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 안전불감증 만연

입력 1995.07.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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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이번에는 불법과 편법을 일삼아 위험을 자초하면서도 나만은 또 우리 집만은 괜찮겠지 하는 무감각과 또 설마 하는 불감증 등, 우리 생활 주변에 깊이 깔려 있는 안전 불감증의 문제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김종명 기자입니다.


김종명 기자 :

경기도 일산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입니다. 내부를 뜯어고친 아파트들이 여기저기 눈에 뜁니다. 15층 건물에 있는 이 아파트 주민도 얼마 전에 베란다를 없앴습니다. 거실을 넓히기 위해 중간에 있는 콘크리트 벽체를 헐어낸 것입니다. 대신에 설치한 이 나무기둥은 물론 장식용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하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은 해보셨어요?”


아파트 주민 :

관리사무실에서 나중에 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회가 뭐 무리하게 한 게 아니고 거기 앞에만 베란다만 튼 거니까…….


김종명 기자 :

이렇게 내부구조를 마구잡이로 바꾸는 집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건물전체의 안전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목숨을 건 자동차 경주처럼 보기에도 아슬아슬합니다. 시속 110-120-140km. 곳곳에 설치된 제한속도 표지판은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혹시 규정 속도 아세요, 이 도로?”


배진희 (주부) :

60km? 80km?


김종명 기자 :

집집마다 설치된 배전판은 이렇게 녹슬거나 안전장치가 떨어져 나가기 일쑤입니다. 한 달에 한번 버튼만 눌러보면 확인할 수 있는 누전차단기의 작동여부도 사고가 나기 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마구 꽂아둔 전기제품들. 언제 화재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세탁기나 냉장고에 반드시 연결해야 할 감전을 막기 위한 접지시설은 아예 있는지 조차 모르는 가정이 많을 정도입니다.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오늘 처음 들었어요.”

“살 때 못 들으셨어요?”

“전혀 그런 애기 못 들었거든요.”


국제화 세계화란 구호를 무색케하는 이 같은 안전 불감증은 결국 잇따른 후진국형 사고로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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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주변에 안전불감증 만연
    • 입력 1995-07-10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이번에는 불법과 편법을 일삼아 위험을 자초하면서도 나만은 또 우리 집만은 괜찮겠지 하는 무감각과 또 설마 하는 불감증 등, 우리 생활 주변에 깊이 깔려 있는 안전 불감증의 문제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김종명 기자입니다.


김종명 기자 :

경기도 일산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입니다. 내부를 뜯어고친 아파트들이 여기저기 눈에 뜁니다. 15층 건물에 있는 이 아파트 주민도 얼마 전에 베란다를 없앴습니다. 거실을 넓히기 위해 중간에 있는 콘크리트 벽체를 헐어낸 것입니다. 대신에 설치한 이 나무기둥은 물론 장식용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하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은 해보셨어요?”


아파트 주민 :

관리사무실에서 나중에 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회가 뭐 무리하게 한 게 아니고 거기 앞에만 베란다만 튼 거니까…….


김종명 기자 :

이렇게 내부구조를 마구잡이로 바꾸는 집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건물전체의 안전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목숨을 건 자동차 경주처럼 보기에도 아슬아슬합니다. 시속 110-120-140km. 곳곳에 설치된 제한속도 표지판은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혹시 규정 속도 아세요, 이 도로?”


배진희 (주부) :

60km? 80km?


김종명 기자 :

집집마다 설치된 배전판은 이렇게 녹슬거나 안전장치가 떨어져 나가기 일쑤입니다. 한 달에 한번 버튼만 눌러보면 확인할 수 있는 누전차단기의 작동여부도 사고가 나기 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아무렇게나 마구 꽂아둔 전기제품들. 언제 화재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세탁기나 냉장고에 반드시 연결해야 할 감전을 막기 위한 접지시설은 아예 있는지 조차 모르는 가정이 많을 정도입니다.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오늘 처음 들었어요.”

“살 때 못 들으셨어요?”

“전혀 그런 애기 못 들었거든요.”


국제화 세계화란 구호를 무색케하는 이 같은 안전 불감증은 결국 잇따른 후진국형 사고로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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