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명단 유출은 백화점직원 소행?

입력 1994.09.23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윤성 앵커 :

서울에 있는 유명백화점의 고객명단이 살인집단의 손으로까지 넘어간 사실이 밝혀진 뒤에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한지 불안과 분노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등, 내부에의 협조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전자열쇠가 없으면 출입할 수도 없는 곳. 백화점의 모든 정보가 입력되고, 또 출력되는 중앙전산실입니다. 이곳의 관리체계는, 군사비밀 못지않게 엄격하다고 자랑합니다. 담당자 외는 어느 누구도 출력기를 조작할 수 없도록 돼 있으며, 출력 담당자 역시, 현업부서에서 주문한 것 말고는 더 뽑아낼 수 없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진석두 (전산실 ?력기 담당자) :

지금까지 제가 작업 한 건, 항상 한부를 뽑았었고요, 특히나 회원자료는, 두부이상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한부만 뽑았습니다.


장한식 기자 :

문제의 고객명단은, 전산실에서 현업부서 인 신용판매부로 전해졌습니다. 올해 6월에서 8월까지의 주차권 대상자 명부입니다. 지존파에게 유출된 것이 바로 지난해 12월의 이 자료입니다. 우수고객 매출 체크리스트에 오르게 되면, 정기 주차권을 제공받습니다.


공영진 (신용판매부 자료책임자) :

3개월 정도 관리를 하고 있고, 만약 이 기간이 지난 부분에 대해서는 절취를 해가지고 버리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원본이 유출된 상황에서 관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는 전산실 직원과 다름없습니다. 문제는, 자료를 3개월만 보관한다는데 있습니다. 지존파에게 나간 자료는, 지난해 12월 자료이므로 전산실에서 나가지 않았다면 올해 4월 이후 신용판매부에서 유출된 것이 확실합니다.

어떻게 빠져 나갔을까? 고객정보의 유출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널리 쓰이는 방법은, ①카드대금청구서 작성 시 전산입력 하청을 받은 용역회사가 빼돌려 파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백화점의 경우, 원본이 빠져나갔으므로 ②백화점 주변에서는, 직원이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직접 빼돌리는 대담한 방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

(브로커는 백화점의) 담당자와 아는 사람인데, 수요가 있으니 뛰어들죠.


장한식 기자 :

이렇게 빼돌린 개인 정보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입니다.


개인정보 판매회사 직원 :

의사.약사.변호사 명단이 다 있어요. 농촌.주부 다 합치면 2천만은 돼요.


장한식 기자 :

정보브로커와 정보판매회사가 정보 빼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사이, 정보책임자는 이를 외부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 우리 정보관리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백화점 고객명단 유출은 백화점직원 소행?
    • 입력 1994-09-23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서울에 있는 유명백화점의 고객명단이 살인집단의 손으로까지 넘어간 사실이 밝혀진 뒤에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한지 불안과 분노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등, 내부에의 협조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전자열쇠가 없으면 출입할 수도 없는 곳. 백화점의 모든 정보가 입력되고, 또 출력되는 중앙전산실입니다. 이곳의 관리체계는, 군사비밀 못지않게 엄격하다고 자랑합니다. 담당자 외는 어느 누구도 출력기를 조작할 수 없도록 돼 있으며, 출력 담당자 역시, 현업부서에서 주문한 것 말고는 더 뽑아낼 수 없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진석두 (전산실 ?력기 담당자) :

지금까지 제가 작업 한 건, 항상 한부를 뽑았었고요, 특히나 회원자료는, 두부이상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한부만 뽑았습니다.


장한식 기자 :

문제의 고객명단은, 전산실에서 현업부서 인 신용판매부로 전해졌습니다. 올해 6월에서 8월까지의 주차권 대상자 명부입니다. 지존파에게 유출된 것이 바로 지난해 12월의 이 자료입니다. 우수고객 매출 체크리스트에 오르게 되면, 정기 주차권을 제공받습니다.


공영진 (신용판매부 자료책임자) :

3개월 정도 관리를 하고 있고, 만약 이 기간이 지난 부분에 대해서는 절취를 해가지고 버리고 있습니다.


장한식 기자 :

원본이 유출된 상황에서 관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는 전산실 직원과 다름없습니다. 문제는, 자료를 3개월만 보관한다는데 있습니다. 지존파에게 나간 자료는, 지난해 12월 자료이므로 전산실에서 나가지 않았다면 올해 4월 이후 신용판매부에서 유출된 것이 확실합니다.

어떻게 빠져 나갔을까? 고객정보의 유출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널리 쓰이는 방법은, ①카드대금청구서 작성 시 전산입력 하청을 받은 용역회사가 빼돌려 파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백화점의 경우, 원본이 빠져나갔으므로 ②백화점 주변에서는, 직원이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직접 빼돌리는 대담한 방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화점 직원 :

(브로커는 백화점의) 담당자와 아는 사람인데, 수요가 있으니 뛰어들죠.


장한식 기자 :

이렇게 빼돌린 개인 정보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입니다.


개인정보 판매회사 직원 :

의사.약사.변호사 명단이 다 있어요. 농촌.주부 다 합치면 2천만은 돼요.


장한식 기자 :

정보브로커와 정보판매회사가 정보 빼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사이, 정보책임자는 이를 외부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 우리 정보관리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