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락구조 개선사업으로 땅 잃고 집도 잃고

입력 1995.05.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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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70년대 후반 서울 변두리에서는 집이나 도로가 무질서하게 돼 있는 마을을 정비하는 취락구조 개선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십 수 년이 지난 지금 한 마을에서는 여기에 동참했던 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재강 기자 :

서울 우면산자락의 주택가. 이 널찍한 놀이터 땅의 주인이었던 김사복 씨가 자신의 땅을 놀이터로 내놓은 것은 1979년. 그린벨트가 풀리고 취각구조 개선사업이 시작돼서 이 땅이 놀이터로 지정되면서 입니다. 대신 김 씨는 근처의 택지를 구청에서 배정받아 살게 됐지만 5년 뒤에 땅주인이 나타났고 김씨는 21년째 살고 있는 이곳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땅은 취락구조 개선사업에 따라서 내주고 대신 받은 땅마저 잃게 된 집은 l96번지 택지를 배정받아서 집을 진 10가구. 이 택지는 모두 590평, 지금 싯가로 30억 원에 이릅니다. 당시의 강남구청은, 땅주인으로부터 196번지의 땅을 수용해서 이곳을 택지로 배정받은 주민들에게 넘겨주겠다며 해당주민 들로부터 수용 기탁금까지 걷어 들였습니다.


이계중 :

살 수가 없으면 임대 수용해서 해주겠노라 그랬어요, 구청에서. 그래서 그걸 믿고 했어요.


이재강 기자 :

그러나 문제의 땅을 책임지고 수용해 주겠다던 행정당국의 당초의 약속은 이 지역이 다시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헛된 약속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린벨트로 다시 지정된 80년 3월 이후의 행주당국은 말을 바꿔서 그린벨트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하니 지주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답변만을 계속하고 있고 뒤늦게 나타난 지주는 주민들에게 땅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김사복 :

정부에서 나 몰라라 하니까 해결의 방법이 없지요. 그래서 답답해서 요로에 진정해도 그것이 제일 하급관청에 떨어져 당무자 선에서 딱 끊어지는 거예요. 책임질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이재강 기자 :

일관성 없고 무책임한 행정이 주민들의 수십 년 터전과 재산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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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락구조 개선사업으로 땅 잃고 집도 잃고
    • 입력 1995-05-19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70년대 후반 서울 변두리에서는 집이나 도로가 무질서하게 돼 있는 마을을 정비하는 취락구조 개선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십 수 년이 지난 지금 한 마을에서는 여기에 동참했던 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재강 기자 :

서울 우면산자락의 주택가. 이 널찍한 놀이터 땅의 주인이었던 김사복 씨가 자신의 땅을 놀이터로 내놓은 것은 1979년. 그린벨트가 풀리고 취각구조 개선사업이 시작돼서 이 땅이 놀이터로 지정되면서 입니다. 대신 김 씨는 근처의 택지를 구청에서 배정받아 살게 됐지만 5년 뒤에 땅주인이 나타났고 김씨는 21년째 살고 있는 이곳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땅은 취락구조 개선사업에 따라서 내주고 대신 받은 땅마저 잃게 된 집은 l96번지 택지를 배정받아서 집을 진 10가구. 이 택지는 모두 590평, 지금 싯가로 30억 원에 이릅니다. 당시의 강남구청은, 땅주인으로부터 196번지의 땅을 수용해서 이곳을 택지로 배정받은 주민들에게 넘겨주겠다며 해당주민 들로부터 수용 기탁금까지 걷어 들였습니다.


이계중 :

살 수가 없으면 임대 수용해서 해주겠노라 그랬어요, 구청에서. 그래서 그걸 믿고 했어요.


이재강 기자 :

그러나 문제의 땅을 책임지고 수용해 주겠다던 행정당국의 당초의 약속은 이 지역이 다시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헛된 약속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린벨트로 다시 지정된 80년 3월 이후의 행주당국은 말을 바꿔서 그린벨트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하니 지주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답변만을 계속하고 있고 뒤늦게 나타난 지주는 주민들에게 땅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김사복 :

정부에서 나 몰라라 하니까 해결의 방법이 없지요. 그래서 답답해서 요로에 진정해도 그것이 제일 하급관청에 떨어져 당무자 선에서 딱 끊어지는 거예요. 책임질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이재강 기자 :

일관성 없고 무책임한 행정이 주민들의 수십 년 터전과 재산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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