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상인 상대로 백억대 계 사기

입력 1994.05.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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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세상인 들을 상대로 한 수백억 원대 계 사기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올 천호동 시장에서 또다시 백억 원대 계 사기사건이 터졌습니다. 피해자는 5백여 명이고, 곗돈을 챙겨서 달아난 계주는 2명입니다. 보도에 유석조 기자 입니다.


유석조 기자 :

서울 천호동의 한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이 좁은 공간에 상인 들이 몰려와 대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울부짖고 있는 것은, 목돈을 마련하려고 어렵게 모은 돈을 한순간에 떼였기 때문입니다.


피해상인 :

제가 천호동 시장에서, 3.7일도 안지난 애를 데리고 나와서, 제가 행상노릇을 해서 남편이 사우디가 있을 때, 도둑놈이 들어올까 봐 이불속에다 감춰둔 돈이예요.


유석조 기자 :

이 상인들의 돈을 챙겨 달아난 계주는, 57살 박옥순 씨와 37살 천정 순 씨등 2명입니다. 이들이 사기를 친 액수는 무려 백억 원대에 이르고, 피해자는 5백여 명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피해액은 한사람에 줄잡아 2천여만 원 가량, 점포 하나 없이 천호시장 뒷골목에서 어렵게 장사하는 이들에게는 실로 엄청난 액수입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이런 동네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영세상인들입니다. 달아난 계주들의 사가수법은 이렇습니다.


피해상인 :

처음에는 시간도 안 어기고 이자도 잘 주지, 돈 달라면 주지, 그래 서 그냥 믿고 줬더니 이렇게.., 아주 신경을 너무너무 써 가지고 병이 몇 가지가 겹쳤는지 몰라요..,


유석조 기자 :

가정파탄에 이른 피해자들도 있고, 전세 마련자금을 모두 잃어버린 피해자도 있습니다. 달아난 계주의 명목상의 재산은 이 살림집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은행에 이미 근저당이 설정돼있어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길은 현재로선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사기 위험성이 높은데도 영세 상인들이 계를 들 수밖에 없는 것은, 서민들에게 아직도 높은 은행 탓도 있습니다. KBS 뉴스, 유석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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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세상인 상대로 백억대 계 사기
    • 입력 1994-05-23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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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세상인 들을 상대로 한 수백억 원대 계 사기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올 천호동 시장에서 또다시 백억 원대 계 사기사건이 터졌습니다. 피해자는 5백여 명이고, 곗돈을 챙겨서 달아난 계주는 2명입니다. 보도에 유석조 기자 입니다.


유석조 기자 :

서울 천호동의 한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이 좁은 공간에 상인 들이 몰려와 대책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울부짖고 있는 것은, 목돈을 마련하려고 어렵게 모은 돈을 한순간에 떼였기 때문입니다.


피해상인 :

제가 천호동 시장에서, 3.7일도 안지난 애를 데리고 나와서, 제가 행상노릇을 해서 남편이 사우디가 있을 때, 도둑놈이 들어올까 봐 이불속에다 감춰둔 돈이예요.


유석조 기자 :

이 상인들의 돈을 챙겨 달아난 계주는, 57살 박옥순 씨와 37살 천정 순 씨등 2명입니다. 이들이 사기를 친 액수는 무려 백억 원대에 이르고, 피해자는 5백여 명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피해액은 한사람에 줄잡아 2천여만 원 가량, 점포 하나 없이 천호시장 뒷골목에서 어렵게 장사하는 이들에게는 실로 엄청난 액수입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이런 동네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영세상인들입니다. 달아난 계주들의 사가수법은 이렇습니다.


피해상인 :

처음에는 시간도 안 어기고 이자도 잘 주지, 돈 달라면 주지, 그래 서 그냥 믿고 줬더니 이렇게.., 아주 신경을 너무너무 써 가지고 병이 몇 가지가 겹쳤는지 몰라요..,


유석조 기자 :

가정파탄에 이른 피해자들도 있고, 전세 마련자금을 모두 잃어버린 피해자도 있습니다. 달아난 계주의 명목상의 재산은 이 살림집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은행에 이미 근저당이 설정돼있어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길은 현재로선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사기 위험성이 높은데도 영세 상인들이 계를 들 수밖에 없는 것은, 서민들에게 아직도 높은 은행 탓도 있습니다. KBS 뉴스, 유석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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