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흉악범 전담기구 설치 필요

입력 1994.09.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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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범인들이 전국을 무대로 해서 무차별 살인을 자행하고 있는 동안에 경찰수사는 온통 허점 투성이었습니다. 경찰의 초동수사는, 겉치레에 불과했고, 공조수사는 허울뿐이었습니다. 전담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배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배종호 기자 :

날뛰는 흉악범에 기는 경찰. 지존파일당들의 이번 연쇄 납치살인극은, 겉치레 초동수사와 구멍 뚫린 공조수사라는 경찰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연습 삼아 살인을 저지른 대전 20대 여자 암매장 사건. 지난 5월 주민이 암매장 시신을 발견해, 신고까지 했지만 경찰은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


마율 주민 :

동네사람들은 미리 다 알고 있었더라구. 그런데 이제 경찰관에 신고를 했는데도 와서 그냥 밑판에 그냥 묻고서 그냥 묵인하고 말았다는겨....


배종호 기자 :

경기도 양평에서 남치 살해된 이종원씨 사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교통사고로 위장된 살인사건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도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습니다. 허술한 겉치레 수사입니다.

소윤오씨 부부 납치 살해사건. 울산 남부서와 광주 서부서가 서로 관할 다툼을 벌이다 정작 수사는, 뒷전이었습니다. 책임 떠넘기기식 경찰수사의 허점입니다.


강력반 형사 :

우리 관내 일도 처리 못하는데, 다른 관내 일까지 할 수 없다.


배종호 기자 :

가장 큰 문제는, 형식적인 공조수사입니다. 범인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네 건의 범행을 저질렀지만, 경찰은 사건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강력반 형사 :

공조수사 의뢰해가지고, 서류상으로는 느낌이 안 오는 거죠. 자기일이 바쁘니까.


배종호 기자 :

물론, 경찰에 특수부대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대는 어디까지 현장에서 강력범을 진압하는 것이 주임무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처럼 전국을 무대로 한 광역화된 조직범죄에는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인 셈입니다.


서재근 (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그 수법과 내용들, 잘 종합을 해서 중앙해서 공조시스템을 개발시켜줘야죠. 수사진행을 잘 해줘야겠죠. FBI 같은 것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배종호 기자 :

갈수록 지능화되고 더욱 잔인해지는 강력범죄. 제2, 제3의 연쇄살인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직적인 강력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경찰기구의 설치는 이제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종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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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흉악범 전담기구 설치 필요
    • 입력 1994-09-23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범인들이 전국을 무대로 해서 무차별 살인을 자행하고 있는 동안에 경찰수사는 온통 허점 투성이었습니다. 경찰의 초동수사는, 겉치레에 불과했고, 공조수사는 허울뿐이었습니다. 전담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배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배종호 기자 :

날뛰는 흉악범에 기는 경찰. 지존파일당들의 이번 연쇄 납치살인극은, 겉치레 초동수사와 구멍 뚫린 공조수사라는 경찰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연습 삼아 살인을 저지른 대전 20대 여자 암매장 사건. 지난 5월 주민이 암매장 시신을 발견해, 신고까지 했지만 경찰은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


마율 주민 :

동네사람들은 미리 다 알고 있었더라구. 그런데 이제 경찰관에 신고를 했는데도 와서 그냥 밑판에 그냥 묻고서 그냥 묵인하고 말았다는겨....


배종호 기자 :

경기도 양평에서 남치 살해된 이종원씨 사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교통사고로 위장된 살인사건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도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습니다. 허술한 겉치레 수사입니다.

소윤오씨 부부 납치 살해사건. 울산 남부서와 광주 서부서가 서로 관할 다툼을 벌이다 정작 수사는, 뒷전이었습니다. 책임 떠넘기기식 경찰수사의 허점입니다.


강력반 형사 :

우리 관내 일도 처리 못하는데, 다른 관내 일까지 할 수 없다.


배종호 기자 :

가장 큰 문제는, 형식적인 공조수사입니다. 범인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네 건의 범행을 저질렀지만, 경찰은 사건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강력반 형사 :

공조수사 의뢰해가지고, 서류상으로는 느낌이 안 오는 거죠. 자기일이 바쁘니까.


배종호 기자 :

물론, 경찰에 특수부대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대는 어디까지 현장에서 강력범을 진압하는 것이 주임무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처럼 전국을 무대로 한 광역화된 조직범죄에는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인 셈입니다.


서재근 (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그 수법과 내용들, 잘 종합을 해서 중앙해서 공조시스템을 개발시켜줘야죠. 수사진행을 잘 해줘야겠죠. FBI 같은 것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배종호 기자 :

갈수록 지능화되고 더욱 잔인해지는 강력범죄. 제2, 제3의 연쇄살인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직적인 강력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경찰기구의 설치는 이제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종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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