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볼모 좋은가?

입력 1995.03.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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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경기도 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이틀째 집단 결석을 했습니다.

마을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교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용석 기자 :

새 학년을 맞은 초등학교 교실. 넘치는 생기대신 무거운 침묵에 빠져 있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들도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친구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고요, 같이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


김포군 월곳면 월곳초등학교는, 어제 전체학생 299명 가운데 150명이 결석한데 이어, 오늘은 무려 221명이 한꺼번에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의 뛰노는 함성으로 활기가 넘치던 운동장도 오늘은 이처럼 썰렁하기만 합니다.


“오늘 왜 학교 안 갔어?”

“레미콘 때문에요. 엄마가요 가지말래서요”


이처럼 학생들이 한꺼번에 결석한 것은, 엉뚱하게도 마을 근처에 들어서는 레미콘 공장 건설 때문입니다. 공장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녀들이 등교거부라는 방법을 동원한 것입니다.


안영미 (김포군 월곳면 군하리) :

공해밖에 없는 공장이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오게 된 거예요 그래 주민들은 그동안 반대를 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를 않으니까, 저희들이 선택하는 것은 이것밖에 없는 거죠.


김용석 기자 :

부모들에 의한 학생들의 집단 결석사태는 지난해 말 쓰레기 소각장 설치문제로 경기도 군포시 6개 초등학교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교육을 볼모로 한 어른들 간의 마찰이 티 없이 배우고 뛰놀아야 할 어린학생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tm, 김용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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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볼모 좋은가?
    • 입력 1995-03-08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경기도 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이틀째 집단 결석을 했습니다.

마을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교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용석 기자 :

새 학년을 맞은 초등학교 교실. 넘치는 생기대신 무거운 침묵에 빠져 있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들도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친구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고요, 같이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


김포군 월곳면 월곳초등학교는, 어제 전체학생 299명 가운데 150명이 결석한데 이어, 오늘은 무려 221명이 한꺼번에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의 뛰노는 함성으로 활기가 넘치던 운동장도 오늘은 이처럼 썰렁하기만 합니다.


“오늘 왜 학교 안 갔어?”

“레미콘 때문에요. 엄마가요 가지말래서요”


이처럼 학생들이 한꺼번에 결석한 것은, 엉뚱하게도 마을 근처에 들어서는 레미콘 공장 건설 때문입니다. 공장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녀들이 등교거부라는 방법을 동원한 것입니다.


안영미 (김포군 월곳면 군하리) :

공해밖에 없는 공장이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오게 된 거예요 그래 주민들은 그동안 반대를 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를 않으니까, 저희들이 선택하는 것은 이것밖에 없는 거죠.


김용석 기자 :

부모들에 의한 학생들의 집단 결석사태는 지난해 말 쓰레기 소각장 설치문제로 경기도 군포시 6개 초등학교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교육을 볼모로 한 어른들 간의 마찰이 티 없이 배우고 뛰놀아야 할 어린학생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tm, 김용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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