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781-1234] 경비원 자릿세 갈취

입력 1995.1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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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고발하겠습니다.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서 시장관리를 맡고 있는 남대문시장 주식회사의 경비원들이 이른바 자릿세라는 것을 영세상인들에게서 뜯어가는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KBS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김철민 기자입니다.


김철민 기자 :

이른 아침부터 시장골목에 소란스러운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릿세를 상습적으로 갈취하는 시장경비원들에게 한 상인이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상인 :

한두 번 해야지 말이야 당하고 사는 것도 억울한데…


경비 :

웬만하면 봐 주려니까, 뭐? 사무실로 올라와 개같은 X야!


김철민 기자 :

시장경비원들이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뜯어내는 빌미는 점포 앞에 그려놓은 바로 이 노란선입니다. 시장관리회사가 통로확보를 위해 그려놓은 물품진열 규제선입니다. 점포와 노란선의 간격이 너무 좁아 대부분의 상인들은 이 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비원들은 이를 단속한다는 빌미로 상인들에게 상습적으로 자릿세를 갈취하고 있습니다.


상인 :


“노란선 맞추라는 건데…이걸 구실로 (자릿세)뜯어 먹는거죠.”


“한 달에 두 번씩 (경비원들이)싹 걷어가요 그러면서 (상인을)달달 볶아요.”


김철민 기자 :

이들이 자릿세를 걷는 현장을 뒤따라 가봤습니다. 검정색 옷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경비원 한명이 시장골목에 나타납니다. 그러자 노점상 주머니가 체념한 듯 돈을 건네 줍니다. 시장골목을 따라 점포마다 이들은 계속 자릿세를 받아냅니다. 왼쪽에 서있는 경비원 둘이 자릿세를 요구합니다. 상인은 마지못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줍니다. 다시 양복집 주인에게 만원을 걷습니다. 맞은편 청바지 노점상에게도 예외 없이 자릿세를 받습니다. 잠깐사이에 거둔 돈이 왼쪽 손에 가득찹니다.


상인 :

경비원들 고급승용차 타고 다니고 삐삐 다 차고 핸드폰도 다 있어요.


김철민 기자 :

경비원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가는 물건을 내놓기는커녕 아예 진열대까지 빼기기 일쑤입니다.


경비 :

야, 너 뭐하는 거야 빨리 빨리 정리해 가방 다 떼어 빨리.


김철민 기자 :

시장 한쪽에서 옷가게를 하는 한 상인의 지출장부입니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꼬박꼬박 자릿세를 물었습니다.


상인 :

장모가 죽어도 청첩장 돌리고 사돈의 팔촌 결혼식에도 청첩장 돌려요


김철민 기자 :

대낮 시장 한복판에서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시장관리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발뺌을 해댑니다.


이재수(기획과장) :

어디서 그런 얘기 들었는지 모르지만 자릿세라는게 어디 있습니까?


김철민 기자 :

시장관리회사의 비호아래 벌어지는 경비원들의 조직적인 자릿세 갈취 때문에 상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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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781-1234] 경비원 자릿세 갈취
    • 입력 1995-11-23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고발하겠습니다.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서 시장관리를 맡고 있는 남대문시장 주식회사의 경비원들이 이른바 자릿세라는 것을 영세상인들에게서 뜯어가는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KBS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김철민 기자입니다.


김철민 기자 :

이른 아침부터 시장골목에 소란스러운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릿세를 상습적으로 갈취하는 시장경비원들에게 한 상인이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상인 :

한두 번 해야지 말이야 당하고 사는 것도 억울한데…


경비 :

웬만하면 봐 주려니까, 뭐? 사무실로 올라와 개같은 X야!


김철민 기자 :

시장경비원들이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뜯어내는 빌미는 점포 앞에 그려놓은 바로 이 노란선입니다. 시장관리회사가 통로확보를 위해 그려놓은 물품진열 규제선입니다. 점포와 노란선의 간격이 너무 좁아 대부분의 상인들은 이 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비원들은 이를 단속한다는 빌미로 상인들에게 상습적으로 자릿세를 갈취하고 있습니다.


상인 :


“노란선 맞추라는 건데…이걸 구실로 (자릿세)뜯어 먹는거죠.”


“한 달에 두 번씩 (경비원들이)싹 걷어가요 그러면서 (상인을)달달 볶아요.”


김철민 기자 :

이들이 자릿세를 걷는 현장을 뒤따라 가봤습니다. 검정색 옷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경비원 한명이 시장골목에 나타납니다. 그러자 노점상 주머니가 체념한 듯 돈을 건네 줍니다. 시장골목을 따라 점포마다 이들은 계속 자릿세를 받아냅니다. 왼쪽에 서있는 경비원 둘이 자릿세를 요구합니다. 상인은 마지못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줍니다. 다시 양복집 주인에게 만원을 걷습니다. 맞은편 청바지 노점상에게도 예외 없이 자릿세를 받습니다. 잠깐사이에 거둔 돈이 왼쪽 손에 가득찹니다.


상인 :

경비원들 고급승용차 타고 다니고 삐삐 다 차고 핸드폰도 다 있어요.


김철민 기자 :

경비원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가는 물건을 내놓기는커녕 아예 진열대까지 빼기기 일쑤입니다.


경비 :

야, 너 뭐하는 거야 빨리 빨리 정리해 가방 다 떼어 빨리.


김철민 기자 :

시장 한쪽에서 옷가게를 하는 한 상인의 지출장부입니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꼬박꼬박 자릿세를 물었습니다.


상인 :

장모가 죽어도 청첩장 돌리고 사돈의 팔촌 결혼식에도 청첩장 돌려요


김철민 기자 :

대낮 시장 한복판에서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시장관리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발뺌을 해댑니다.


이재수(기획과장) :

어디서 그런 얘기 들었는지 모르지만 자릿세라는게 어디 있습니까?


김철민 기자 :

시장관리회사의 비호아래 벌어지는 경비원들의 조직적인 자릿세 갈취 때문에 상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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