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단] 미시족 자아 찾기

입력 1995.03.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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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앵커 :

신세대외 재봉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습니다만은 나만의 독특한 생활문화를 추구하는 신세대 여성들 사이에 한동안 잊혀졌던 재봉틀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종진 앵커 :

특히 미시라 불리는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이 재봉틀은 건전한 소비문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현님 기자의 취재입니다.


이현님 기자 :

신세대들의 옷차림은 저마다 다 다릅니다. 똑같은 것 보다는 나만의 개성을 평범함 보다는 독특한 것을 찾습니다. 이런 신세대들에게 요즘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 양재는 신세대들이 몰리는 인기강좌입니다. 그래서 각 문화센터마다 양재반을 새로 만드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백성혜(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기획담당) :

양재강좌를 만들어달라는 그런 요청이 열화같이 많아가지고요. 예전에는 개설할 생각을 못했지만 최근들어서 저희가 신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현님 기자 :

수강생들은 대부분 20-30대 미혼여성과 젊은 주부들입니다. 옷본을 가지고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직접 만듭니다. 다양한 기성복이 혼한 요즘 옷을 만들어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경회(강남구 대치동) :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내 옷이 아니고 남의 옷이라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드니까 나의 옷을 입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경희(양재반 강사) :

개성 시대에 나만 입었다는 거 내가 만들어 입었다는 거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거 그런 거 때문에 굉장히 보람느끼시는 주부들이 많아요.


이현님 기자 :

옷뿐만 아니라 홈패션 강좌도 개성있는 생활소품을 만들려는 신세대들로 만원입니다. 수첩에 꼼꼼히 필기까지 해가며 만들다보면 생각보다 잘 만들어집니다,


강다영(송파구 석촌동) :

지금 앞치마 만들었구요, 베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돼서 주위에서 막 만들어달라고 그래요


이현님 기자 :

이처럼 신세대들에게 양재와 홈패션이 인기를 끄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큽니다. 요즘 홈인테리어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관심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구색을 맞추려면 여간 비싸지 않습니다. 옷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요즘은 옷을 수선하는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양복바지단 줄이는데도 5천원은 줘야 합니다. 그래서 한동안 잊혀졌던 재봉틀이 젊은 주부들 사이에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자투리천을 파는 옷감 가게입니다. 자투리천이긴 하지만 천값이 시중의 절반이어서 가게는 항상 알뜰고객들로 붐빕니다. 4살 난 딸을 둔 신세대 주부 안현옥씨도 이 가게의 단골손님입니다. 오늘 고른 물방울무늬 천값은 두마에 3천원. 안현옥씨는 알뜰하게 산 옷감으로 딸아이의 원피스를 만듭니다. 요즘 아이들 옷값은 어른 옷 못지않게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현옥씨는 지난해 산 재봉틀로 웬만한 아이 옷은 거의 만들어 입힙니다. 이렇게 만들면 옷값도 크게 절약되고 만드는 재미 또한 큽니다.


안현옥(동대문구 신설동) :

이거는 3천5백원밖에 안 들었지만요, 제 사랑으로 가격을 따진다면요. 3천5백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을 거예요. 근데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구요. 엄마가 만들어주니까 더 귀하게 입는 거 같애요.


이현님 기자 :

신세대 주부들의 이런 생화감각을 가장 반기는 곳은 재봉틀 회사입니다. 그동안 감소 추세던 가정용 재봉틀의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용 재봉틀의 판매량은 지난 90년 초만 해도 한해 약 3만5천대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판매량은 해마다 20%씩 늘기 시작해 지난해는 7만대 이상이 팔렸습니다. 고객들의 80% 이상은 20-30대의 젊은 여성들입니다. 특히 요즘은 신세대 혼수품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봉틀 회사들은 재봉틀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강좌와 반제품 형태의 상품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숙자 (부라더상사 가정용사업부 실장) :

이미 재단이 된 원단이 들어있어요. 그다음에 일반적으로 실이라든가 지퍼, 단추 여러 가지 부속이 한꺼번에 들어있기 때문에 요거 하나만 갖고 계시면온 하나의 이런 옷이 나오는 거죠.


