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짝짓기 탈선관광

입력 1998.05.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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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섭 앵커 :

처음보는 중년 남녀들을 모아서 짝을 맺어주면서 하루종일 술마시고 춤추고 놀게 하는 낯뜨거운 관광이 중소도시로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버젓이 가정을 지닌 남편과 부인들이지만 돌아올 때는 연인 이상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변태 탈선관광 실태를 윤양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윤양균 기자 :

이른 아침 전주시청 광장, 여행복 차림의 3, 40대 남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모두가 처음 보는 낯선 남녀들이지만 쉽게 친해집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가는 게 재미있긴 재미있구만."


"재미있더라구."


이같은 불법 모임은 전문 알선인의 주선으로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알선책 :

회비가 틀리거든. 2만 5천원씩 내.


관광객 : 우리는 2만원씩만 해요.


알선책 : 3만원씩 주고 왔다고 해.


⊙ 윤양균 기자 :

모임을 알선하는 중년 여인이 탈선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부추깁니다.


"우리 언니들이 보챌 때 다독다독해주면 술취해서 시비 걸 사람 없을 거에요."


차가 움직이면 곧바로 춤과 노래판으로 분위기를 잡습니다. 관광버스는 4시간을 달려 여수까지 왔습니다. 주위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는 듯 벌써부터 손을 잡고 다닙니다. 관광은 뒷전. 곧바로 음식점에서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대낮에 커튼을 치고 흐릿한 형광등아래 남녀가 밀착합니다. 안고 안기는 것이 예사입니다. 돌아오는 버스안, 서로 등을 부벼대며 젊은 연인 이상입니다. 서로 장난을 칠만큼 벌써 다정한 사이가 됐습니다.


"깜짝 놀랬어.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가."


어둑어둑해져 돌아온 전주.


"어디 갔다 오시는 거예요?"


"화장실."


"부부관계들이세요?"


"누님들입니다."


가정의 달인 5월, 중년 남녀들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탈선관광 버스는 중소도시에서까지 성업중입니다.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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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짝짓기 탈선관광
    • 입력 1998-05-18 21:00:00
    뉴스 9

길종섭 앵커 :

처음보는 중년 남녀들을 모아서 짝을 맺어주면서 하루종일 술마시고 춤추고 놀게 하는 낯뜨거운 관광이 중소도시로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버젓이 가정을 지닌 남편과 부인들이지만 돌아올 때는 연인 이상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변태 탈선관광 실태를 윤양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윤양균 기자 :

이른 아침 전주시청 광장, 여행복 차림의 3, 40대 남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모두가 처음 보는 낯선 남녀들이지만 쉽게 친해집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가는 게 재미있긴 재미있구만."


"재미있더라구."


이같은 불법 모임은 전문 알선인의 주선으로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알선책 :

회비가 틀리거든. 2만 5천원씩 내.


관광객 : 우리는 2만원씩만 해요.


알선책 : 3만원씩 주고 왔다고 해.


⊙ 윤양균 기자 :

모임을 알선하는 중년 여인이 탈선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부추깁니다.


"우리 언니들이 보챌 때 다독다독해주면 술취해서 시비 걸 사람 없을 거에요."


차가 움직이면 곧바로 춤과 노래판으로 분위기를 잡습니다. 관광버스는 4시간을 달려 여수까지 왔습니다. 주위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는 듯 벌써부터 손을 잡고 다닙니다. 관광은 뒷전. 곧바로 음식점에서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대낮에 커튼을 치고 흐릿한 형광등아래 남녀가 밀착합니다. 안고 안기는 것이 예사입니다. 돌아오는 버스안, 서로 등을 부벼대며 젊은 연인 이상입니다. 서로 장난을 칠만큼 벌써 다정한 사이가 됐습니다.


"깜짝 놀랬어. 나 오늘 집에 못 들어가."


어둑어둑해져 돌아온 전주.


"어디 갔다 오시는 거예요?"


"화장실."


"부부관계들이세요?"


"누님들입니다."


가정의 달인 5월, 중년 남녀들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탈선관광 버스는 중소도시에서까지 성업중입니다.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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