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구박에 위자료

⊙ 황수경 앵커 :

2억원에 이르는 결혼 지참금과 혼수를 받고도 혼수가 적다며 아내를 상습적으로 구박하고 폭행해온 수련의사 남편에게 법원이 1억 9천만원의 위자료를 아내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헌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 김헌식 기자 :

지난 96년 오모씨는 의대생 성모씨와 중매결혼을 했습니다. 당시 남편 성씨는 중매장이로부터 신부 측이 2억원어치의 혼수를 장만하기로 전해들었다면서 부인 오씨에게 아파트 전세금 8천만원과 예단과 예물비 등 3천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오씨는 여기에다 예식 비용 등 8천만원을 더 떠맡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과 시부모의 혼수 욕심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남편 성씨는 혼수비용이 적다며 인턴 채용에 필요한 로비자금을 요구하는가 하면 3억 5천만원짜리 아파트를 사달라며 각서까지 쓰게 했습니다. 부인 오씨는 견디다 못해 친정에서 마련해준 2천만원과 승용차 할부금 850만원을 건네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 성씨의 구박은 그 뒤에도 계속 됐고, 심지어 손찌검까지 당했습니다. 참다못한 오씨는 남편을 폭행 상해 혐의로 고소하고,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오늘 이들 부부는 이혼하고 남편 성씨와 시부모는 부인 오씨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금 9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김정선 (변호사) :

..배우자라고 할 수 있는 당사자와 시부모, 또 연대해서 다른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습니다.

⊙ 김헌식 기자 :

이혼 소송에서 억대의 위자료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일부계층의 빗나간 혼례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KBS 뉴스, 김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