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수 앵커 :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도로가 얼마 안가서 갈라지는 등 파손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봅니다. 다름 아닌 도로포장용 아스콘에 들어가는 석분을 제대로 넣지 않기 때문인데 KBS 취재 결과 전국 대부분의 아스콘 생산업체가 불량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창훈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정창훈 기자 :
개통을 1주일 앞둔 성산대교와 행주대교 사이의 도로입니다. 그렇지만 이 도로는 튼튼한 도로라고 볼 수 없습니다. 포장에 사용되는 아스팔트 콘크리트에 꼭 들어가야 되는 석분을 제대로 쓰지 않은 것입니다. 아스콘을 납품하는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KS 업체입니다. KS 규격에는 아스콘 1톤에 40에서 80킬로그램의 석분을 반드시 넣도록 돼 있습니다. 30킬로가 채 안됩니다.
김광우 (강원대 교수) :
석분이라고 하는 것은 아스팔트 포장내 골재와 골재의 결합력을 증진시켜서 아스팔트의 강도 증진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들어가지 않게 되면은 아스팔트의 강도가 저하되어 물러지고 차량에 의해서 쉽게 패이는 그런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정창훈 기자 :
경기도 가남에 있는 3번 국도입니다. 석분을 제대로 쓰지 않고 시공했기 때문에 도로가 이처럼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패어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도로도 현재 재포장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에 아스콘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어떤지 찾아가 봤습니다.
“필러(석분)는 정량을 넣고 있어요.”
그러나 취재진이 공장 곳곳을 둘러본 결과 석분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석분 공급파이프에 거미줄까지 쳐져 있을 정도입니다.
“셋팅하는게 수치가 어느 정도 돼요?”
“지금은 왜 40으로 돼 있어요. 연락 받았어요?”
“예, 연락은 받았어요.”
“어디서 연락 받았어요. 현장에서요?”
“전화가 온 걸로 알고 있어요.”
건설업체와 짜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이 짙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스콘의 채음조인 석분이 들어 있는 저장탱크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설치만 돼 있지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아스콘 생산업체들이 이처럼 석분량을 줄여 아스콘을 만드는 것은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 공장은 2년 전 석분을 규정대로 쓰지 않아 검찰에 고발됐던 업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석분을 제대로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공장의 관리자는 이런 석분은 넣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467로 불리는 아스콘만 생산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근로자의 말은 다릅니다.
“78 뽑다 말았는데.”
“78 뽑다 말았어요?”
“에, 78 뽑다 기계가 말 안 듣는 모양인데.”
“이게 어떻게 78 뽑다 말았어요. 467 뽑았는데.”
“올라가 물어봐요.”
아스콘 생산업자의 부도덕한 상황과 건설업자들의 무책임 그리고 감독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근무태도로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건설한 우리의 도로망은 계속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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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파손 주범인 도로포장용 아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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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3-07-04 21:00:00

윤덕수 앵커 :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도로가 얼마 안가서 갈라지는 등 파손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봅니다. 다름 아닌 도로포장용 아스콘에 들어가는 석분을 제대로 넣지 않기 때문인데 KBS 취재 결과 전국 대부분의 아스콘 생산업체가 불량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창훈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정창훈 기자 :
개통을 1주일 앞둔 성산대교와 행주대교 사이의 도로입니다. 그렇지만 이 도로는 튼튼한 도로라고 볼 수 없습니다. 포장에 사용되는 아스팔트 콘크리트에 꼭 들어가야 되는 석분을 제대로 쓰지 않은 것입니다. 아스콘을 납품하는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KS 업체입니다. KS 규격에는 아스콘 1톤에 40에서 80킬로그램의 석분을 반드시 넣도록 돼 있습니다. 30킬로가 채 안됩니다.
김광우 (강원대 교수) :
석분이라고 하는 것은 아스팔트 포장내 골재와 골재의 결합력을 증진시켜서 아스팔트의 강도 증진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들어가지 않게 되면은 아스팔트의 강도가 저하되어 물러지고 차량에 의해서 쉽게 패이는 그런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정창훈 기자 :
경기도 가남에 있는 3번 국도입니다. 석분을 제대로 쓰지 않고 시공했기 때문에 도로가 이처럼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패어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도로도 현재 재포장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에 아스콘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어떤지 찾아가 봤습니다.
“필러(석분)는 정량을 넣고 있어요.”
그러나 취재진이 공장 곳곳을 둘러본 결과 석분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석분 공급파이프에 거미줄까지 쳐져 있을 정도입니다.
“셋팅하는게 수치가 어느 정도 돼요?”
“지금은 왜 40으로 돼 있어요. 연락 받았어요?”
“예, 연락은 받았어요.”
“어디서 연락 받았어요. 현장에서요?”
“전화가 온 걸로 알고 있어요.”
건설업체와 짜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이 짙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스콘의 채음조인 석분이 들어 있는 저장탱크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설치만 돼 있지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아스콘 생산업체들이 이처럼 석분량을 줄여 아스콘을 만드는 것은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 공장은 2년 전 석분을 규정대로 쓰지 않아 검찰에 고발됐던 업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석분을 제대로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공장의 관리자는 이런 석분은 넣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467로 불리는 아스콘만 생산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근로자의 말은 다릅니다.
“78 뽑다 말았는데.”
“78 뽑다 말았어요?”
“에, 78 뽑다 기계가 말 안 듣는 모양인데.”
“이게 어떻게 78 뽑다 말았어요. 467 뽑았는데.”
“올라가 물어봐요.”
아스콘 생산업자의 부도덕한 상황과 건설업자들의 무책임 그리고 감독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근무태도로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건설한 우리의 도로망은 계속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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