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사건 여야 전전긍긍

입력 1994.02.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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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돈 봉투 사건으로 오늘, 김말룡 의원이 검찰에 소환됨으로써, 그 여파에 전전긍긍해 하고 있는 정치권은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 꼴이 됐습니다. 여와야 할 것 없이 돈 봉투 의혹이 처음 폭로된 이후에, 파문축소에만 급급해온 데다가, 이 사건의 발단이 한국 자동차보험의 국회 위증혐의를 고발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소극적으로, 또 결정을 번복해 가면서 수수방관해 왔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정은창 기자입니다.


정은창 기자 :

국회 노동위원회의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여야는, 겉으로는 관련의원이 드러나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어느 정도까지 파문이 확산될지 모르는 만큼, 속수무책인 채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이처럼 다급한 상태에 몰린 것은, 한국 자동차보험의 국회고발문제를 놓고 늑장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한국 자동차보험측은 야당에서 노사문제와 관련해서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며 추궁하자,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부인 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측에서 위증이라며 국회고발을 요구했고, 노동위원회는 위원장과 여야간사가 합의해서 고발하도록 위임했습니다. 그러나 민자당 측에서 국회고발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반대이유에 대해, 민자당의 최상용 간사는 당 지도부가 반대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성호 수석 부총무는 최상용 간사에게 일임했다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사정은 민주당도 마찬가지 입니다. 김말룡 의원은 노동위원장단독으로 고발이 가능하다면서, 장석화 위원장을 다그쳤고,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노동위원회의 의결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맞섭니다. 더구나, 지난달 7일 회의에서는 국회차원의 고발을 결정한 민주당이, 1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당 노동특위에서고발하기로 결정을 번복했습니다.

이같이 한국 자동차보험에 대한 국회차원의 고발을 미적거리고, 당 소속 의원들의 감정대립을 추스리는데 소극적이었던 정치권은 결국, 로비의혹만을 뒤집어쓴 채, 검찰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은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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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봉투 의혹사건 여야 전전긍긍
    • 입력 1994-02-06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돈 봉투 사건으로 오늘, 김말룡 의원이 검찰에 소환됨으로써, 그 여파에 전전긍긍해 하고 있는 정치권은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진 꼴이 됐습니다. 여와야 할 것 없이 돈 봉투 의혹이 처음 폭로된 이후에, 파문축소에만 급급해온 데다가, 이 사건의 발단이 한국 자동차보험의 국회 위증혐의를 고발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소극적으로, 또 결정을 번복해 가면서 수수방관해 왔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정은창 기자입니다.


정은창 기자 :

국회 노동위원회의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여야는, 겉으로는 관련의원이 드러나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어느 정도까지 파문이 확산될지 모르는 만큼, 속수무책인 채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이처럼 다급한 상태에 몰린 것은, 한국 자동차보험의 국회고발문제를 놓고 늑장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한국 자동차보험측은 야당에서 노사문제와 관련해서 부당 노동행위를 했다며 추궁하자,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부인 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측에서 위증이라며 국회고발을 요구했고, 노동위원회는 위원장과 여야간사가 합의해서 고발하도록 위임했습니다. 그러나 민자당 측에서 국회고발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반대이유에 대해, 민자당의 최상용 간사는 당 지도부가 반대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성호 수석 부총무는 최상용 간사에게 일임했다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사정은 민주당도 마찬가지 입니다. 김말룡 의원은 노동위원장단독으로 고발이 가능하다면서, 장석화 위원장을 다그쳤고,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노동위원회의 의결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맞섭니다. 더구나, 지난달 7일 회의에서는 국회차원의 고발을 결정한 민주당이, 1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당 노동특위에서고발하기로 결정을 번복했습니다.

이같이 한국 자동차보험에 대한 국회차원의 고발을 미적거리고, 당 소속 의원들의 감정대립을 추스리는데 소극적이었던 정치권은 결국, 로비의혹만을 뒤집어쓴 채, 검찰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은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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