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의 해 '실속 없었다'

입력 1994.12.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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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외국인들에게는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졌던 한해였을까? 그러고 보니까 서울정도 6백년에 맞춘 한국 방문의 해가 오늘로 끝납니다. 평가와 지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기봉 기자 :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잔치판과 서울정도 6백주년 기념사업이 정신없이 펼쳐진 한해였습니다. 세계인들의 신명을 함께 했던 연날리기 대회, 지금의 대입시 못지않게 치열했던 과거시험의 대현 등 5백여 개의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에서 개최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초대한 손님들은 별로 오지 않은 집안 식구들의 잔치였습니다.

한반도를 긴장에 휩싸이게 한 북핵 문제와 잇단 대형사고가 관광한국의 잔치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또 최근 4년간 4%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을 감안할 때 올해 방문객수를 지난해보다 20%로 늘려 잡은 것 자체가 과욕이라는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호식(대한여행사 전무) :

이 4백만 명이라는 숫자 자체가 과거 수년간의 증가 추세로 보아서 저는 아주 쉬운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기봉 기자 :

올해 관광수입은 38억 달러. 이에 비해 방문객수보다 훨씬 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쓴 돈은 50억 달러, 이 가운데 유학생 경비를 제외 하더라도 관광수지 적자는 3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방문 객수만 늘어났지 수입은 별로 증가하지 않은 실속 없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손님을 맞을 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올해 관광객 수는 지난해에 비해 8%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호소한 불만 신고건수는 6백64건으로 오히려 54%나 늘어났습니다.


후지키 히로시 :

접객업소 종업원들의 서비스 자세, 정신 등이 크게 미흡하다고 봅니다.


한기봉 기자 :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직업의식이 확고해져야 할뿐 아니라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합니다. 서울정도 6백주년 기념사업은 타임캡슐 매장과 함께 막을 내렸지만 한국 방문의 해는 올해에 끝나는 1회용 행사가 아니라 우리 관광산업 진홍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반복돼야할 행사입니다.

KBS 뉴스, 한기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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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방문의 해 '실속 없었다'
    • 입력 1994-12-31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외국인들에게는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졌던 한해였을까? 그러고 보니까 서울정도 6백년에 맞춘 한국 방문의 해가 오늘로 끝납니다. 평가와 지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기봉 기자 :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잔치판과 서울정도 6백주년 기념사업이 정신없이 펼쳐진 한해였습니다. 세계인들의 신명을 함께 했던 연날리기 대회, 지금의 대입시 못지않게 치열했던 과거시험의 대현 등 5백여 개의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에서 개최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초대한 손님들은 별로 오지 않은 집안 식구들의 잔치였습니다.

한반도를 긴장에 휩싸이게 한 북핵 문제와 잇단 대형사고가 관광한국의 잔치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또 최근 4년간 4%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을 감안할 때 올해 방문객수를 지난해보다 20%로 늘려 잡은 것 자체가 과욕이라는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호식(대한여행사 전무) :

이 4백만 명이라는 숫자 자체가 과거 수년간의 증가 추세로 보아서 저는 아주 쉬운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기봉 기자 :

올해 관광수입은 38억 달러. 이에 비해 방문객수보다 훨씬 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쓴 돈은 50억 달러, 이 가운데 유학생 경비를 제외 하더라도 관광수지 적자는 3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방문 객수만 늘어났지 수입은 별로 증가하지 않은 실속 없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손님을 맞을 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올해 관광객 수는 지난해에 비해 8%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호소한 불만 신고건수는 6백64건으로 오히려 54%나 늘어났습니다.


후지키 히로시 :

접객업소 종업원들의 서비스 자세, 정신 등이 크게 미흡하다고 봅니다.


한기봉 기자 :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직업의식이 확고해져야 할뿐 아니라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합니다. 서울정도 6백주년 기념사업은 타임캡슐 매장과 함께 막을 내렸지만 한국 방문의 해는 올해에 끝나는 1회용 행사가 아니라 우리 관광산업 진홍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반복돼야할 행사입니다.

KBS 뉴스, 한기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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