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사건.사고 많았다

입력 1994.12.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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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그러나 한편으로 94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충격적인 사건과 사고가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심지어 가진 자들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심에서 비롯됐던 이른바 지존파 사건에서부터 인륜까지 저버렸던 박한상 사건까지 그리고 충격적인 대형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사회의 실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유석조, 이재강 두 기자 차례로 보도해드립니다.


유석조기자 :

가진 자들에 대한 맹목적 증오심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지존파. 그렇지만 이들에 의해 참혹하게 죽어간 5명의 희생자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극한에 까지 이른 인간 잔인성을 충격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모를 살해하고 불을 질러 범행을 은폐하려했던 박한상. 우리 사회의 패륜범죄가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모두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이란 면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류지태(고려대 교수, 법학과) :

소득의 재분배 과정에서의 왜곡현상이 사실상 부를 얻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을 야기했고 그러한 불신이 급기야는 인명경시 사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유석조 기자 :

1심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도 뉘우침이 없었던 지존파도 결국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강석환(서초경찰서 형사계장) :

아주 상당히 후회를 하고 내가 왜 이런 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그냥 눈물겹게 후회하는 그런 빛이 역력히 보입니다. 현재.


유석조기자 :

자기 나이만큼의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온보현의 어이없는 납치와 살인행각도 또 한 차례 우리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잇따른 흉악사건 이후에 우리 사회는 비로소 황폐해진 인간성의 회복과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조차 파괴되는 현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가 됐습니다.

단란했던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인륜까지 저버릴 정도의 흉악 범죄로 얼룩졌던 한해. 이제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떠받쳐야할 도덕성을 되찾는 일이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KBS 뉴스, 유석조입니다.


이재강 기자 :

한강 다리가 무너졌다, 이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학교와 직장으로 향하던 32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어이없게 숨져갔고 부상자들은 지금까지도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민자(부상자) :

물을 이렇게 샤워하려고 틀으면 그때 그 르망 차에서 나올 때 피를 흘리면서 나오셨던 그런 얼굴이 그냥 이렇게 막 보이는 거예요. 물속에서.


이재강 기자

79년 완공이후에 단 한차례의 정밀 진단 없이 방치돼온 결과였습니다. 또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안전 불감증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값비싼 교훈이었습니다.


조효남(한양대 교수) :

일반 국민들이나 관계자들이 이 심각성에 대한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전혀 희박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이대로 방치해 두면은 제2, 제3의 이런 성수대교 사고 같은 것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재강기자 :

두 명의 시장 사임, 6명 구속, 엄청난 교통체증, 그리고 1조원의 손실을 남긴 채 부끄러운 현장 성수대교는 1995년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성수대교 붕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람선에서 불이 났고 이어 서울도심에서는 가스가 폭발했습니다. 경악과 충격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걸어온 지난날에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를 던져줬습니다.


서경석(「경실련」사무총장) :

인간중심, 생명 중심, 환경, 안전, 이 삶의 질 이런 것을 중시하는 그런 방향으로 사고의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된 다고 생각합니다.


이재강기자 :

그동안의 땀과 시간들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1994년의 사고들, 그 값비싼 대가만큼의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런 부끄러운 현장을 또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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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4년 사건.사고 많았다
    • 입력 1994-12-31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그러나 한편으로 94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충격적인 사건과 사고가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심지어 가진 자들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심에서 비롯됐던 이른바 지존파 사건에서부터 인륜까지 저버렸던 박한상 사건까지 그리고 충격적인 대형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사회의 실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유석조, 이재강 두 기자 차례로 보도해드립니다.


유석조기자 :

가진 자들에 대한 맹목적 증오심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지존파. 그렇지만 이들에 의해 참혹하게 죽어간 5명의 희생자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극한에 까지 이른 인간 잔인성을 충격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모를 살해하고 불을 질러 범행을 은폐하려했던 박한상. 우리 사회의 패륜범죄가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모두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이란 면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류지태(고려대 교수, 법학과) :

소득의 재분배 과정에서의 왜곡현상이 사실상 부를 얻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을 야기했고 그러한 불신이 급기야는 인명경시 사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유석조 기자 :

1심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도 뉘우침이 없었던 지존파도 결국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강석환(서초경찰서 형사계장) :

아주 상당히 후회를 하고 내가 왜 이런 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그냥 눈물겹게 후회하는 그런 빛이 역력히 보입니다. 현재.


유석조기자 :

자기 나이만큼의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온보현의 어이없는 납치와 살인행각도 또 한 차례 우리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잇따른 흉악사건 이후에 우리 사회는 비로소 황폐해진 인간성의 회복과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조차 파괴되는 현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가 됐습니다.

단란했던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인륜까지 저버릴 정도의 흉악 범죄로 얼룩졌던 한해. 이제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떠받쳐야할 도덕성을 되찾는 일이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KBS 뉴스, 유석조입니다.


이재강 기자 :

한강 다리가 무너졌다, 이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학교와 직장으로 향하던 32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어이없게 숨져갔고 부상자들은 지금까지도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민자(부상자) :

물을 이렇게 샤워하려고 틀으면 그때 그 르망 차에서 나올 때 피를 흘리면서 나오셨던 그런 얼굴이 그냥 이렇게 막 보이는 거예요. 물속에서.


이재강 기자

79년 완공이후에 단 한차례의 정밀 진단 없이 방치돼온 결과였습니다. 또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안전 불감증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값비싼 교훈이었습니다.


조효남(한양대 교수) :

일반 국민들이나 관계자들이 이 심각성에 대한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전혀 희박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이대로 방치해 두면은 제2, 제3의 이런 성수대교 사고 같은 것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재강기자 :

두 명의 시장 사임, 6명 구속, 엄청난 교통체증, 그리고 1조원의 손실을 남긴 채 부끄러운 현장 성수대교는 1995년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성수대교 붕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람선에서 불이 났고 이어 서울도심에서는 가스가 폭발했습니다. 경악과 충격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걸어온 지난날에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를 던져줬습니다.


서경석(「경실련」사무총장) :

인간중심, 생명 중심, 환경, 안전, 이 삶의 질 이런 것을 중시하는 그런 방향으로 사고의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된 다고 생각합니다.


이재강기자 :

그동안의 땀과 시간들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1994년의 사고들, 그 값비싼 대가만큼의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런 부끄러운 현장을 또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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