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소개소 인신매매 창구

입력 1993.04.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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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 아나운서 :

경찰이 인신매매범과 무허가 직업소개소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서서 인신매매범 21명을 붙잡아 구속하고 직업소개소 294군데를 적발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단속결과 일반 직업소개소의 직원들도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소녀들을 성폭행한 후에 사창가에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배종호 기자 :

카페 여종업원 모집, 주 5일 근무로 월수입 150만원 보장. 거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구인광고 내용입니다. 달콤한 내용의 이런 구인광고 뒤에는 인신매매범들의 검은 손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집을 나온 소녀 7명이 카페 종업원 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온 관인 유료 직업소개소입니다. 가출 소녀들은 이곳 직업소개소 직원들에게 강제로 성폭행이나 추행을 당한 뒤 모두 사창가에 넘겨졌습니다.

“대략 얼마에 사창가에 팔립니까?”

“업소마다 다 틀리지만요 대략 2-3백정도 줍니다.”


손제길 (서울동부서 형사) :

터무니없이 보수를 많이 준다고 소개를 하고 또 간단한 전화번호만 적힌 그런 광고는 거의 십중팔구가 인신매매범하고 연관된 것으로 보면 확실합니다.


배종호 기자 :

또 다른 유형의 인신매매는 일명 빠리꾼이라 불리는 유인책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15살 난 소녀 4명이 평소 오빠라고 부르며 지내던 10대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된 서울 암사동 유흥가의 한 생맥주 집입니다. 소녀들은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그럴듯한 말에 넘어가 지방으로 끌려간 뒤 사창가에 넘겨져 윤락 여성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하루에 몇 사람 정도 상대를 했어요?”

“7명 정도요.”

“7명 정도, 돈은 많이 받았습니까?”

“아직 못 받았어요.”

“돈은 아직 1원도 못 받았습니까?”

“예.”


경찰은 인신매매범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직업소개소 등을 대상으로 일제 단속을 벌여 인신매매범 21명을 붙잡아 구속하고 무허가 직업소개소 294곳을 적발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적발된 이러한 인신매매범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의 술시중이나 윤락행위를 당연시하고 오히려 선호하기까지 하는 퇴폐풍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인신매매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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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 소개소 인신매매 창구
    • 입력 1993-04-30 21:00:00
    뉴스 9

유정아 아나운서 :

경찰이 인신매매범과 무허가 직업소개소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서서 인신매매범 21명을 붙잡아 구속하고 직업소개소 294군데를 적발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단속결과 일반 직업소개소의 직원들도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소녀들을 성폭행한 후에 사창가에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배종호 기자 :

카페 여종업원 모집, 주 5일 근무로 월수입 150만원 보장. 거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구인광고 내용입니다. 달콤한 내용의 이런 구인광고 뒤에는 인신매매범들의 검은 손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집을 나온 소녀 7명이 카페 종업원 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온 관인 유료 직업소개소입니다. 가출 소녀들은 이곳 직업소개소 직원들에게 강제로 성폭행이나 추행을 당한 뒤 모두 사창가에 넘겨졌습니다.

“대략 얼마에 사창가에 팔립니까?”

“업소마다 다 틀리지만요 대략 2-3백정도 줍니다.”


손제길 (서울동부서 형사) :

터무니없이 보수를 많이 준다고 소개를 하고 또 간단한 전화번호만 적힌 그런 광고는 거의 십중팔구가 인신매매범하고 연관된 것으로 보면 확실합니다.


배종호 기자 :

또 다른 유형의 인신매매는 일명 빠리꾼이라 불리는 유인책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15살 난 소녀 4명이 평소 오빠라고 부르며 지내던 10대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된 서울 암사동 유흥가의 한 생맥주 집입니다. 소녀들은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그럴듯한 말에 넘어가 지방으로 끌려간 뒤 사창가에 넘겨져 윤락 여성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하루에 몇 사람 정도 상대를 했어요?”

“7명 정도요.”

“7명 정도, 돈은 많이 받았습니까?”

“아직 못 받았어요.”

“돈은 아직 1원도 못 받았습니까?”

“예.”


경찰은 인신매매범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직업소개소 등을 대상으로 일제 단속을 벌여 인신매매범 21명을 붙잡아 구속하고 무허가 직업소개소 294곳을 적발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적발된 이러한 인신매매범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의 술시중이나 윤락행위를 당연시하고 오히려 선호하기까지 하는 퇴폐풍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인신매매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KBS 뉴스 배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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