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사건 노사분쟁이 불씨

입력 1994.02.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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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이번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서, 한국 자동차보험측이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려고 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돈 봉투 사건의 근원적인 배경과, 그 전개 과정을 백운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백운기 기자 :

국회 노동위원회의 돈봉투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 자동차보험의 속사정부터 알아야 합니다.

복잡한 노사관계 문제 입니다. 한국 자동차보험은 동부그룹계열회사로 특히, 노조 힘이 셌습니다. 때문에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노조가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그동안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서 갖가지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왔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 입니다.

자동차보험 노조는 결국, 지난해 김준기 회장이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면서 김 회장을 서울 지방노동청에 고발했고, 조사결과, 김 회장이 조합원 천백 명을 부당하게 탈퇴시킨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 회사와 노조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화해하는 듯 했지만,노조에 대한 김 회장의 묵은 감정은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회장을 구속 시키려고 했고, 망신을 준만큼, 노동조합을 아예 없애 버리겠다면서 노조와해 공작을 계속 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이처럼, 정리되지 않은 노사관계는, 다시 김택기 사장을 국회 노동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오게 만들었고, 국회에서 김 사장은 역시 부당 노동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결국, 국회 노동위원회는 검찰에 김 사장을 위증혐의로 고발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하던 참에 바로 돈 봉투 사건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한국 자동차보험측이 고발을 막기 위해서, 민주당 김말룡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넸고, 이를 되돌려준 김말룡 의원은, 아마 다른 국회의원들에게도 이 같은 로비가 펼쳐졌던 것 아니겠느냐 하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문이 확산 된 것입니다.

결국, 이번 국회 노동위원회의 돈 봉투 사건은, 말썽 많은 한국자동차보험 회사 내부에 노사갈등이라는 불씨가 정치권에까지 번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백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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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봉투 사건 노사분쟁이 불씨
    • 입력 1994-02-05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이번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서, 한국 자동차보험측이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려고 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돈 봉투 사건의 근원적인 배경과, 그 전개 과정을 백운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백운기 기자 :

국회 노동위원회의 돈봉투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 자동차보험의 속사정부터 알아야 합니다.

복잡한 노사관계 문제 입니다. 한국 자동차보험은 동부그룹계열회사로 특히, 노조 힘이 셌습니다. 때문에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노조가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그동안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서 갖가지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왔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 입니다.

자동차보험 노조는 결국, 지난해 김준기 회장이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면서 김 회장을 서울 지방노동청에 고발했고, 조사결과, 김 회장이 조합원 천백 명을 부당하게 탈퇴시킨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 회사와 노조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화해하는 듯 했지만,노조에 대한 김 회장의 묵은 감정은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회장을 구속 시키려고 했고, 망신을 준만큼, 노동조합을 아예 없애 버리겠다면서 노조와해 공작을 계속 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이처럼, 정리되지 않은 노사관계는, 다시 김택기 사장을 국회 노동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오게 만들었고, 국회에서 김 사장은 역시 부당 노동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결국, 국회 노동위원회는 검찰에 김 사장을 위증혐의로 고발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하던 참에 바로 돈 봉투 사건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한국 자동차보험측이 고발을 막기 위해서, 민주당 김말룡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넸고, 이를 되돌려준 김말룡 의원은, 아마 다른 국회의원들에게도 이 같은 로비가 펼쳐졌던 것 아니겠느냐 하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문이 확산 된 것입니다.

결국, 이번 국회 노동위원회의 돈 봉투 사건은, 말썽 많은 한국자동차보험 회사 내부에 노사갈등이라는 불씨가 정치권에까지 번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백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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