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찬 앵커 :
회색콘크리트의 고충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도시에서 얼마간의 녹지는 시민들이 휴식처이자 위안이기도 합니다만, 지금부터 비교적 잘 조성돼 있는 신도시 지역의 녹지가 마구 훼손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을 고발을 하겠습니다. 건물주의 이기심 또 주민들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공동작품입니다.
그 현장을 사회부 박영환 기자가 취재합니다.
박영환 기자 :
전원도시를 꿈꾸며 공원과 녹지대를 곳곳에 조성했다는 신도시.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잔디와 나무를 뽑아낸 뒤 녹지를 가로질러 제멋대로 계단을 만들고 자기 집 정원처럼 꾸며 쓰고 있습니다.
“시설녹지인지 알고 있어요?”
식당주인 :
세든지 며칠 안 돼 몰랐어요.
박영환 기자 :
나무를 뽑아낸 곳에 콘크리트 포장을 하는 바람에 녹지대가 혼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가게 주인 :
나무가 없으니까 풀이 마구 자라서 제가 콘크리트로 조금 덮었어요?
박영환 기자 :
녹지를 작업장이나 공사장 창고로 쓰는 모습도 여기저기 눈에 뜁니다. 이러니 나무가 제대로 크기도 전에 결국 말라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도 원래는 시설녹지지역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무를 뽑아내고 바닥에 보도블록을 깐 뒤에 주차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시설녹지 지역은 훼손을 막기 위해 건축단계에서부터 까다로운 규정이 적용됩니다.
건축사 :
문을 열 때(녹지를)침범하면 안 되고 안쪽으로 열수 있는 문을 달아야…….
박영환 기자 :
문제의 근린생활지역은 비록 큰 도로를 끼고는 있지만 시설녹지에 가려 상가조성은 어려울 거라는 판단에 따라 인근상가지역에 비해 평당 50만 원 정도 싸게 분양됐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
시설녹지 쪽은 점포 못 낸다고 미리 얘기했고 다른 곳보다 싸게 분양…….
박영환 기자 :
상가의 간판이 시설녹지 방향으로 한결같이 나 있는 점도 고의적인 훼손이 저질러져 왔음을 다시 확인시켜줍니다.
“점포 입주자들이 살리느냐, 가다보면 나무가 우거지면 광고라는 건 남의 눈에 띄기 위해서 하는 건데 가시권에 안보이니까는 자동적으로 나무를 죽이는 현상이 생겨가지고 나중에는…….”
건물주의 이기심과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전원도시의 취지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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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추적 781-1234] 말뿐인 전원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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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5-05-22 21:00:00
류근찬 앵커 :
회색콘크리트의 고충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도시에서 얼마간의 녹지는 시민들이 휴식처이자 위안이기도 합니다만, 지금부터 비교적 잘 조성돼 있는 신도시 지역의 녹지가 마구 훼손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을 고발을 하겠습니다. 건물주의 이기심 또 주민들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공동작품입니다.
그 현장을 사회부 박영환 기자가 취재합니다.
박영환 기자 :
전원도시를 꿈꾸며 공원과 녹지대를 곳곳에 조성했다는 신도시.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잔디와 나무를 뽑아낸 뒤 녹지를 가로질러 제멋대로 계단을 만들고 자기 집 정원처럼 꾸며 쓰고 있습니다.
“시설녹지인지 알고 있어요?”
식당주인 :
세든지 며칠 안 돼 몰랐어요.
박영환 기자 :
나무를 뽑아낸 곳에 콘크리트 포장을 하는 바람에 녹지대가 혼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가게 주인 :
나무가 없으니까 풀이 마구 자라서 제가 콘크리트로 조금 덮었어요?
박영환 기자 :
녹지를 작업장이나 공사장 창고로 쓰는 모습도 여기저기 눈에 뜁니다. 이러니 나무가 제대로 크기도 전에 결국 말라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도 원래는 시설녹지지역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무를 뽑아내고 바닥에 보도블록을 깐 뒤에 주차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시설녹지 지역은 훼손을 막기 위해 건축단계에서부터 까다로운 규정이 적용됩니다.
건축사 :
문을 열 때(녹지를)침범하면 안 되고 안쪽으로 열수 있는 문을 달아야…….
박영환 기자 :
문제의 근린생활지역은 비록 큰 도로를 끼고는 있지만 시설녹지에 가려 상가조성은 어려울 거라는 판단에 따라 인근상가지역에 비해 평당 50만 원 정도 싸게 분양됐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
시설녹지 쪽은 점포 못 낸다고 미리 얘기했고 다른 곳보다 싸게 분양…….
박영환 기자 :
상가의 간판이 시설녹지 방향으로 한결같이 나 있는 점도 고의적인 훼손이 저질러져 왔음을 다시 확인시켜줍니다.
“점포 입주자들이 살리느냐, 가다보면 나무가 우거지면 광고라는 건 남의 눈에 띄기 위해서 하는 건데 가시권에 안보이니까는 자동적으로 나무를 죽이는 현상이 생겨가지고 나중에는…….”
건물주의 이기심과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전원도시의 취지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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