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되풀이

입력 1995.07.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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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이 태풍 페이가 8년 만에 찾아오는 강력한 태풍이라는 점은 상륙전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그런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뻔한 위험조차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이번에도 되풀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이재강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재강 기자 :

북상할수록 세력이 커지는 태풍 페이. 피해 예상지역에는 일찌감치 기상특보가 발효됐고 주의사항이 방송을 통해서도 되풀이 전달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고된 위험조차 곳곳에서 무시됐습니다.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치던 오동도 방파제. 무모하게 방파제를 건너던 승합차가 결국 집채만 한 파도에 휩쓸려서 16명이 죽거나 실종됐습니다. 차량통제가 신속하게만 이뤄졌어도 피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김금남 (전남 여천시 선원동) :

어제 같은 경우는 그 정도 긴박했을 때는 오동도 안에서 관리소 직원들이나 또 오동도 안에 상주해 있는 경찰관들이 있으니까 그 양반들이 철두철미하게 통제를 해줘야 되는데...


이재강 기자 :

부산 남항 앞바다에서 예인선과 함께 침몰한 부일 11호도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급유작업을 계속하는 무모함을 보였습니다. 주의보가 경보로 바뀌고 나서야 뒤늦게 피항하려 했지만 성난 파도를 헤쳐 나가기에는 이미 역부족이었습니다.


한기선 (내무부 재해대책과장) :

설마 하는 의식 때문에 그 지역의 대피를 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항들은 앞으로 국민들이 같이...


이재강 기자 :

또 경남 통영의 바닷가에서는 파도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고 평소에도 위험하다는 지리산 계곡에는 태풍에도 아랑곳없이 등산객들이 야영을 하다가 고립됐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 실종자는 43명. 그러나 이 결과 속에는 태풍이라는 천재 못지않게 위험을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안전불감증이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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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불감증 되풀이
    • 입력 1995-07-24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이 태풍 페이가 8년 만에 찾아오는 강력한 태풍이라는 점은 상륙전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그런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뻔한 위험조차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이번에도 되풀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이재강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재강 기자 :

북상할수록 세력이 커지는 태풍 페이. 피해 예상지역에는 일찌감치 기상특보가 발효됐고 주의사항이 방송을 통해서도 되풀이 전달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고된 위험조차 곳곳에서 무시됐습니다.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치던 오동도 방파제. 무모하게 방파제를 건너던 승합차가 결국 집채만 한 파도에 휩쓸려서 16명이 죽거나 실종됐습니다. 차량통제가 신속하게만 이뤄졌어도 피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김금남 (전남 여천시 선원동) :

어제 같은 경우는 그 정도 긴박했을 때는 오동도 안에서 관리소 직원들이나 또 오동도 안에 상주해 있는 경찰관들이 있으니까 그 양반들이 철두철미하게 통제를 해줘야 되는데...


이재강 기자 :

부산 남항 앞바다에서 예인선과 함께 침몰한 부일 11호도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급유작업을 계속하는 무모함을 보였습니다. 주의보가 경보로 바뀌고 나서야 뒤늦게 피항하려 했지만 성난 파도를 헤쳐 나가기에는 이미 역부족이었습니다.


한기선 (내무부 재해대책과장) :

설마 하는 의식 때문에 그 지역의 대피를 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항들은 앞으로 국민들이 같이...


이재강 기자 :

또 경남 통영의 바닷가에서는 파도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고 평소에도 위험하다는 지리산 계곡에는 태풍에도 아랑곳없이 등산객들이 야영을 하다가 고립됐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 실종자는 43명. 그러나 이 결과 속에는 태풍이라는 천재 못지않게 위험을 위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안전불감증이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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