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썩은 모래 썩은 기둥

입력 1995.07.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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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성수대교 붕괴 때도 그랬습니다마는, 이번에 삼풍백화점이 붕괴됐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았던 분들 많으셨을 줄 압니다. 지온지 6년밖에 안된 초호화 건물이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데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골조공사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김명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김명전 기자 :

삼풍백화점이라는 5층 건물을 지탱하고 있었던 중앙기둥입니다.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콘크리트는 마치 흙모래처럼 부서져버립니다. 기둥 이음부도 이렇게 시루떡의 단면처럼 떨어져 나갑니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며 힘없이 무너져버린 부실건설의 현장. 이곳저곳에 부실건설의 증거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건물을 지탱하고 있던 기둥이 잘라져 매달려 있습니다. 이런 부실기둥들이 5층 건물을 얼마나 지탱해 줄 수 있었겠는지 눈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튼튼해야 할 기둥이 왜 이렇게 쉽게 부러질 수밖에 없는가!


박재영 (건설안전기술자) :

상가건물 기둥은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은 철근 배근은 간격이 대체로 10cm정도로 하고 굵기는 22mm나 25mm를 많이 씁니다.


김명전 기자 :

그러나 이 삼풍백화점 기둥을 보면 철근은 20cm 간격에 굵기도 10-20mm밖에 되지 않습니다. 철근 사용량이 전문가들의 기준과 비교하면 절반 조금 넘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부실증거는 콘크리트입니다. 비록 건물이 붕괴되더라도 강도를 규정대로 맞춘 콘크리트는 철근과 동시에 끊어집니다. 그러나 이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의 콘크리트들은 철근과 함께 끊어지지 않았고 따로따로 빠져나와 있습니다. 철근에 콘크리트가 접합되는 부착강도가 낮아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대로 철근은 철근대로 떨어져 버렸다는 지적입니다. 또, 콘크리트에 수분이 많을 경우 나타는 공구 즉, 작은 구멍도 많습니다.


건축시공 기술자 :

수분이 있다가, 수분이 다 증발되면 이런 현상이 나올 수 있어요. 이 공기량이 콘크리트 내에 공급이 많을수록 강도가 안 나오게 되죠.


김명전 기자 :

이런 부실시공으로 건물 겉모양과는 달리 속은 썩은 모래, 썩은 기둥이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구조요원 (붕괴사고 현장) :

지하방수는 지하2층, 지하1층인데 거기 기둥이 눌린 거는 콘크리트가 아니고 석고예요.


김명전 기자 :

콘크리트의 품질이 불량하고 염분이 섞여 있을 경우에 나타나는 철근 부식의 증거도 많습니다. 이런 부실기둥이나 벽체로는 삼풍백화점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결국 건축시작 단계인 레미콘 제조단계에서부터 중축까지 총체적 부실건축의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KBS 뉴스, 김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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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썩은 모래 썩은 기둥
    • 입력 1995-07-02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성수대교 붕괴 때도 그랬습니다마는, 이번에 삼풍백화점이 붕괴됐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았던 분들 많으셨을 줄 압니다. 지온지 6년밖에 안된 초호화 건물이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데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골조공사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김명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김명전 기자 :

삼풍백화점이라는 5층 건물을 지탱하고 있었던 중앙기둥입니다.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콘크리트는 마치 흙모래처럼 부서져버립니다. 기둥 이음부도 이렇게 시루떡의 단면처럼 떨어져 나갑니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며 힘없이 무너져버린 부실건설의 현장. 이곳저곳에 부실건설의 증거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건물을 지탱하고 있던 기둥이 잘라져 매달려 있습니다. 이런 부실기둥들이 5층 건물을 얼마나 지탱해 줄 수 있었겠는지 눈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튼튼해야 할 기둥이 왜 이렇게 쉽게 부러질 수밖에 없는가!


박재영 (건설안전기술자) :

상가건물 기둥은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은 철근 배근은 간격이 대체로 10cm정도로 하고 굵기는 22mm나 25mm를 많이 씁니다.


김명전 기자 :

그러나 이 삼풍백화점 기둥을 보면 철근은 20cm 간격에 굵기도 10-20mm밖에 되지 않습니다. 철근 사용량이 전문가들의 기준과 비교하면 절반 조금 넘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부실증거는 콘크리트입니다. 비록 건물이 붕괴되더라도 강도를 규정대로 맞춘 콘크리트는 철근과 동시에 끊어집니다. 그러나 이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의 콘크리트들은 철근과 함께 끊어지지 않았고 따로따로 빠져나와 있습니다. 철근에 콘크리트가 접합되는 부착강도가 낮아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대로 철근은 철근대로 떨어져 버렸다는 지적입니다. 또, 콘크리트에 수분이 많을 경우 나타는 공구 즉, 작은 구멍도 많습니다.


건축시공 기술자 :

수분이 있다가, 수분이 다 증발되면 이런 현상이 나올 수 있어요. 이 공기량이 콘크리트 내에 공급이 많을수록 강도가 안 나오게 되죠.


김명전 기자 :

이런 부실시공으로 건물 겉모양과는 달리 속은 썩은 모래, 썩은 기둥이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구조요원 (붕괴사고 현장) :

지하방수는 지하2층, 지하1층인데 거기 기둥이 눌린 거는 콘크리트가 아니고 석고예요.


김명전 기자 :

콘크리트의 품질이 불량하고 염분이 섞여 있을 경우에 나타나는 철근 부식의 증거도 많습니다. 이런 부실기둥이나 벽체로는 삼풍백화점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결국 건축시작 단계인 레미콘 제조단계에서부터 중축까지 총체적 부실건축의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KBS 뉴스, 김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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