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수파의원 전원 항복

이윤성 앵커 :

다음은 러시아쪽 상황입니다.

볼세비키 혁명 이후 최악이라는 모스크바 유혈사태는 탱크를 앞세운 정부군의 무력앞에 의회와 보수파 의원 전원이 항복하면서 일단락 됐습니다. 사망자는 최소한 3백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총성은 오늘 오후까지도 간간이 이어졌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선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김선기 특파원 :

검게 탄 최고회의 건물은 지난달 21일 이후 정부측과 의회간에 싸움이 끝났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파들이 완전 항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파 잔당은 최고회의 건물이나 인근 건물로 피신해서 총기를 난사해서 오늘 오전까지 시내 도처에서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아르바트 거리와 마야고프스끼 거리 건물에 잠입한 저격군은 정부군과 오랫동안 교전했습니다. 또한 보수파 잔당은 이타르타스 통신 건물을 공격해서 경찰관 1명이 사망했습니다. 오늘 새벽 수많은 보수파 지지자들은 최고회의 건물에서 투항했으며 의사당에서 숨진 시체도 운반됐습니다. 보수파 지도자인 하스불라토프와 루츠코이도 체포됐습니다.

또 최고회의가 일방적으로 임명했던 국방부, 안전부, 내무부 장관도 체포됐습니다.

루츠코이와 하스불라토프는 스탈린 시대의 정치범 형무소인 모스크바 시내 레포르토보 형무소에 수감돼서 현재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통행금지가 오늘 새벽 5시까지 처음으로 실시되자 모스크바 시민은 일찍 귀가 했으며 무장한 정부군은 특별 순찰을 실시했습니다.

최근에 실시된 모스크바시 여론조사에서 옐친 대통령의 지지도가 72%로 나타났고 의회에 대한 지지는 9%에 불과함으로써 이번 사태 이후 옐친의 인기도가 크게 상승하고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또 카자크 공화국 등 CIS 6개국 지도자들은 옐친의 이번 승리를 환영했습니다.

옐친 대통령은 공산계 단체와 활동에 철폐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용공세력인 구국전선과 러시아 공산당의 정치활동을 중지 시켰습니다. 또 공산계 신문인 프라우다를 정간시켰습니다. 필라토프 대통령 행정실장은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지방의회 선거도 실시할 것임을 밝힘으로써 개혁노선에 반대해온 오는 12월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할 것입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서 지방정부 의회 지도자로 구성되는 이른바 연방 이사회에서 옐친 대통령이 어느정도 지지를 받느냐가 옐친 개혁노선의 보증서가 될 것입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김선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