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태풍 '페이' 진행속도와 규모 계속 바뀌어

입력 1995.07.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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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이번 태풍 페이는 가장 이상한 태풍으로 기록될만하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설명입니다. 페이처럼 진행속도와 규모 등이 쉴 새 없이 바뀐 태풍은 처음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변덕쟁이 태풍 때문에 기상청이 혼쭐이 난 것도 무리는 아닐 수 없었습니다.

홍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홍사훈 기자 :

초속 35m의 강풍을 간직한 채 한반도를 강타한 3호 태풍 페이. 적도의 온도가 가장 높은 8-9월에나 찾아오던 태풍이 이처럼 7월에 그것도 A급 태풍이 직접 상륙한 것은 우리나라 태풍 관측사상 페이가 처음이었습니다. 더구나 페이는 B급으로 시작해서 우리나라 부근에 다가와서 A급으로 세력이 강화되는 기현상을 보였습니다. A급이던 태풍도 북위 30도선을 넘으면 찬 바닷물에 에너지를 뺏겨 급격히 약해지던 것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정효상 (기상청 예보관) :

금년에는 남해 먼 바다와 또 제주도 부근바다의 해안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따뜻했기 때문에 에너지 공급이 원활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홍사훈 기자 :

특히 보통 태풍의 북상속도가 시속 9km안팎인데 비해 페이는 그보다 4배가량 빠른 시속 34km였습니다. 제주도 남해상에서 남해안 상륙까지 6시간이 채 안 걸릴 정도로 초고속 태풍이었기에 선박들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북태평양에서 발달한 무더운 공기층이 페이를 거세게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기상학자들은 지난 4월까지 계속된 엘리뇨 현상으로 태평양의 해수온도가 보통 때보다 1도정도가 더 높기 때문에 페이 같은 변칙태풍이 태어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9월까지 2-3개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로 올라오겠고 특히 지금처럼 태평양의 온도가 계속 높은 상태에선 또다시 변칙태풍이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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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칙 태풍 '페이' 진행속도와 규모 계속 바뀌어
    • 입력 1995-07-24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이번 태풍 페이는 가장 이상한 태풍으로 기록될만하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설명입니다. 페이처럼 진행속도와 규모 등이 쉴 새 없이 바뀐 태풍은 처음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변덕쟁이 태풍 때문에 기상청이 혼쭐이 난 것도 무리는 아닐 수 없었습니다.

홍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홍사훈 기자 :

초속 35m의 강풍을 간직한 채 한반도를 강타한 3호 태풍 페이. 적도의 온도가 가장 높은 8-9월에나 찾아오던 태풍이 이처럼 7월에 그것도 A급 태풍이 직접 상륙한 것은 우리나라 태풍 관측사상 페이가 처음이었습니다. 더구나 페이는 B급으로 시작해서 우리나라 부근에 다가와서 A급으로 세력이 강화되는 기현상을 보였습니다. A급이던 태풍도 북위 30도선을 넘으면 찬 바닷물에 에너지를 뺏겨 급격히 약해지던 것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정효상 (기상청 예보관) :

금년에는 남해 먼 바다와 또 제주도 부근바다의 해안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따뜻했기 때문에 에너지 공급이 원활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홍사훈 기자 :

특히 보통 태풍의 북상속도가 시속 9km안팎인데 비해 페이는 그보다 4배가량 빠른 시속 34km였습니다. 제주도 남해상에서 남해안 상륙까지 6시간이 채 안 걸릴 정도로 초고속 태풍이었기에 선박들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북태평양에서 발달한 무더운 공기층이 페이를 거세게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기상학자들은 지난 4월까지 계속된 엘리뇨 현상으로 태평양의 해수온도가 보통 때보다 1도정도가 더 높기 때문에 페이 같은 변칙태풍이 태어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9월까지 2-3개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로 올라오겠고 특히 지금처럼 태평양의 온도가 계속 높은 상태에선 또다시 변칙태풍이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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