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 대지진으로 일본인들 자존심 무너져

입력 1995.01.18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윤성 앵커 :

일본인들은 지금 말이 없습니다.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도로, 철도, 치솟는 빌딩, 경제대국 일본 번영의 상징이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진을 보고, 일본이라면은 저런 정도의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까지 했던 일본인들의 자존심은 지진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김용관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김용관 기자 :

지난 64년 개통돼 하루 2백여편 줄잡아 30억명을 수송했고, 지난 30년 동안 단 한건의 사망사고도 없었다는 일본 번영의 상징이자 자존심 고속전철 신간선 입니다. 그러나 이번 고베지진은 이런 일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오사카와 고베를 지나는 산요 신간선의 철로가 엿가락처럼 휘어버렸고 현재 불통 입니다. 개통이 되려면 한 달은 걸릴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강한 지진이 엄습하더라도 끄덕없이 설계 됐다는 일본의 고속도로는 건설왕국 일본의 또 다른 자랑거리 입니다. 그러나 오사카와 고베구간 한신고속도로의 고가도가 이처럼 옆으로 드러누웠습니다. 곳곳이 패이고, 꼬이고, 뒤틀려서 도로로서의 기능을 잃고 말았습니다. 일본의 고속도로가 무너진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잦은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고층빌딩은 일본건설의 자신감의 표현 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본의 자신감도 고베의 대형건물들이 이처럼 눕고, 기울고, 조각나면서 함께 무너졌습니다. 일본을 가장 잘 상징하고 있다는 오사카성. 이번 지진으로 금이 갔습니다. 일본인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신사들 그리고 많은 문화재들이 부서졌습니다.

KBS 뉴스, 김용관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본 고베 대지진으로 일본인들 자존심 무너져
    • 입력 1995-01-18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일본인들은 지금 말이 없습니다.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도로, 철도, 치솟는 빌딩, 경제대국 일본 번영의 상징이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진을 보고, 일본이라면은 저런 정도의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까지 했던 일본인들의 자존심은 지진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김용관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김용관 기자 :

지난 64년 개통돼 하루 2백여편 줄잡아 30억명을 수송했고, 지난 30년 동안 단 한건의 사망사고도 없었다는 일본 번영의 상징이자 자존심 고속전철 신간선 입니다. 그러나 이번 고베지진은 이런 일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오사카와 고베를 지나는 산요 신간선의 철로가 엿가락처럼 휘어버렸고 현재 불통 입니다. 개통이 되려면 한 달은 걸릴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강한 지진이 엄습하더라도 끄덕없이 설계 됐다는 일본의 고속도로는 건설왕국 일본의 또 다른 자랑거리 입니다. 그러나 오사카와 고베구간 한신고속도로의 고가도가 이처럼 옆으로 드러누웠습니다. 곳곳이 패이고, 꼬이고, 뒤틀려서 도로로서의 기능을 잃고 말았습니다. 일본의 고속도로가 무너진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잦은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고층빌딩은 일본건설의 자신감의 표현 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본의 자신감도 고베의 대형건물들이 이처럼 눕고, 기울고, 조각나면서 함께 무너졌습니다. 일본을 가장 잘 상징하고 있다는 오사카성. 이번 지진으로 금이 갔습니다. 일본인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신사들 그리고 많은 문화재들이 부서졌습니다.

KBS 뉴스, 김용관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