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 줄입시다] 속도제한 하나마나

입력 1995.01.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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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기자 :

여기는 궁내동 서울 톨게이트에 마련해 놓고 있는 KBS 이동 스튜디오입니다. 가슴 설레기만 하는 설날의 고향 가는 길 지금 각 고속도로는 평상시와 별 차이 없이 원활하게 소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9시를 넘어서면서부터 가족들과 함께 일찌감치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모습이 우리 이웃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도로가 마찬가지겠습니다만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무엇보다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그러나 요즘 고속도로를 보게 되면 자동차 경주장이 아닌가 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가 있게 됩니다. 앞차가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속도 제한속도를 훨씬 넘어서 평균 120km이상으로 질주하고 있고 승용차는 물론 화물차 소형 승합차까지 속도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속도제한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고 사고율은 물론이고 사망률도 일반 도로보다 훨씬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정작 과속을 단속하는 무인속도 측정기는 대부분 고장이 나있고 경찰장비도 고속화시대에 훨씬 뒤진 낡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장기철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장기철 기자 :

차량들이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얼핏 봐서는 대단한 속도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속도 측정기로 재보면 평균 120km 이상의 놀라운 속도입니다. 이정도 속도라면 안전거리를 최소한 120m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이 거리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습니다. 심하게 굽은 길도 예외가 아닙니다. 곧게 뻗은 길에서 붙은 탄력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리고 있습니다. 추월선과 주행선이 하나씩 뿐인 2차선 고속도로는 서로 먼저 내달리려고 늘 곡예운전입니다. 틈만 보이면 비집고 들어가려는 과속차량과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저속차량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통행방법을 지키는 차량도 거의 없습니다. 화물차와 고속버스 승용차가 한데 어울려서 속도경쟁을 펼치며 질주하고 있습니다.

시야가 확 트인 비상활주로에 들어서면 차량들의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차량들의 엄청난 속도감에 이렇게 서있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비상활주로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돼있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전국 5군데 비상활주로의 지난해 사망률은 0.1km당 한명씩 숨진 것으로 나타나서 다른 구간에 비해서 11배나 높습니다.


이상주(경찰청고속도로순찰대) :

비상활주로 내 안전시설물의 제한적인 설치를 요청을 했습니다만은 합참과 공군본부 또 국방부에서 서로 미루는 바람에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철 기자 :

과속을 단속하는 고속도로 순찰대 장비는 일반 도로에서나 쓸 수 있는 구형스피드건 164대와 무인속도 측정기 22대에 불과합니다. 최근에 지급된 신형스피드건도 효과가 의문스럽습니다.

지금 같으면 힘만 들어요.”


“왜요?”


“무거우니까.”


무인 속도 측정기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설치한지 1년밖에 안되는 무인속도 측정기 입니다. 고장수리중이라는 팻말이 보여주듯이 그 기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전입니다.

측정기 안을 열어보면 녹슬고 부품이 다 떨어져나가서 이미 폐품이 돼있습니다. 이런 측정기는 전체 22대 가운데서 9대나 되고 나머지도 사실상 작동불능입니다.


선정배(고속도로순찰대장) :

과속단속은 사람에 의한 방법가지고 현재 한계에 와있습니다. 적어도 그 무인속도 측정기 같은 첨단장비를 20km당 한대씩 설치하여 단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철 기자 :

고속도로 과속은 운전자의 의식전환과 함께 완벽한 무인속도 측정기 설치 등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질 때 해결될 것입니다.

KBS 뉴스, 장기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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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5-01-27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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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기자 :

여기는 궁내동 서울 톨게이트에 마련해 놓고 있는 KBS 이동 스튜디오입니다. 가슴 설레기만 하는 설날의 고향 가는 길 지금 각 고속도로는 평상시와 별 차이 없이 원활하게 소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9시를 넘어서면서부터 가족들과 함께 일찌감치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모습이 우리 이웃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도로가 마찬가지겠습니다만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무엇보다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그러나 요즘 고속도로를 보게 되면 자동차 경주장이 아닌가 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가 있게 됩니다. 앞차가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속도 제한속도를 훨씬 넘어서 평균 120km이상으로 질주하고 있고 승용차는 물론 화물차 소형 승합차까지 속도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속도제한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고 사고율은 물론이고 사망률도 일반 도로보다 훨씬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정작 과속을 단속하는 무인속도 측정기는 대부분 고장이 나있고 경찰장비도 고속화시대에 훨씬 뒤진 낡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장기철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장기철 기자 :

차량들이 시원스럽게 달리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얼핏 봐서는 대단한 속도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속도 측정기로 재보면 평균 120km 이상의 놀라운 속도입니다. 이정도 속도라면 안전거리를 최소한 120m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이 거리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습니다. 심하게 굽은 길도 예외가 아닙니다. 곧게 뻗은 길에서 붙은 탄력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리고 있습니다. 추월선과 주행선이 하나씩 뿐인 2차선 고속도로는 서로 먼저 내달리려고 늘 곡예운전입니다. 틈만 보이면 비집고 들어가려는 과속차량과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저속차량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통행방법을 지키는 차량도 거의 없습니다. 화물차와 고속버스 승용차가 한데 어울려서 속도경쟁을 펼치며 질주하고 있습니다.

시야가 확 트인 비상활주로에 들어서면 차량들의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차량들의 엄청난 속도감에 이렇게 서있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비상활주로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돼있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전국 5군데 비상활주로의 지난해 사망률은 0.1km당 한명씩 숨진 것으로 나타나서 다른 구간에 비해서 11배나 높습니다.


이상주(경찰청고속도로순찰대) :

비상활주로 내 안전시설물의 제한적인 설치를 요청을 했습니다만은 합참과 공군본부 또 국방부에서 서로 미루는 바람에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철 기자 :

과속을 단속하는 고속도로 순찰대 장비는 일반 도로에서나 쓸 수 있는 구형스피드건 164대와 무인속도 측정기 22대에 불과합니다. 최근에 지급된 신형스피드건도 효과가 의문스럽습니다.

지금 같으면 힘만 들어요.”


“왜요?”


“무거우니까.”


무인 속도 측정기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설치한지 1년밖에 안되는 무인속도 측정기 입니다. 고장수리중이라는 팻말이 보여주듯이 그 기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전입니다.

측정기 안을 열어보면 녹슬고 부품이 다 떨어져나가서 이미 폐품이 돼있습니다. 이런 측정기는 전체 22대 가운데서 9대나 되고 나머지도 사실상 작동불능입니다.


선정배(고속도로순찰대장) :

과속단속은 사람에 의한 방법가지고 현재 한계에 와있습니다. 적어도 그 무인속도 측정기 같은 첨단장비를 20km당 한대씩 설치하여 단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철 기자 :

고속도로 과속은 운전자의 의식전환과 함께 완벽한 무인속도 측정기 설치 등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질 때 해결될 것입니다.

KBS 뉴스, 장기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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