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준설공사 비리 투성이

입력 1998.05.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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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하수관 준설공사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엉터리 공사로 밝혀졌습니다. 공사업체들은 하수관 준설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엉뚱하게 건축공사장의 흙을 퍼다가 준설토로 속여 공사대금을 받고 있는데도 당국은 낌새조차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이런 공사 비리로 막대한 예산이 새는 것은 물론이고 장마철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승환 기자입니다.


⊙ 이승환 기자 :

서울 신도림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구청의 하수관 준설토 운반차량으로 등록된 녹색차량들이 엉뚱하게도 이곳으로 들락거립니다. 일반 덤프트럭과 뒤섞여 터파기 공사에서 나온 흙을 싣습니다. 공사장 흙을 실어나르면서도 수도권 매립지에서는 준설차 고유카드로 기록을 남겨 준설토를 운반한 것처럼 송장을 받아냅니다.


⊙ 매립지 관계자 :

정상적으로 계근되면 정상 폐기물로 보여 여기서는 적발할 수 없습니다.


⊙ 이승환 기자 :

일반 흙을 준설토라 속여 실어 나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물량은 얼마나 나왔습니까?"


⊙ 준설차 운전사 :

계획량이 130대라면 100대밖에 안나와요.


⊙ 이승환 기자 :

계획보다 물량은 모자라고 공사대금을 다 받기 위해선 다른 흙으로 채울 수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청 관련 서류에는 관내에서 정상적으로 준설토를 실어 나른 것처럼 돼 있습니다.


"이 시간에 이 차는 여길 들어온게 아니고 아파트 공사장에 가서 흙을 실었거든요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 구청 관계자 :

글쎄요, 그 사실은 모르겠습니다.


⊙ 이승환 기자 :

하천 고수부지에서도 준설토를 일반 흙과 뒤섞어 물량을 부풀립니다.


⊙ 준설업체 관계자 :

한차에 포클레인 반바가지 섞여... 4천대로 따지면 일반 흙이 2백대분...


⊙ 이승환 기자 :

공사장 흙이 준설토로 위장돼 버려져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구청측은 트럭 한 대당 30만원 안팎의 준설토 처리 비용을 매립지 측에 지불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각 구청의 하수관로 준설 예산은 130억원 부풀려 지불되는 공사대금에 가짜 준설토 처리비용까지 예산이 이중으로 새는 것입니다. 준설은 제대로 하는데도 정말 물량이 모자라는 것일까? 준설이 끝났다는 하수관 바닥엔 흙과 ..가 여전히 쌓여 있습니다. 빗물받이 하수관도 준설토가 가득차 막혀 있습니다.


⊙ 구청 준설반 관계자 :

올해는 비가 많다하니까 2차적으로 민영 준설로 한번 더 흡입기로 뽑아내는게 효과적이겠죠.


⊙ 이승환 기자 :

KBS 뉴스, 이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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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준설공사 비리 투성이
    • 입력 1998-05-31 21:00:00
    뉴스 9

장마철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하수관 준설공사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엉터리 공사로 밝혀졌습니다. 공사업체들은 하수관 준설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엉뚱하게 건축공사장의 흙을 퍼다가 준설토로 속여 공사대금을 받고 있는데도 당국은 낌새조차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이런 공사 비리로 막대한 예산이 새는 것은 물론이고 장마철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승환 기자입니다.


⊙ 이승환 기자 :

서울 신도림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구청의 하수관 준설토 운반차량으로 등록된 녹색차량들이 엉뚱하게도 이곳으로 들락거립니다. 일반 덤프트럭과 뒤섞여 터파기 공사에서 나온 흙을 싣습니다. 공사장 흙을 실어나르면서도 수도권 매립지에서는 준설차 고유카드로 기록을 남겨 준설토를 운반한 것처럼 송장을 받아냅니다.


⊙ 매립지 관계자 :

정상적으로 계근되면 정상 폐기물로 보여 여기서는 적발할 수 없습니다.


⊙ 이승환 기자 :

일반 흙을 준설토라 속여 실어 나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물량은 얼마나 나왔습니까?"


⊙ 준설차 운전사 :

계획량이 130대라면 100대밖에 안나와요.


⊙ 이승환 기자 :

계획보다 물량은 모자라고 공사대금을 다 받기 위해선 다른 흙으로 채울 수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청 관련 서류에는 관내에서 정상적으로 준설토를 실어 나른 것처럼 돼 있습니다.


"이 시간에 이 차는 여길 들어온게 아니고 아파트 공사장에 가서 흙을 실었거든요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 구청 관계자 :

글쎄요, 그 사실은 모르겠습니다.


⊙ 이승환 기자 :

하천 고수부지에서도 준설토를 일반 흙과 뒤섞어 물량을 부풀립니다.


⊙ 준설업체 관계자 :

한차에 포클레인 반바가지 섞여... 4천대로 따지면 일반 흙이 2백대분...


⊙ 이승환 기자 :

공사장 흙이 준설토로 위장돼 버려져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구청측은 트럭 한 대당 30만원 안팎의 준설토 처리 비용을 매립지 측에 지불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각 구청의 하수관로 준설 예산은 130억원 부풀려 지불되는 공사대금에 가짜 준설토 처리비용까지 예산이 이중으로 새는 것입니다. 준설은 제대로 하는데도 정말 물량이 모자라는 것일까? 준설이 끝났다는 하수관 바닥엔 흙과 ..가 여전히 쌓여 있습니다. 빗물받이 하수관도 준설토가 가득차 막혀 있습니다.


⊙ 구청 준설반 관계자 :

올해는 비가 많다하니까 2차적으로 민영 준설로 한번 더 흡입기로 뽑아내는게 효과적이겠죠.


⊙ 이승환 기자 :

KBS 뉴스, 이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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