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구경 인파만으로도 발 디딜 틈이 없는 가을 산에 일부 몰지각한 행락객들이 산중턱의 등산로까지 차를 몰고 들어와서 등산은 시민들이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또 서울 도심의 고궁은 언제부터인가 신랑신부의 기념촬영장소가 돼버려 시민이 휴식공간으로써의 기능은 마비되고 있습니다.
고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영태 기자 :
울긋불긋 온산이 가을정취를 물씬 풍깁니다. 그러나 정취를 느끼기도 잠깐 이 국립공원의 등산로는 이미 주차장으로 변한지 오랩니다. 등산객을 위해 만들어놓은 등산로는 아무렇게나 세워둔 차들로 온통 뒤덮여있습니다. 아예 산비탈이나 숲속까지 차들이 들어찼습니다. 게다가 꼬리를 물고 드나드는 차들로 등산객들은 차를 피하기에 바쁩니다.
구자영 (서울시 응암동) :
산 좋은 기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차들이 이렇게 막 세워져있고 매연 뿜고 그러니까 상당히 불쾌해요
고영태 기자:
심지어 폭이 2m도 안 되는 길이 U턴하는 차로 막혀버리기까지 합니다. 계곡 안에는 한참 지난 먹다 남은 음식이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화투판은 지나치는 등산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등산객 :
내려오다가 술 한 잔 먹자고 해서…
고영태 기자 :
도심의 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고궁 잔디밭은 곳곳에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로 가득하고 덩달아 친구들까지 몰려 들어가 주말 고궁은 아예 촬영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여기저기 젊은 남녀의 낯 뜨거운 장면도 보이고 휴식을 나온 시민들은 오히려 촬영기사의 눈치를 봐야할 형편입니다.
이경숙 (안양시) :
보통 다른 데이트 족이나 일반 사람들 고궁을 생각하면서 오는 사람들한테는 참 피해가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영태 기자 :
주차장이 돼버린 등산로와 촬영장으로 변해버린 고궁 자신들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무감각한 시민정신의 현장입니다.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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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된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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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5-11-05 21:00:00

단풍구경 인파만으로도 발 디딜 틈이 없는 가을 산에 일부 몰지각한 행락객들이 산중턱의 등산로까지 차를 몰고 들어와서 등산은 시민들이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또 서울 도심의 고궁은 언제부터인가 신랑신부의 기념촬영장소가 돼버려 시민이 휴식공간으로써의 기능은 마비되고 있습니다.
고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영태 기자 :
울긋불긋 온산이 가을정취를 물씬 풍깁니다. 그러나 정취를 느끼기도 잠깐 이 국립공원의 등산로는 이미 주차장으로 변한지 오랩니다. 등산객을 위해 만들어놓은 등산로는 아무렇게나 세워둔 차들로 온통 뒤덮여있습니다. 아예 산비탈이나 숲속까지 차들이 들어찼습니다. 게다가 꼬리를 물고 드나드는 차들로 등산객들은 차를 피하기에 바쁩니다.
구자영 (서울시 응암동) :
산 좋은 기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차들이 이렇게 막 세워져있고 매연 뿜고 그러니까 상당히 불쾌해요
고영태 기자:
심지어 폭이 2m도 안 되는 길이 U턴하는 차로 막혀버리기까지 합니다. 계곡 안에는 한참 지난 먹다 남은 음식이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화투판은 지나치는 등산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등산객 :
내려오다가 술 한 잔 먹자고 해서…
고영태 기자 :
도심의 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고궁 잔디밭은 곳곳에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로 가득하고 덩달아 친구들까지 몰려 들어가 주말 고궁은 아예 촬영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여기저기 젊은 남녀의 낯 뜨거운 장면도 보이고 휴식을 나온 시민들은 오히려 촬영기사의 눈치를 봐야할 형편입니다.
이경숙 (안양시) :
보통 다른 데이트 족이나 일반 사람들 고궁을 생각하면서 오는 사람들한테는 참 피해가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영태 기자 :
주차장이 돼버린 등산로와 촬영장으로 변해버린 고궁 자신들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무감각한 시민정신의 현장입니다.
KBS 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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