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자릿세 갈취 여전

입력 1996.02.16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황현정 앵커 :

지난연말 저희 9시 뉴스는 남대문 시장에서 상습적으로 자릿세를 갈취하는 현장을 고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도직후 한때 수사가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흐지부지 끝나고 자릿세 갈취 횡포는 조금도 나아진게 없습니다. 김철민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지난해 11월말 서울 남대문 시장의 경비원들이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갈취하는 현장입니다. 이 보도가 나간 직후 관할 남대문경찰서는 2개조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하는 등 수사에 적극 나서는 듯 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당시의 수사기록입니다. 사건 발생 닷새만에 관련된 경비원 7명이 입건 됐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명은 혐의 사실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구속으로 풀려났고 들어온지 얼마 안된 경비원 곽철연氏 등, 2명만이 구속처리 됐습니다. 그나마 구속된 경비원 두명도 일주일도 안돼 모두 풀려 났습니다. 경비원들의 보복을 꺼려한 피해자들이 경비계장 신등명씨에게 합의서를 써줬기 때문입니다.


⊙유원호 (남대문 경찰서 형사계장) :

구속하려해도 요건에 해당 안돼요. 공갈이나 협박요건에 해당안돼요.


⊙김철민 기자 :

결국 이 사건과 관련된 경비원 7명중 구속수감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경찰 수사도 종결 처리 됐습니다. 시장측에서도 다시는 이처럼 불법적인 자릿세 갈취가 없을 것이라며 상인들에게 일일이 유인물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석달이 지난 지금 경비원들의 자릿세 갈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설날 대목을 맞은 시장골목의 통로를 정비한다며 경비원들이 나타납니다. 경비원 하나가 골목 한쪽 옷가게에 다가가 은밀하게 자릿세를 받습니다. 시장 골목을 따라 내려가며 노점상들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 이렇게 뜯어낸 자릿세는 즉석에서 나눠줍니다. 눈길이 뜸한 후미진 곳에서 경비원 셋이 돈 봉투를 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경비원 하나가 자신의 몫을 받아 슬며시 주머니에 챙겨 넣습니다. 시장상인들은 경비원들이 이처럼 횡포를 부리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시장 상인 :

경찰들 사복 입고 와서 (봉투) 받아가는 걸 제가 목격 했어요. 상가 사무실에 들어오기만 하면 봉투에 넣어 상례적으로 주고 있어요.


⊙김철민 기자 :

경찰마저 믿지 못하는 상인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 자릿세 갈취 여전
    • 입력 1996-02-16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지난연말 저희 9시 뉴스는 남대문 시장에서 상습적으로 자릿세를 갈취하는 현장을 고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도직후 한때 수사가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흐지부지 끝나고 자릿세 갈취 횡포는 조금도 나아진게 없습니다. 김철민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지난해 11월말 서울 남대문 시장의 경비원들이 상인들에게 자릿세를 갈취하는 현장입니다. 이 보도가 나간 직후 관할 남대문경찰서는 2개조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하는 등 수사에 적극 나서는 듯 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당시의 수사기록입니다. 사건 발생 닷새만에 관련된 경비원 7명이 입건 됐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명은 혐의 사실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구속으로 풀려났고 들어온지 얼마 안된 경비원 곽철연氏 등, 2명만이 구속처리 됐습니다. 그나마 구속된 경비원 두명도 일주일도 안돼 모두 풀려 났습니다. 경비원들의 보복을 꺼려한 피해자들이 경비계장 신등명씨에게 합의서를 써줬기 때문입니다.


⊙유원호 (남대문 경찰서 형사계장) :

구속하려해도 요건에 해당 안돼요. 공갈이나 협박요건에 해당안돼요.


⊙김철민 기자 :

결국 이 사건과 관련된 경비원 7명중 구속수감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경찰 수사도 종결 처리 됐습니다. 시장측에서도 다시는 이처럼 불법적인 자릿세 갈취가 없을 것이라며 상인들에게 일일이 유인물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석달이 지난 지금 경비원들의 자릿세 갈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설날 대목을 맞은 시장골목의 통로를 정비한다며 경비원들이 나타납니다. 경비원 하나가 골목 한쪽 옷가게에 다가가 은밀하게 자릿세를 받습니다. 시장 골목을 따라 내려가며 노점상들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 이렇게 뜯어낸 자릿세는 즉석에서 나눠줍니다. 눈길이 뜸한 후미진 곳에서 경비원 셋이 돈 봉투를 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경비원 하나가 자신의 몫을 받아 슬며시 주머니에 챙겨 넣습니다. 시장상인들은 경비원들이 이처럼 횡포를 부리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시장 상인 :

경찰들 사복 입고 와서 (봉투) 받아가는 걸 제가 목격 했어요. 상가 사무실에 들어오기만 하면 봉투에 넣어 상례적으로 주고 있어요.


⊙김철민 기자 :

경찰마저 믿지 못하는 상인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