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앵커 :
호국영령들이 잠든 국립묘지에도 오늘은 특별한 감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오늘 순국선열의 유가족들이 많이 찾아왔고, 이들은 선열들에게 민족의 비극을 몰고 온 김일성의 사망을 알리면서, 그의 죽음과 함께 민족의 비극도 사라지기를 기원했습니다.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너 죽인 김일성도 죽었단다…….”
이재강 기자 :
땅에 묻힌 동생에게, 김일성 주석의 죽음을 알리던 늙은 형은, 결국오열하고 말았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할 때 동생의 나이는 21살. 그 짧았던 동생의 삶이, 김 주석의 죽음과 함깨 새삼 원통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유가족들은 김일성 주석의 죽음을 고인들에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미망인 :
김일성이 돌아가셨다고 그러니…….그 소리 듣고 나니 당신한테 오고 싶대요. 그래서 내가 오늘아침 일찍 일나가지고는(일어나가지고는) 여기 왔는데…….
이재강 기자 :
세월의 흐름속에서 보통사람이라면 무뎌졌을지도 모를 김 주석에 대한 증오감도 유가족들에게는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가 김일성이 때문에 죽었는데, 이제 죽었으니까 한 풀었다…….”
“김일성 생각하면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를 만큼 치가 떨리는 건 사실이예요.”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이미 과거의 사람. 미래를 보자는 유가족도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많이 나쁜짓도 했지만, 어차피 죽은 사람이고 우리가 앞으로 더 해야 될 일 열심히 하고 그러면 되겠죠…….”
김일성 주석의 죽음으로 유가족들의 오열과 분노, 회한들이 다시 한 번 터져나은 국립묘지. 그러나 그 묘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10만여 선열들은, 오늘도 언제나처럼 말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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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참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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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4-07-10 21:00:00
김광일 앵커 :
호국영령들이 잠든 국립묘지에도 오늘은 특별한 감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오늘 순국선열의 유가족들이 많이 찾아왔고, 이들은 선열들에게 민족의 비극을 몰고 온 김일성의 사망을 알리면서, 그의 죽음과 함께 민족의 비극도 사라지기를 기원했습니다.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너 죽인 김일성도 죽었단다…….”
이재강 기자 :
땅에 묻힌 동생에게, 김일성 주석의 죽음을 알리던 늙은 형은, 결국오열하고 말았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할 때 동생의 나이는 21살. 그 짧았던 동생의 삶이, 김 주석의 죽음과 함깨 새삼 원통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오늘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유가족들은 김일성 주석의 죽음을 고인들에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미망인 :
김일성이 돌아가셨다고 그러니…….그 소리 듣고 나니 당신한테 오고 싶대요. 그래서 내가 오늘아침 일찍 일나가지고는(일어나가지고는) 여기 왔는데…….
이재강 기자 :
세월의 흐름속에서 보통사람이라면 무뎌졌을지도 모를 김 주석에 대한 증오감도 유가족들에게는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가 김일성이 때문에 죽었는데, 이제 죽었으니까 한 풀었다…….”
“김일성 생각하면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를 만큼 치가 떨리는 건 사실이예요.”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이미 과거의 사람. 미래를 보자는 유가족도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많이 나쁜짓도 했지만, 어차피 죽은 사람이고 우리가 앞으로 더 해야 될 일 열심히 하고 그러면 되겠죠…….”
김일성 주석의 죽음으로 유가족들의 오열과 분노, 회한들이 다시 한 번 터져나은 국립묘지. 그러나 그 묘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10만여 선열들은, 오늘도 언제나처럼 말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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