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관절차 간소화 악용, 농수축산물 밀수 급증

⊙류근찬 앵커 :

그렇지 않아도 외국산 농수산물 수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서 우리 농어민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 농수산물을 밀수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도 중국산 참깨 2억원어치를 돌가루자루에 담아서 몰래 들여오던 수입업자가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남의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고 나만 배불러보겠다는 우리사회에 만연돼있는 이기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전종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전종철 기자 :

화장품 원료로 쓴다며 중국에서 들여온 돌가루, 그러나 그속을 파헤쳐보니 뜻밖에 또다른 자루가 들어 있습니다. 자루속에 숨겨진 진짜 수입품은 중국산 참깨, 참깨 밀수를 위해 돌가루로 감쪽같이 위장한 것입니다. 이렇게 돌가루안에 숨겨 들여오려다 오늘 적발된 중국산 참깨는 모두 20여톤, 시가 2억원어치입니다. 수입업자는 돌가루같은 원재료가 검사생약물품인 점을 이용해 세관원의 검사를 피하려 했습니다.

⊙참깨밀수 피의자 :

아무래도 국내하고 가격차가 좀 많다보니까 본의아니게 그렇게 됐습니다.

⊙전종철 기자 :

무관세 유예협약에 따라 수입 농수축산물에 부과된 관세는 최고 970%, 때문에 과거에는 주로 금괴나 전자제품 밀수가 기승을 부렸지만, 최근에는 참깨나 말린 어류와 같은 농축수산물이 주요 밀수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광인 (인천세관 조사2과장) :

통관절차가 간소화됨을 악용해서 농수축산물에 대한 밀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종철 기자 :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적발된 밀수 농수축산물은 모두 504억원어치로 적발된 전체 밀수액수의 40%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전체 수입물량에 대한 검사율은 10%를 밑도는데다 밀수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져 농수산물 밀수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전종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