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고시원으로 출근?

입력 1998.01.25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종진 앵커 :

IMF 체제극복을 위해서 온국민이 팔을 걷어부치고 있는 요즘에도 승진시험을 앞둔 일부 공무원들이 장기간 무단결근을 하며 시험준비를 하는 그릇된 관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동료직원과 상사의 묵인아래 아예 고시원을 출근장소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공무원 감축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서너달씩 비워도 괜찮은 자리부터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기동취재부 정인석 기자입니다.


⊙정인석 기자 :

출근시간이 한참 지난 서울시청 별관의 한 사무실, 한 공무원 책상은 텅비어있습니다. 책상엔 철지난 지난해 달력이 그대로입니다.


⊙서울시청 과장 :

안 나온다니까. 지금 안나온다니까요. 시험본다고 안 나온거예요, 그러니까!


⊙정인석 기자 :

또다른 공무원의 책상, 역시 서류 대신에 우편물만 수북합니다. 급여명세서까지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 안나왔죠?"


⊙서울시청 과장 :

12월초로 보면 될겁니다. 2달정도 되는데 계속은 아니고.


⊙정인석 기자 :

결근일수가 두달이 다됐지만 정식 휴가처리는 단 6일에 불과합니다.


"지난주까지는 휴가처리 안됐죠?"


⊙서울시청 계장 :

관례대로 인정해주는 실정입니다.


"출근으로?"


예.


⊙정인석 기자 :

서울시청 본관도 마찬가지, 이 사무실은 승진을 앞둔 공무원 2명이 모두 결근입니다. 휴가처리가 안된 무단 결근입니다.


"언제부터 안 나왔죠?"


⊙서울시청 계장 :

금년 1월부터 연초에 한번씩 나왔어요.


"봉급날만?"


예.


⊙정인석 기자 :

무단결근자 대부분은 오는 3월 사무관 승진시험을 앞둔 6급 주사들, 시험을 핑계로 서너달 결근이 보통입니다.


"댁에 계세요?"


⊙서울시청 박모씨집 :

예, 집에 있는데 독서실 갔어요.


"요즘에는 안나가세요?"


예.


"사무실에는요?"


예.


⊙정인석 기자 :

학원엔 승진시험을 앞둔 공무원을 상대로 전문강좌가 낮시간까지 개설돼 있습니다.


⊙학원수강 공무원 :

고시원 학원에서 많은 시간 보내죠. (수강생이) 낮에 50명 밤엔 백몇십명 돼죠.


⊙정인석 기자 :

이처럼 결근까지 하며 시험준비를 하는 지방공무원은 서울.부산.광주 등 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청 공무원 :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전체 공무원의 수십년된 전통인데...


⊙정인석 기자 :

하지만 공무원법상 무단결근은 파면사유에 해당됩니다.


⊙권오호 (서울시청 내무국장) :

그렇게는 안돼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게 있다면 조사를 해서 조치를 할겁니다.


⊙정인석 기자 :

전국에 정리해고 비상이 걸린 IMF 시대에 사무실을 버리고 고시원에 출근하는 공무원들, 마땅히 비판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 고시원으로 출근?
    • 입력 1998-01-25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IMF 체제극복을 위해서 온국민이 팔을 걷어부치고 있는 요즘에도 승진시험을 앞둔 일부 공무원들이 장기간 무단결근을 하며 시험준비를 하는 그릇된 관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동료직원과 상사의 묵인아래 아예 고시원을 출근장소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공무원 감축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서너달씩 비워도 괜찮은 자리부터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기동취재부 정인석 기자입니다.


⊙정인석 기자 :

출근시간이 한참 지난 서울시청 별관의 한 사무실, 한 공무원 책상은 텅비어있습니다. 책상엔 철지난 지난해 달력이 그대로입니다.


⊙서울시청 과장 :

안 나온다니까. 지금 안나온다니까요. 시험본다고 안 나온거예요, 그러니까!


⊙정인석 기자 :

또다른 공무원의 책상, 역시 서류 대신에 우편물만 수북합니다. 급여명세서까지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 안나왔죠?"


⊙서울시청 과장 :

12월초로 보면 될겁니다. 2달정도 되는데 계속은 아니고.


⊙정인석 기자 :

결근일수가 두달이 다됐지만 정식 휴가처리는 단 6일에 불과합니다.


"지난주까지는 휴가처리 안됐죠?"


⊙서울시청 계장 :

관례대로 인정해주는 실정입니다.


"출근으로?"


예.


⊙정인석 기자 :

서울시청 본관도 마찬가지, 이 사무실은 승진을 앞둔 공무원 2명이 모두 결근입니다. 휴가처리가 안된 무단 결근입니다.


"언제부터 안 나왔죠?"


⊙서울시청 계장 :

금년 1월부터 연초에 한번씩 나왔어요.


"봉급날만?"


예.


⊙정인석 기자 :

무단결근자 대부분은 오는 3월 사무관 승진시험을 앞둔 6급 주사들, 시험을 핑계로 서너달 결근이 보통입니다.


"댁에 계세요?"


⊙서울시청 박모씨집 :

예, 집에 있는데 독서실 갔어요.


"요즘에는 안나가세요?"


예.


"사무실에는요?"


예.


⊙정인석 기자 :

학원엔 승진시험을 앞둔 공무원을 상대로 전문강좌가 낮시간까지 개설돼 있습니다.


⊙학원수강 공무원 :

고시원 학원에서 많은 시간 보내죠. (수강생이) 낮에 50명 밤엔 백몇십명 돼죠.


⊙정인석 기자 :

이처럼 결근까지 하며 시험준비를 하는 지방공무원은 서울.부산.광주 등 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청 공무원 :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전체 공무원의 수십년된 전통인데...


⊙정인석 기자 :

하지만 공무원법상 무단결근은 파면사유에 해당됩니다.


⊙권오호 (서울시청 내무국장) :

그렇게는 안돼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게 있다면 조사를 해서 조치를 할겁니다.


⊙정인석 기자 :

전국에 정리해고 비상이 걸린 IMF 시대에 사무실을 버리고 고시원에 출근하는 공무원들, 마땅히 비판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