의 도덕성과 교육 종사자들의 입지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며 우리사회 전체에 커다란 숙제를 던졌습니다.

KBS 뉴스 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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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점인물] 김광옥 장학사
    • 입력 1993-04-23 21:00:00
    뉴스 9

유근찬 앵커 :

우리같이 대학입시의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특히 신뢰성이야말로 입시제도의 생명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신뢰성이 송두리째 한꺼번에 또 참담하게 무너져버린 사상 유례 없는 입시부정 사건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학력고사를 관리하는 교육평가원 장학사가 시험의 정답을 유출시킨 사건이 바로 그겁니다. 금주의 초점인물은 정답유출의 장본인인 교육평가원의 김광옥 장학사입니다. 그를 통해서 우리사회와 또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선규 기자의 취재입니다.


박선규 기자 :

30년의 교육공무원의 몰락, 그의 몰락과 함께 우리나라 입시관리의 신뢰성도 무너졌습니다. 광운대와 경원대 등 일부 사립대학의 불법에 이미 참담해진 국민들은 사상 유례 없는 현직 입시문제 관리자의 충격적인 답압유출에 말할 수 없는 분노와 깊은 절망감을 느낍니다.


김평화 (학부모) :

믿을 수가 없잖아요 지금. 우리가 애들이 진짜 실력대로 우리가 대학을 갈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해보겠는데 너무 지금 일이 엄청나게 벌어져가지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신필원 (교사) :

직접 교육에 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에게 대할 참 면목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움도 느낍니다.


김봉준 (고 3학생) :

저희들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고 있는 사람만 대학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박선규 기자 :

이번에 노출된 대학입시 학력고사 정답유출은 입시제도 자체의 존립마저 흔들어 놓았습니다. 부정을 막기 위해 파견된 관리자들이 저지른 이 사건은 학력지상주의에 바탕을 둔 극도의 이기주의와 한탕주의가 어우러진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엄청난 금풍공세는 교육경력이 30년이나 된 장학사의 양심을 마비시켰고 한번 부정한 방법에 맛들인 이들은 이후로도 손을 떼지 못했습니다.


김지태 (서울 용산고 교장) :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변명의 여지가 없이 이 만큼 우리 한국 사람의 양심이 이렇게 땅에 떨어졌는가 하는데 대한 개탄을 할 뿐입니다.


박선규 기자 :

국립교육평가원의 허술한 운영은 입시부정을 낳고 수년 동안 계속되게 한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수험생 자녀가 있는 경우 관리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90년 이후부터만 26명의 평가원 직원들이 자녀를 수험생으로 둔 상태에서 입시출제 관리위원으로 일했고 김 장학사도 그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더욱이 김 장학사는 지난 89년부터 계속해서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관하고 각 대학에 나눠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음으로써 답안유출이라는 부정이 더욱 수원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박병용 (국립교육평가원장) :

출제본부에 들어가는 관리 위원에 대해서는 엄선해서 입소하도록 하고 또 한 번 입소한 사람이 재차 입소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박선규 기자 :

신뢰성이 생명인 대입학력고사. 한 교육자의 타락한 양심과 어떻게든 자녀를 대학에 보내야겠다는 삐뚤어진 교육관은 우리나라 교육의 도덕성과 교육 종사자들의 입지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며 우리사회 전체에 커다란 숙제를 던졌습니다.

KBS 뉴스 박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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