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에도 고베 시민들 차분했다

이윤성 앵커 :

일본사람들은 말이 없고 고베시민들은 차분하다 하는 것이 현지에 특파된 KBS 기자들의 보고입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 이틀이 지나고 있지만 사고는 있을 뿐 사건은 없다는 얘깁니다.

송정문 기자의 보도 입니다.

송정문 기자 :

고베시 번화가에 있는 생활협동조합 상점 입니다. 이 상점은 이번 대지진에서도 천행으로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창고에 가득한 생필품들로 큰돈을 벌수도 있었겠지만 이 상점은 오히려 창고를 완전 개방하고 평상시와 같은 값으로 팔기로 했습니다. 이재민들도 결코 물건을 마구 사들이지 않습니다. 줄을 서서 한 시간 이상 기다렸지만 뒷사람을 생각해 당장 필요한 이상은 사지 않습니다. 일본 경찰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파괴와 정전 그리고 치안의 공백 상태에서 소요나 약탈이 일지 않을까 우려해 순찰을 강화했지만 특별한 사건사고는 없었습니다. 전화를 걸려 해도 물을 마시려 해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합니다. 그러나 불평하는 사람도 새치기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대참사 속에서도 차분하고 침착한 일본인들. 72년 전 관동대지진 때 죽창을 들고 다니며 한국인을 학살하던 그 사람들과 같은 민족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 입니다.

KBS 뉴스, 송정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