이현님 기자 :

재봉틀 앞에 앉은 신세대 엄마, 아직은 서투른 솜씨지만 엄마의 재봉틀 소리는 인스탄트 시대에 잊혀졌던 따듯한 정성의 소중함을 다시 전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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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진단] 미시족 자아 찾기
    • 입력 1995-03-26 21:00:00
    뉴스 9

이규원 앵커 :

신세대외 재봉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습니다만은 나만의 독특한 생활문화를 추구하는 신세대 여성들 사이에 한동안 잊혀졌던 재봉틀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종진 앵커 :

특히 미시라 불리는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이 재봉틀은 건전한 소비문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현님 기자의 취재입니다.


이현님 기자 :

신세대들의 옷차림은 저마다 다 다릅니다. 똑같은 것 보다는 나만의 개성을 평범함 보다는 독특한 것을 찾습니다. 이런 신세대들에게 요즘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 양재는 신세대들이 몰리는 인기강좌입니다. 그래서 각 문화센터마다 양재반을 새로 만드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백성혜(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기획담당) :

양재강좌를 만들어달라는 그런 요청이 열화같이 많아가지고요. 예전에는 개설할 생각을 못했지만 최근들어서 저희가 신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현님 기자 :

수강생들은 대부분 20-30대 미혼여성과 젊은 주부들입니다. 옷본을 가지고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직접 만듭니다. 다양한 기성복이 혼한 요즘 옷을 만들어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경회(강남구 대치동) :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내 옷이 아니고 남의 옷이라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드니까 나의 옷을 입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경희(양재반 강사) :

개성 시대에 나만 입었다는 거 내가 만들어 입었다는 거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거 그런 거 때문에 굉장히 보람느끼시는 주부들이 많아요.


이현님 기자 :

옷뿐만 아니라 홈패션 강좌도 개성있는 생활소품을 만들려는 신세대들로 만원입니다. 수첩에 꼼꼼히 필기까지 해가며 만들다보면 생각보다 잘 만들어집니다,


강다영(송파구 석촌동) :

지금 앞치마 만들었구요, 베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돼서 주위에서 막 만들어달라고 그래요


이현님 기자 :

이처럼 신세대들에게 양재와 홈패션이 인기를 끄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큽니다. 요즘 홈인테리어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관심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구색을 맞추려면 여간 비싸지 않습니다. 옷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요즘은 옷을 수선하는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양복바지단 줄이는데도 5천원은 줘야 합니다. 그래서 한동안 잊혀졌던 재봉틀이 젊은 주부들 사이에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자투리천을 파는 옷감 가게입니다. 자투리천이긴 하지만 천값이 시중의 절반이어서 가게는 항상 알뜰고객들로 붐빕니다. 4살 난 딸을 둔 신세대 주부 안현옥씨도 이 가게의 단골손님입니다. 오늘 고른 물방울무늬 천값은 두마에 3천원. 안현옥씨는 알뜰하게 산 옷감으로 딸아이의 원피스를 만듭니다. 요즘 아이들 옷값은 어른 옷 못지않게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현옥씨는 지난해 산 재봉틀로 웬만한 아이 옷은 거의 만들어 입힙니다. 이렇게 만들면 옷값도 크게 절약되고 만드는 재미 또한 큽니다.


안현옥(동대문구 신설동) :

이거는 3천5백원밖에 안 들었지만요, 제 사랑으로 가격을 따진다면요. 3천5백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을 거예요. 근데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구요. 엄마가 만들어주니까 더 귀하게 입는 거 같애요.


이현님 기자 :

신세대 주부들의 이런 생화감각을 가장 반기는 곳은 재봉틀 회사입니다. 그동안 감소 추세던 가정용 재봉틀의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용 재봉틀의 판매량은 지난 90년 초만 해도 한해 약 3만5천대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판매량은 해마다 20%씩 늘기 시작해 지난해는 7만대 이상이 팔렸습니다. 고객들의 80% 이상은 20-30대의 젊은 여성들입니다. 특히 요즘은 신세대 혼수품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봉틀 회사들은 재봉틀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강좌와 반제품 형태의 상품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숙자 (부라더상사 가정용사업부 실장) :

이미 재단이 된 원단이 들어있어요. 그다음에 일반적으로 실이라든가 지퍼, 단추 여러 가지 부속이 한꺼번에 들어있기 때문에 요거 하나만 갖고 계시면온 하나의 이런 옷이 나오는 거죠.


이현님 기자 :

재봉틀 앞에 앉은 신세대 엄마, 아직은 서투른 솜씨지만 엄마의 재봉틀 소리는 인스탄트 시대에 잊혀졌던 따듯한 정성의 소중함을 다시 전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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