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고속도로 깨끗, 열차 불결

입력 1994.02.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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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줄잡아 2천만명의 대이동이 있었던 올 설연휴에도, 고속도로와 철도 등, 모든 교통수단이 대혼잡을 빚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휴기간 동안 고속도로는 단속과 계몽에 따라서 질서가 한결 잡힌 반면에, 열차의 사정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취재에 장기철 기자 입니다.


장기철 기자 :

고속도로는 오늘 오후, 예상과는 달리, 상.하행선 모두 시원스레 뚫려 있습니다. 제속도를 내고 달리는 차량들의 산뜻한 모습만큼이나 갓길운행과 쓰레기 더미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고속도로 갓길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었던 지난 추석연휴때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 입니다.

실제로 지난 추석때, 갓길 운행을 하다 적발된 차량이 259대인데 비해서, 이번 연휴때는 중점 단속대상 이었는데도, 65대가 적발된데 그쳤습니다. 이렇게 고속도로에서 얌체운전이 사라진 것은 갓길운행의 경우, 면허정지 30일에, 범칙금을 3만원 물리는 극약처방이 주요했겠지만, 운전자들의 시민의식도 높아졌다는 분석 입니다.


김상채 경장 (고속도로 순찰대) :

지난해 추석때만 해도, 갓길위반이 너무 많아 사실상 단속이 어려웠습니다. 이번 설은 단속대상이 거의 없어, 단속자 입장에서 높아진 시민의식에 놀랐습니다.


장기철 기자 :

그렇지만 열차는, 고속도로의 사뭇 달라진 모습과는 달리, 여전히 불결했습니다. 선로에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있고, 객차에 올라서면 출입구부터 눈살을 치푸리게 합니다. 승객들이 앉아있는 의자밑에는 빈깡통과 과자봉지, 짓이겨진 신문지가 가득합니다. 심지어는 술병까지 아무데나 버려져 있습니다. 그 흔한 비닐봉지에 담겨져 있는 쓰레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화장실과 세면장도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있습니다. 승객들이 모두 내린 텅빈 객실은 이렇게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유종호 (서울역 청소원) :

쓰레기요? 한 3배나 더 많아요. 평소보다요.


장기철 기자 :

텅빈 객차에 쌓인 쓰레기 더미가, 단속의 사각지대에서는 또다시 흐트러지는 우리 질서의식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KBS 뉴스 장기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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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고속도로 깨끗, 열차 불결
    • 입력 1994-02-13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줄잡아 2천만명의 대이동이 있었던 올 설연휴에도, 고속도로와 철도 등, 모든 교통수단이 대혼잡을 빚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휴기간 동안 고속도로는 단속과 계몽에 따라서 질서가 한결 잡힌 반면에, 열차의 사정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취재에 장기철 기자 입니다.


장기철 기자 :

고속도로는 오늘 오후, 예상과는 달리, 상.하행선 모두 시원스레 뚫려 있습니다. 제속도를 내고 달리는 차량들의 산뜻한 모습만큼이나 갓길운행과 쓰레기 더미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고속도로 갓길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었던 지난 추석연휴때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 입니다.

실제로 지난 추석때, 갓길 운행을 하다 적발된 차량이 259대인데 비해서, 이번 연휴때는 중점 단속대상 이었는데도, 65대가 적발된데 그쳤습니다. 이렇게 고속도로에서 얌체운전이 사라진 것은 갓길운행의 경우, 면허정지 30일에, 범칙금을 3만원 물리는 극약처방이 주요했겠지만, 운전자들의 시민의식도 높아졌다는 분석 입니다.


김상채 경장 (고속도로 순찰대) :

지난해 추석때만 해도, 갓길위반이 너무 많아 사실상 단속이 어려웠습니다. 이번 설은 단속대상이 거의 없어, 단속자 입장에서 높아진 시민의식에 놀랐습니다.


장기철 기자 :

그렇지만 열차는, 고속도로의 사뭇 달라진 모습과는 달리, 여전히 불결했습니다. 선로에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있고, 객차에 올라서면 출입구부터 눈살을 치푸리게 합니다. 승객들이 앉아있는 의자밑에는 빈깡통과 과자봉지, 짓이겨진 신문지가 가득합니다. 심지어는 술병까지 아무데나 버려져 있습니다. 그 흔한 비닐봉지에 담겨져 있는 쓰레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화장실과 세면장도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있습니다. 승객들이 모두 내린 텅빈 객실은 이렇게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유종호 (서울역 청소원) :

쓰레기요? 한 3배나 더 많아요. 평소보다요.


장기철 기자 :

텅빈 객차에 쌓인 쓰레기 더미가, 단속의 사각지대에서는 또다시 흐트러지는 우리 질서의식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KBS 뉴스 장기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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