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에 부는 바람

입력 1995.03.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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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스위스의 농업은 알프스의 비탈진 산자락에서 이루어지는 무공해 농업으로 그 경쟁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스위스도 WTO 즉,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면서 농업보조금을 마음대로 주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규원 앵커 :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농업정책을 알아봅니다.


배대준 기자 :

해발 4천m 이상의 고봉들이 즐비한 유럽의 지붕 알프스. 오랜 세월에도 자연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알프스입니다. 바로 이 아름다운 알프스는 스위스 사람, 스위스 농민들의 터전입니다. 알프스는 비탈길 산자락마다 푸른 초지가 있고 여기서 스위스의 목축과 농업이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에도 우루과이라운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 농업과 농민들은 다른 나라에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페체 지역의 대표적인 산악 농촌마을입니다. 마치 잘 가꾸어진 골프장 같은 이 푸른초지는 스위스 농민들의 삶의 원천입니다. 이곳 농민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모습은 생산량 증대라든지 가격문제가 아니라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호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합니다. 건초수확이 끝난 목초지에 퇴비가 뿌려지고 있습니다. 보통 이른 봄과 늦가을에 퇴비를 집중적으로 살포합니다. 목축의 기본이 되는 초지 가꾸기부터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위스농업의 기초는 유기질 비료를 활용한 무공해 농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퇴비는 축사에서 생겨나는 배설물, 깔집 등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부산물들입니다. 목축 과정의 부산물들을 퇴비로 바꾸는 시스템을 통해 환경오염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축사 옆에 딸린 퇴비장은 스위스 농촌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스위스 목축 농가에서 키우는 젖소는 보통 백마리 안팎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축사의 규모도 그렇지만 구조는 픽 합리적입니다. 배설물들이 모아져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통해 배설물들이 밖으로 흘러나가 퇴비장에 쌓입니다. 이런 시설이 있어서 스위스엔 축산폐기물 처리시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퇴비장 지하는 소위 오줌이 흘러들어 저장됩니다. 그래서 윗층은 퇴비장, 아랫층은 액비 저장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액비 저장고에 흘러드는 배설물은 넉 달 이상 자연 숙성시켜 독성을 완전히 뺀 다음 초지로 보냅니다. 숙성되지 않은 액비는 초지를 병들게 하고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경보조금 등 정부지원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트랙터가 초지에 액비를 뿌려주고 있습니다. 액비가 뿌려진 초지가 검은빛으로 바뀌면 정상입니다. 충분한 영양공급은 물론 속성재배가 가능합니다. 경사가 급한 산비탈 초지에도 어렵지 않습니다. 얼핏 지저분하고 귀찮아 보이는 작업이지만 이곳 농민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프란츠 퓌슬러(농부) :

화학비료의 유독물질을 피하고 토양속의 미생물도 보호합니다.


배대준 기자 :

아침 6시. 시벨브런 마을에 슈타이너 치즈공장은 부산합니다. 새벽에 생산한 신선한 우유가 소속 도착합니다. 이 마을 농민들은 생산우유를 전량 납유하기 때문에 판매 걱정이 없습니다. 이러한 마을 단위의 치즈공장이 아팬첼 지역에만도 백20여 곳이나 됩니다.


프레디 스트릭커(농부) :

UR 타결이후 대외적인 압력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우유 고기값은 내려가고 생산비를 계속 올라 점점 어려워졌어요.


배대준 기자 :

스위스 정부의 농민 지원 방식은 UR 장애를 비켜나갈 수 있는 간접지원입니다. 바로 환경보호 농민지원금입니다. 철저한 무공해 농업으로 알프스의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입니다. 지난해만도 27만여 농가 가운데 20%가 이 혜택을 받았고 갈수록 이 보조금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튀터(농민연합회 사무총장) :

생산량과 가격 보조금 등 농민 뜻을 정부에 전달합니다.


배대준 기자 :

농산물 생산량이나 가격 그리고 각종 보조금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농민연합회의 각종 근거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곳엔 농민 회원들의 구체적인 각종 자료가 연도별로 수집 관리되고 있습니다.


월터 쉴트(농업성 농업 담당관) :

모든 기초자료는 농민연합회가 제시하는 대로 활용합니다.


배대준 기자 :

무공해 정책이 스위스 농촌을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20살인 미카엘군도 농민이 되기 위해 도제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스위스 젊은이가 스위스 농촌을 지킬 수 있는 배경은 바로 알프스의 환경파수꾼이라는 자긍심과 정부의 농민 보호정책입니다. 그래서 스위스 농촌은 여느 곳보다도 경쟁력을 갖춘 농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대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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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프스에 부는 바람
    • 입력 1995-03-26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스위스의 농업은 알프스의 비탈진 산자락에서 이루어지는 무공해 농업으로 그 경쟁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스위스도 WTO 즉,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면서 농업보조금을 마음대로 주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규원 앵커 :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농업정책을 알아봅니다.


