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도박장으로 둔갑한 기원

입력 1998.09.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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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781-1234

도박장 둔갑한 기원


⊙ 황수경 앵커 :

요즘 바둑을 두는 기원에서 도박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아예 일부 기원들은 노름방까지 차려두고 조직적으로 도박을 벌이고 있어서 바둑을 두러 갔다가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창룡 기자 :

밤 10시 서울 송파구의 한 기원 한쪽 구석에서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판이 돌아간 듯 만원짜리 지폐가 건네집니다. 기원 오른쪽은 바둑을 두는 곳, 왼편 비밀 별실에서 노름이 계속됩니다. 망을 보는 듯한 사람이 중간 중간 밖을 내다 봅니다. 만원짜리 지폐가 탁자에 수북하고 주머니에도 판돈이 꽂혀 있습니다. 경찰이 조심조심 현장에 접근했습니다. 도박꾼이 슬그머니 돈을 주머니에 넣으려다 들키자 도로 꺼내놓습니다. 벌써 세 시간째 도박이 계속됐지만 이들은 발뺌합니다.


⊙ 도박꾼 :

지금 한 지 30분쯤 놀다가 술 한잔 먹으러.


⊙ 이창룡 기자 :

이 기원은 이른바 꽁지라고 불리는 도박 사채업자까지 둔 하우스로 알려졌지만 전혀 딴 소리입니다.


⊙ 도박꾼 :

고스톱 점 200-300 원짜리 치다가 훌라 오늘 처음 배웠어요.


⊙ 이창룡 기자 :

확인 결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이 기원의 주인이었습니다. 또 이 가운데 두명은 상습 도박꾼들로 밝혀졌습니다. 서울 양평동에 있는 또 다른 기원, 한쪽에서 이번에는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습적으로 현장을 덮치자 도박꾼들이 어쩔 줄 몰라합니다.


⊙ 도박꾼 :

7시부터 친거에요. 한시간 해서 저녁 먹기 하자고.


⊙ 이창룡 기자 :

이곳에서는 낮부터 5시간 이상 도박판이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최근 서울과 지방의 기원 가운데 상당수가 비밀 도박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기원 도박이 성행하면서 실직자나 평범한 직장인들이 도박에 쉽게 빠져들고 심지어 가산까지 탕진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주 측으로 보면 바둑 손님은 계속 줄어드는 데다 도박판이 돌 때마다 3%씩 이른바 하우스비를 받아 수입이 더 낫기 때문에 기원을 도박장으로 불법 운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창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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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도박장으로 둔갑한 기원
    • 입력 1998-09-14 21:00:00
    뉴스 9

@현장추적 781-1234

도박장 둔갑한 기원


⊙ 황수경 앵커 :

요즘 바둑을 두는 기원에서 도박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아예 일부 기원들은 노름방까지 차려두고 조직적으로 도박을 벌이고 있어서 바둑을 두러 갔다가 가산을 탕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창룡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창룡 기자 :

밤 10시 서울 송파구의 한 기원 한쪽 구석에서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판이 돌아간 듯 만원짜리 지폐가 건네집니다. 기원 오른쪽은 바둑을 두는 곳, 왼편 비밀 별실에서 노름이 계속됩니다. 망을 보는 듯한 사람이 중간 중간 밖을 내다 봅니다. 만원짜리 지폐가 탁자에 수북하고 주머니에도 판돈이 꽂혀 있습니다. 경찰이 조심조심 현장에 접근했습니다. 도박꾼이 슬그머니 돈을 주머니에 넣으려다 들키자 도로 꺼내놓습니다. 벌써 세 시간째 도박이 계속됐지만 이들은 발뺌합니다.


⊙ 도박꾼 :

지금 한 지 30분쯤 놀다가 술 한잔 먹으러.


⊙ 이창룡 기자 :

이 기원은 이른바 꽁지라고 불리는 도박 사채업자까지 둔 하우스로 알려졌지만 전혀 딴 소리입니다.


⊙ 도박꾼 :

고스톱 점 200-300 원짜리 치다가 훌라 오늘 처음 배웠어요.


⊙ 이창룡 기자 :

확인 결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이 기원의 주인이었습니다. 또 이 가운데 두명은 상습 도박꾼들로 밝혀졌습니다. 서울 양평동에 있는 또 다른 기원, 한쪽에서 이번에는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습적으로 현장을 덮치자 도박꾼들이 어쩔 줄 몰라합니다.


⊙ 도박꾼 :

7시부터 친거에요. 한시간 해서 저녁 먹기 하자고.


⊙ 이창룡 기자 :

이곳에서는 낮부터 5시간 이상 도박판이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최근 서울과 지방의 기원 가운데 상당수가 비밀 도박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기원 도박이 성행하면서 실직자나 평범한 직장인들이 도박에 쉽게 빠져들고 심지어 가산까지 탕진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주 측으로 보면 바둑 손님은 계속 줄어드는 데다 도박판이 돌 때마다 3%씩 이른바 하우스비를 받아 수입이 더 낫기 때문에 기원을 도박장으로 불법 운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창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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