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하시죠 기각; 40년간 살아오다 90살남편억압 견딜수없다며
@"해로하시죠" 기각
⊙ 황수경 앵커 :
한 칠순 할머니가 40년이나 함께 살아온 90살의 남편과 이혼하려다 법원의 기각결정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 할머지는 남편의 억압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면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만큼 해로했으면 한다며 기각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정인성 기자 :
가부장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남편에게 신혼 때부터 억눌려 살아온 김 모 할머니, 남편은 가장의 권위를 중시하며 가정을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김 할머니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심하게 꾸짖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경제권은 철저히 자신이 관리해 김 할머니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돈만 지급했습니다. 마음 붙일 곳이 없던 김 할머니는 지난 92년 성당에 나가게 됐지만 이마저 남편의 심한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결국 몰래 영세까지 받은 김 할머니에게 돌아온 것은 집을 나가라는 남편의 불호령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남편은 한마디 상의 없이 30억원이 넘는 재산을 모 대학에 기탁했습니다. 참다 못한 김 할머니는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싫어도 참고 사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온 김 할머니가 백세를 바라보는 남편과 헤어지기 원한 데는 지난 40년간 견디어온 억눌림에서 해방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 조배숙 (변호사) :
남편에서 절대적으로 복종만 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을 가지면 우리 결혼 생활이 힘들고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이혼사유가 된다고.
⊙ 정인성 기자 :
그러나 법원은 김 할머니의 이혼 청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40여 년간 희노애락을 같이 나누며 생활해 왔고 남편도 이혼을 원하지 않는 만큼 백년해로한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김 할머니는 지난 40년간 자신이 겪은 고통을 법원이 과소평가 했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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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로하시죠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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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8-09-11 21:00:00

해로하시죠 기각; 40년간 살아오다 90살남편억압 견딜수없다며
@"해로하시죠" 기각
⊙ 황수경 앵커 :
한 칠순 할머니가 40년이나 함께 살아온 90살의 남편과 이혼하려다 법원의 기각결정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 할머지는 남편의 억압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면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만큼 해로했으면 한다며 기각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정인성 기자 :
가부장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남편에게 신혼 때부터 억눌려 살아온 김 모 할머니, 남편은 가장의 권위를 중시하며 가정을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김 할머니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심하게 꾸짖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경제권은 철저히 자신이 관리해 김 할머니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돈만 지급했습니다. 마음 붙일 곳이 없던 김 할머니는 지난 92년 성당에 나가게 됐지만 이마저 남편의 심한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결국 몰래 영세까지 받은 김 할머니에게 돌아온 것은 집을 나가라는 남편의 불호령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남편은 한마디 상의 없이 30억원이 넘는 재산을 모 대학에 기탁했습니다. 참다 못한 김 할머니는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싫어도 참고 사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온 김 할머니가 백세를 바라보는 남편과 헤어지기 원한 데는 지난 40년간 견디어온 억눌림에서 해방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 조배숙 (변호사) :
남편에서 절대적으로 복종만 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을 가지면 우리 결혼 생활이 힘들고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이혼사유가 된다고.
⊙ 정인성 기자 :
그러나 법원은 김 할머니의 이혼 청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40여 년간 희노애락을 같이 나누며 생활해 왔고 남편도 이혼을 원하지 않는 만큼 백년해로한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김 할머니는 지난 40년간 자신이 겪은 고통을 법원이 과소평가 했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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