배대준 기자 :

해발 4천m 이상의 고봉들이 즐비한 유럽의 지붕 알프스. 오랜 세월에도 자연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알프스입니다. 바로 이 아름다운 알프스는 스위스 사람, 스위스 농민들의 터전입니다. 알프스는 비탈길 산자락마다 푸른 초지가 있고 여기서 스위스의 목축과 농업이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이곳에도 우루과이라운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 농업과 농민들은 다른 나라에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페체 지역의 대표적인 산악 농촌마을입니다. 마치 잘 가꾸어진 골프장 같은 이 푸른초지는 스위스 농민들의 삶의 원천입니다. 이곳 농민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모습은 생산량 증대라든지 가격문제가 아니라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호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합니다. 건초수확이 끝난 목초지에 퇴비가 뿌려지고 있습니다. 보통 이른 봄과 늦가을에 퇴비를 집중적으로 살포합니다. 목축의 기본이 되는 초지 가꾸기부터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위스농업의 기초는 유기질 비료를 활용한 무공해 농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퇴비는 축사에서 생겨나는 배설물, 깔집 등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부산물들입니다. 목축 과정의 부산물들을 퇴비로 바꾸는 시스템을 통해 환경오염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축사 옆에 딸린 퇴비장은 스위스 농촌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스위스 목축 농가에서 키우는 젖소는 보통 백마리 안팎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축사의 규모도 그렇지만 구조는 픽 합리적입니다. 배설물들이 모아져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통해 배설물들이 밖으로 흘러나가 퇴비장에 쌓입니다. 이런 시설이 있어서 스위스엔 축산폐기물 처리시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퇴비장 지하는 소위 오줌이 흘러들어 저장됩니다. 그래서 윗층은 퇴비장, 아랫층은 액비 저장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액비 저장고에 흘러드는 배설물은 넉 달 이상 자연 숙성시켜 독성을 완전히 뺀 다음 초지로 보냅니다. 숙성되지 않은 액비는 초지를 병들게 하고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경보조금 등 정부지원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트랙터가 초지에 액비를 뿌려주고 있습니다. 액비가 뿌려진 초지가 검은빛으로 바뀌면 정상입니다. 충분한 영양공급은 물론 속성재배가 가능합니다. 경사가 급한 산비탈 초지에도 어렵지 않습니다. 얼핏 지저분하고 귀찮아 보이는 작업이지만 이곳 농민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프란츠 퓌슬러(농부) :

화학비료의 유독물질을 피하고 토양속의 미생물도 보호합니다.


배대준 기자 :

아침 6시. 시벨브런 마을에 슈타이너 치즈공장은 부산합니다. 새벽에 생산한 신선한 우유가 소속 도착합니다. 이 마을 농민들은 생산우유를 전량 납유하기 때문에 판매 걱정이 없습니다. 이러한 마을 단위의 치즈공장이 아팬첼 지역에만도 백20여 곳이나 됩니다.


프레디 스트릭커(농부) :

UR 타결이후 대외적인 압력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우유 고기값은 내려가고 생산비를 계속 올라 점점 어려워졌어요.


배대준 기자 :

스위스 정부의 농민 지원 방식은 UR 장애를 비켜나갈 수 있는 간접지원입니다. 바로 환경보호 농민지원금입니다. 철저한 무공해 농업으로 알프스의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입니다. 지난해만도 27만여 농가 가운데 20%가 이 혜택을 받았고 갈수록 이 보조금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튀터(농민연합회 사무총장) :

생산량과 가격 보조금 등 농민 뜻을 정부에 전달합니다.


배대준 기자 :

농산물 생산량이나 가격 그리고 각종 보조금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농민연합회의 각종 근거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곳엔 농민 회원들의 구체적인 각종 자료가 연도별로 수집 관리되고 있습니다.


월터 쉴트(농업성 농업 담당관) :

모든 기초자료는 농민연합회가 제시하는 대로 활용합니다.


배대준 기자 :

무공해 정책이 스위스 농촌을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20살인 미카엘군도 농민이 되기 위해 도제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스위스 젊은이가 스위스 농촌을 지킬 수 있는 배경은 바로 알프스의 환경파수꾼이라는 자긍심과 정부의 농민 보호정책입니다. 그래서 스위스 농촌은 여느 곳보다도 경쟁력을 갖춘 농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대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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