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화재 무방비

입력 1995.1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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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어제 부산에서는 대낮에 노래방에 불이 나서 8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이 비디오방이나 노래방은 사실상 시설규정이 거의 없다시피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어디서건 늘 화재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정철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철웅 기자 :

학원가 주변이면 빠짐없이 밀집돼있는 노래방과 비디오방들입니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칸막이와 커튼 소파같이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장식재 투성이 입니다. 비좁은 통로에는 난로가 활활 타고 있고 옆에는 석유통까지 아무렇게나 방치돼있습니다. 불이 날 경우 순식간에 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불이 났을 때 알릴 수 있는 대책은?”


비디오방 종업원 :

그런 것은 없다.


정철웅 기자 :

온통 화재의 위험투성인데도 불에 대비한 장비는 형편없습니다. 스프링쿨러는 커녕 기본적인 소화기조차 없는 곳이 많습니다.


노래방지배인 :

(소화기가)너무 오래돼서 영등포에 (고치려고)맡겼어요


정철웅 기자 :

작은 불이라도 나면 사태는 곧바로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칸막이로 갇힌 실내는 조명조차 없어 통로를 제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비상구를 가리키는 유도등은 대부분 꺼져있고 비상구도 대부분 막혀있습니다. 이곳에서 부터 비상구까지 가기 위해서는 세 번씩이나 꺾어지는 꼬불꼬불한 미로를 통과해야 됩니다. 어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노래방은 물론 지난해 8월 14명이 숨진 서울 주교동 룸살롱 화재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업체에 대한 변변한 단속규정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채 손님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영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철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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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방 화재 무방비
    • 입력 1995-11-23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어제 부산에서는 대낮에 노래방에 불이 나서 8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이 비디오방이나 노래방은 사실상 시설규정이 거의 없다시피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어디서건 늘 화재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정철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철웅 기자 :

학원가 주변이면 빠짐없이 밀집돼있는 노래방과 비디오방들입니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칸막이와 커튼 소파같이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장식재 투성이 입니다. 비좁은 통로에는 난로가 활활 타고 있고 옆에는 석유통까지 아무렇게나 방치돼있습니다. 불이 날 경우 순식간에 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불이 났을 때 알릴 수 있는 대책은?”


비디오방 종업원 :

그런 것은 없다.


정철웅 기자 :

온통 화재의 위험투성인데도 불에 대비한 장비는 형편없습니다. 스프링쿨러는 커녕 기본적인 소화기조차 없는 곳이 많습니다.


노래방지배인 :

(소화기가)너무 오래돼서 영등포에 (고치려고)맡겼어요


정철웅 기자 :

작은 불이라도 나면 사태는 곧바로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칸막이로 갇힌 실내는 조명조차 없어 통로를 제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비상구를 가리키는 유도등은 대부분 꺼져있고 비상구도 대부분 막혀있습니다. 이곳에서 부터 비상구까지 가기 위해서는 세 번씩이나 꺾어지는 꼬불꼬불한 미로를 통과해야 됩니다. 어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노래방은 물론 지난해 8월 14명이 숨진 서울 주교동 룸살롱 화재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업체에 대한 변변한 단속규정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채 손님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영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철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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