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 대지진 현장 구조작업 안간힘

입력 1995.01.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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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오고 있습니다. 9살짜리 어린이가 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그리고 한 할머니는 기르던 개가 주인이 매몰된 현장을 몇 밤을 떠나지 않고 짖어대는 바람에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정창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창훈 기자 :

7층짜리 건물이 폭삭 주저앉은 곳. 아직 19명의 주민이 매몰돼 있는 현장입니다. 구조요원들은 건물더미 속에서 들렸다는 희미한 어린이의 소리를 따라 생존자를 더듬어 찾아가고 있습니다.


“소리가 났다고들 하던데요”


“그런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빨리 구조하면 살 수 있겠죠?”


“저 상태에서는 아마 무리일겁니다.”


폐허 속을 해쳐 들어간 구조대원 한명이 드디어 생존자를 찾아냈습니다. 모포를 씌우고 구급차를 찾고 있습니다.


“살아있답니다.”


“살아있어요? 정말로?”


무너져 내린 건물더미 속에서 유일하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9살짜리 신스케군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웃들은 내 가족이 살아난 듯이 모두 기뻐합니다.


“신짱이지요? 정말이지요?”


“정말 잘됐습니다. 축하합니다.”


매몰된 지 80시간 만에 구조된 신스끼군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을 되찾았습니다. 70살의 치으꼬 할머니는 기르던 개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할머니가 묻힌 곳에 올라가 계속 짖어대는 바람에 구조대원들이 할머니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구조 활동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제 구조됐고 이제 언니만 찾으면 돼.”


아직 7백여명이 실종된 상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생존자들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시점을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조작업 끝에 시신이라도 찾은 가족들은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가족들의 넋이라도 달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회생자들이 불에 타 숨졌습니다.


“유골이라도 먼저 찾으려고요. 조금만이라도 갖고 가고 싶어요. ”


이들은 가족들이 누워있는 잿더미속에 향불만을 피울 수 있을 뿐입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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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고베 대지진 현장 구조작업 안간힘
    • 입력 1995-01-20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오고 있습니다. 9살짜리 어린이가 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그리고 한 할머니는 기르던 개가 주인이 매몰된 현장을 몇 밤을 떠나지 않고 짖어대는 바람에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정창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정창훈 기자 :

7층짜리 건물이 폭삭 주저앉은 곳. 아직 19명의 주민이 매몰돼 있는 현장입니다. 구조요원들은 건물더미 속에서 들렸다는 희미한 어린이의 소리를 따라 생존자를 더듬어 찾아가고 있습니다.


“소리가 났다고들 하던데요”


“그런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빨리 구조하면 살 수 있겠죠?”


“저 상태에서는 아마 무리일겁니다.”


폐허 속을 해쳐 들어간 구조대원 한명이 드디어 생존자를 찾아냈습니다. 모포를 씌우고 구급차를 찾고 있습니다.


“살아있답니다.”


“살아있어요? 정말로?”


무너져 내린 건물더미 속에서 유일하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9살짜리 신스케군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웃들은 내 가족이 살아난 듯이 모두 기뻐합니다.


“신짱이지요? 정말이지요?”


“정말 잘됐습니다. 축하합니다.”


매몰된 지 80시간 만에 구조된 신스끼군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을 되찾았습니다. 70살의 치으꼬 할머니는 기르던 개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할머니가 묻힌 곳에 올라가 계속 짖어대는 바람에 구조대원들이 할머니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구조 활동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제 구조됐고 이제 언니만 찾으면 돼.”


아직 7백여명이 실종된 상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생존자들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시점을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조작업 끝에 시신이라도 찾은 가족들은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가족들의 넋이라도 달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회생자들이 불에 타 숨졌습니다.


“유골이라도 먼저 찾으려고요. 조금만이라도 갖고 가고 싶어요. ”


이들은 가족들이 누워있는 잿더미속에 향불만을 피울 수 있을 뿐입니다.

KBS 뉴스, 정창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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