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라도 조국 땅에 묻겠다면서 고국을 찾아 영구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이 외로운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귀국할 때의 기대와는 다르게 주위의 관심도 시들해지면서 양로원에서 쓸쓸
하게 지내고 있는 이들을 김주용 기자가 만났습니다.
김주용 기자 :
지난해 반세기만에 조국을 찾은 사할린 동포들이 마지막 보금자리로 정한 곳은 경북 고령에 있는 대창양로원 귀국직후에는 가끔씩 들러줬던 고향마을 친척도 한해가 지나면서부터는 거의 발길을 끊었습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은 장기와 화투놀이로 외로움을 달랩니다.
대부분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들은 잦은 병치레에도 병원 갈 엄두를 못냅니다.
김석태 (74, 사할린 귀국동포) :
간 검사하고 이러면 전부 돈 한 5, 6만원씩 물어야 돼요 이것저것해서 ..빚진게 걱정입니다.
김주용 기자 :
오늘처럼 종교단체에서 점심을 차려오는 일도 연말이 아니면 아주 드문 행사입니다.
배정남 (대창양로원장) :
정부 예산으로써 지금 저희들이 받고 있습니다마는 이것만으로서는 이분들에게 충분한 우리가 복지서비스를 할 수 없는
김주용 기자 :
지난해 돌아온 53명의 귀국동포들 가운데 벌써 12명이 조국의 따뜻한 사랑도 받지 못한 채 한 많은 일생을 마쳤습니다. 시골 5일장 나들이는 모처럼 옛 향수를 일깨우고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양로원 재단에서 주는 용돈 2만원 가지고는 물건 하나 사기도 어렵습니다. 정이 그리운 귀국동포들은 휘몰아치는 겨울추위가 사할린만큼이나 매섭고 차갑게 느껴집니다.
양송귀 (73, 사할린 귀국동포) :
사는 건 여기가 좋지요 가고 싶어요, 손자도 보고 싶고 아들도 며느리도 다보고 싶어요.
김주용 기자 :
KBS 뉴스, 김주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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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의 쓸쓸한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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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5-12-15 21:00:00
뼈라도 조국 땅에 묻겠다면서 고국을 찾아 영구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이 외로운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귀국할 때의 기대와는 다르게 주위의 관심도 시들해지면서 양로원에서 쓸쓸
하게 지내고 있는 이들을 김주용 기자가 만났습니다.
김주용 기자 :
지난해 반세기만에 조국을 찾은 사할린 동포들이 마지막 보금자리로 정한 곳은 경북 고령에 있는 대창양로원 귀국직후에는 가끔씩 들러줬던 고향마을 친척도 한해가 지나면서부터는 거의 발길을 끊었습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은 장기와 화투놀이로 외로움을 달랩니다.
대부분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들은 잦은 병치레에도 병원 갈 엄두를 못냅니다.
김석태 (74, 사할린 귀국동포) :
간 검사하고 이러면 전부 돈 한 5, 6만원씩 물어야 돼요 이것저것해서 ..빚진게 걱정입니다.
김주용 기자 :
오늘처럼 종교단체에서 점심을 차려오는 일도 연말이 아니면 아주 드문 행사입니다.
배정남 (대창양로원장) :
정부 예산으로써 지금 저희들이 받고 있습니다마는 이것만으로서는 이분들에게 충분한 우리가 복지서비스를 할 수 없는
김주용 기자 :
지난해 돌아온 53명의 귀국동포들 가운데 벌써 12명이 조국의 따뜻한 사랑도 받지 못한 채 한 많은 일생을 마쳤습니다. 시골 5일장 나들이는 모처럼 옛 향수를 일깨우고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양로원 재단에서 주는 용돈 2만원 가지고는 물건 하나 사기도 어렵습니다. 정이 그리운 귀국동포들은 휘몰아치는 겨울추위가 사할린만큼이나 매섭고 차갑게 느껴집니다.
양송귀 (73, 사할린 귀국동포) :
사는 건 여기가 좋지요 가고 싶어요, 손자도 보고 싶고 아들도 며느리도 다보고 싶어요.
김주용 기자 :
KBS 뉴스, 김주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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