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인물] LA 폭동 한인 2세들에게 새로운 자각 계기

입력 1993.04.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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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찬 앵커 :

오늘은 바로 LA 폭동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LA 한인사회에 커다란 물질적 또 정신적 피해를 안겨줬던 이 LA 폭동은 그러나 젊은 한인 2세들에게는 새로운 자각으로 거듭 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전해 드리는 금주의 초점인물 순서입니다. 홍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기섭 기자 :

햇볕이 따가운 4월의 끄트머리에서 LA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 보기위한 행사가 한 대학 교정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폭동 1주년을 맞아 이 행사를 마련한 사람은 UCLA 대학에 3학년인 18살의 사라 지양.


사라 지 (한인 2세) :

폭동의 원인은 한, 흑 갈등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한인은 미국사회 지배계급의 희생양이었다.


홍기섭 기자 :

LA 폭동은 한인 2세대에게 충격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부모들이 일궈논 삶의 터가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제대로 의사표시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은 소수 민족으로서의 설움보다 더 컸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리로 나갔습니다. 한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언론의 화살이 되고 있을 때도 그들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관계된 문제입니다. 우리는 희생자들입니다. 미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원인입니다.”


이런 활동을 거듭하면서 사라양은 자신도 모르게 한국인으로 거듭 태어나고 한인 사회에 애정을 갖게 되면서 소수민족 문제에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버릇없고 철없는 애들이란 1세대들의 인식이 씻겨 지고 세대 간의 벽이 낮아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미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애꿎게도 소수민족끼리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출해버린 현실에 학생들이 방관만 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된 사라양. 폭동 1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자신의 몸에 바로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뿌리에 대한 자각은 사라양을 또 횃불이라는 신문 발행에 매달리게 했습니다. 횃불은 한인 공동체를 위해 사라양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그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한인사회가 뭘 원하고 어떻게 해야 발전해 나갈지를 생각합니다.”


사라양이 강의에 들어간 사이 사라양이 마련했던 행사장은 어느덧 얼굴색이 다른 학생들로 흥겹게 어우러집니다.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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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점인물] LA 폭동 한인 2세들에게 새로운 자각 계기
    • 입력 1993-04-30 21:00:00
    뉴스 9

유근찬 앵커 :

오늘은 바로 LA 폭동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LA 한인사회에 커다란 물질적 또 정신적 피해를 안겨줬던 이 LA 폭동은 그러나 젊은 한인 2세들에게는 새로운 자각으로 거듭 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전해 드리는 금주의 초점인물 순서입니다. 홍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기섭 기자 :

햇볕이 따가운 4월의 끄트머리에서 LA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 보기위한 행사가 한 대학 교정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폭동 1주년을 맞아 이 행사를 마련한 사람은 UCLA 대학에 3학년인 18살의 사라 지양.


사라 지 (한인 2세) :

폭동의 원인은 한, 흑 갈등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한인은 미국사회 지배계급의 희생양이었다.


홍기섭 기자 :

LA 폭동은 한인 2세대에게 충격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부모들이 일궈논 삶의 터가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제대로 의사표시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은 소수 민족으로서의 설움보다 더 컸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리로 나갔습니다. 한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언론의 화살이 되고 있을 때도 그들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관계된 문제입니다. 우리는 희생자들입니다. 미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원인입니다.”


이런 활동을 거듭하면서 사라양은 자신도 모르게 한국인으로 거듭 태어나고 한인 사회에 애정을 갖게 되면서 소수민족 문제에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버릇없고 철없는 애들이란 1세대들의 인식이 씻겨 지고 세대 간의 벽이 낮아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미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애꿎게도 소수민족끼리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출해버린 현실에 학생들이 방관만 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된 사라양. 폭동 1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자신의 몸에 바로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뿌리에 대한 자각은 사라양을 또 횃불이라는 신문 발행에 매달리게 했습니다. 횃불은 한인 공동체를 위해 사라양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그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한인사회가 뭘 원하고 어떻게 해야 발전해 나갈지를 생각합니다.”


사라양이 강의에 들어간 사이 사라양이 마련했던 행사장은 어느덧 얼굴색이 다른 학생들로 흥겹게 어우러집니다.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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