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맺어질 한쌍

입력 1995.07.13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류근찬 앵커 :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는 기막힌 사연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이번 사고로 한꺼번에 참변을 당한 남녀 백화점 직원이 영혼으로나마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는 사연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홍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홍철 기자 :

두 젊은이의 사랑의 꽃은 참혹히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24살로 아름다운 삶을 마감한 임혜영 양은 2년 전 백화점 같은 층에서 일하다 실종된 박대규씨의 듬직하고 원만한 성격에 반해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박정순 (임해영양 어머니) :

면사포 들어가는 게 퍽도 부러웠었나봐요. 3년만 벌어가지고 대규씨랑 결혼한다고 사뭇 이랬거든요


이홍철 기자 :

만난 지 백일을 기념해 두 젊은이가 나눠끼었던 반지 한 짝은 지하에서 발굴을 기다리고 있고 결혼식 때 입으려던 옷만 어머니는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습니다. 아직 발굴조차 안 돼 실종상태로 남아있는 박대규씨. 시신이라도 돌아와 영혼결혼식이 올려 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병남 (박대규씨 아버지) :

사고를 당한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부모의 마지막 도리라...


이홍철 기자 :

서로를 위로하며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참아내는 양가 부모들. 이제는 사고 없는 하늘에서 영원히 맺어질 아들 딸을 생각하며 아픔을 잊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홍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혼 맺어질 한쌍
    • 입력 1995-07-13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는 기막힌 사연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이번 사고로 한꺼번에 참변을 당한 남녀 백화점 직원이 영혼으로나마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는 사연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홍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홍철 기자 :

두 젊은이의 사랑의 꽃은 참혹히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24살로 아름다운 삶을 마감한 임혜영 양은 2년 전 백화점 같은 층에서 일하다 실종된 박대규씨의 듬직하고 원만한 성격에 반해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박정순 (임해영양 어머니) :

면사포 들어가는 게 퍽도 부러웠었나봐요. 3년만 벌어가지고 대규씨랑 결혼한다고 사뭇 이랬거든요


이홍철 기자 :

만난 지 백일을 기념해 두 젊은이가 나눠끼었던 반지 한 짝은 지하에서 발굴을 기다리고 있고 결혼식 때 입으려던 옷만 어머니는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습니다. 아직 발굴조차 안 돼 실종상태로 남아있는 박대규씨. 시신이라도 돌아와 영혼결혼식이 올려 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병남 (박대규씨 아버지) :

사고를 당한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부모의 마지막 도리라...


이홍철 기자 :

서로를 위로하며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참아내는 양가 부모들. 이제는 사고 없는 하늘에서 영원히 맺어질 아들 딸을 생각하며 아픔을 잊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홍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